민선 9기 위성곤 제주도정이 출범한 지 한 달이 됐다. 새로운 도정은 늘 기대를 안고 시작한다. 첫 한 달은 앞으로 4년의 방향을 보여주는 시간이다. 위성곤 지사 역시 취임과 동시에 '도민과 함께! 미래를 만나는 제주'를 내걸고 민생경제 회복과 행정 혁신을 약속했다.
한 달 동안의 행보만 놓고 보면 분주했다.
지난 1일 취임한 위 지사는 첫 행정명령으로 '민생경제 상황실' 설치를 지시했다. 도민 생활과 직결되는 경제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후 실국별 업무보고를 받으며 AI 산업 육성, 기후경제, 민생경제 회복 등 핵심 정책을 점검했다.
10일에는 민생경제 상황실이 본격 가동됐다. 카드 매출과 관광객, 소비지표 등을 분석해 지역경제를 상시 관리하겠다는 취지였다. 같은 날 2차 추가경정예산도 편성하며 민생 지원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11일에는 첫 민선9기 타운홀미팅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위 지사는 제2공항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성산읍 주민들의 토지담보인정비율(LTV) 제한 문제를 언급하며 특별보증 지원 검토와 민원창구 설치를 약속했다.
이어 공직기강 특별감찰을 실시하고, 행정시장 공개모집과 조직개편을 추진했다. 지난 22일에는 민생경제 상황실 첫 회의를 직접 주재했고, 27일에는 항공좌석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행정부지사 직속 TF 구성을 지시했다. 28일에는 폭염과 가뭄 대응을 점검했고, 29일에는 제2공항 장기화에 따른 주민 고충 접수창구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취임 한 달 동안 거의 매일같이 회의가 열렸고 TF가 만들어졌다. 새로운 정책들이 발표됐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도민들이 궁금한 것은 '무엇을 검토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달라졌는가'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2공항이다.
제주도는 다음달부터 성산읍 주민들의 고충을 접수한다. 접수된 민원은 9~10월 유형별로 분류하고, 관계기관과 협의한 뒤 11~12월 단기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중장기 과제는 2027년 이후 추진한다는 일정도 제시했다.
행정 절차로 보면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하지만 2015년 제2공항 입지 발표 이후 10년 넘게 재산권 제한과 금융 불이익을 감내해 온 주민들 입장에서는 또다시 '조사'와 '검토'부터 시작하는 셈이다.
항공좌석 부족 문제도 마찬가지다. TF는 꾸려졌지만 항공편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민생경제 상황실도 설치됐지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체감할 만큼 경제가 살아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조직개편 역시 아직 의회 심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물론 취임 한 달 만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행정에는 절차가 필요하고, 충분한 검토도 중요하다. 다만 지금 제주가 처한 현실은 그만큼 절박하다.
관광업계는 회복을 기다리고 있고, 소상공인은 매출 감소를 호소한다. 농어업은 폭염과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항공좌석 부족은 도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제2공항 갈등 역시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도민들이 원하는 것은 또 하나의 TF가 아니다. 또 한 번의 회의도 아니다.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졌다는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다.
위성곤 지사는 취임사에서 "도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그 약속은 발표와 계획이 아니라 실행으로 증명해야 한다.
취임 한 달의 성적표를 매긴다면 분명 방향은 제시했다. 현장을 찾았고, 회의를 열었고, 문제를 진단했다. 그러나 아직도 '실행'보다 '준비'의 시간이다.
"늘 간담회, 회의만 하는 것 같다. 도대체 언제 무슨 변화를 이끌어낼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되짚어보면 취임 전 인수위 한달도 각종 단체와의 간담회와 현장탐방이 대부분 일정이었다.
도민들의 평가는 이제부터다. 회의와 계획은 행정의 시작일 뿐이다. 진짜 성적표는 도민들이 "달라졌다"고 느끼는 순간부터 쓰이기 시작한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