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갑의 사진미학 '섬에 온 이방인의 시선, 사유하는 영혼'
제주국립박물관에서는 고 김영갑의 기증 사진전이 ‘찰나와 영원, 제주를 담다’라는 제하로 2026년 6월16일부터 2027년 3월1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 글은 고 김영갑 사진가를 기리는 글임을 밝힌다(편집자).

김영갑은 지독한 미적 집착이 있다. 그래서 빛을 매우 자잘하게 분해한다.
김영갑은 계절, 시간, 낮과 밤, 대기 작용, 기후의 변화에 대한 특성을 경험적으로 현장에서 익혔다. 그것은 시간은 늘 주어지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이 그 시간에 몸을 던져서 가질 수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왜 그가 빛에 집착하느냐 하면 빛이야말로 색의 비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빛은 만물의 색을 자연광이라는 조도(調度)를 가지고 다양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삼원색이 오방색이 되고 수천수만 가지 미세한 차이의 색이 시시각각 빛을 통해 만들어지며, 카메라의 렌즈는 그 미세한 차이의 색상을 어떻게 담아내냐 하는 것은 순전히 사진가의 세계관과 그의 시선의 몫이다.
김영갑은 시간과 자연에게 말을 거는 낙천주의자이면서 탐미주의자이다. 프레임을 크게 늘인 것을 보면, 자연 세계에서 발견한 경이로운 감동을 카메라에 담고자 했고, 마치 화가와 같이 맨 먼저 색채의 중요성을 인식한 사진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물은 색채로 구분된다. 세잔이 경계를 나누지 않고 색으로만 세계의 다름을 표현하고자 한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진은 오로지 빛의 작용과 속도만으로 미를 표현할 수 있는 장치이다.
자연에서 객관적인 아름다움이란 알기 어려우며, 사진가 자신이 제시한 자연의 미적 포착의 결과만을 가지고 그것을 공유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에게 자연은 아름다움과 공포를 주는 대상이지만 카메라는 이것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예술적 취향을 선택적으로 표현할 뿐이다. 이제 김영갑 때문에 사진가들도 대상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소위 막사 진 사진가들이 넘치는 지금, 김영갑의 탐미주의는 자연주의적 디테일과 감동으로 시간의 예술이 표현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어도의 세계는 그의 유토피아였고, 또 김영갑의 성과를 빌어서 새로운 유토피아를 꿈꾸게 하는데 이즈음, 우리는 정말, 제주 자연이 아름다운 것인가, 아니면 김영갑의 집착이 아름다움을 만든 것인가라는 사실을 반추해 봐야 한다. 이를테면, 우주의 빛은 우리가 자는 시간에도 수많은 아름다움을 발산하는데 정작 우리는 그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런가?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참고문헌>
개빈 프레터 피니, 2021, 『 A Cloud A day』, 김성훈 옮김, 김영사.
로빈 콜링우드, 2024, 『자연이라는 개념(The Idea of Nature)』, 유원기 옮김, 지식을 만드는 지식.
모리스 메를로 퐁티, 2008, 『눈과 마음』, 김정아 옮김, 마음산책.
알프레드 노스 하이트 헤드, 2025, 『자연의 개념(The Concept of Nature)』, 안호성 옮김, 갈무리.
알랭 바디우, 2021, 『존재와 사건』, 조형준 옮김, 새물결
☞김유정은?
= 최남단 제주 모슬포 출생이다.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나와 부산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평론가(한국미술평론가협회), 제주문화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주의 무신도(2000)』, 『아름다운 제주 석상 동자석(2003)』, 『제주의 무덤(2007)』, 『제주 풍토와 무덤』, 『제주의 돌문화(2012)』, 『제주의 산담(2015)』, 『제주 돌담(2015)』. 『제주도 해양문화읽기(2017)』, 『제주도 동자석 연구(2020)』, 『제주도 산담연구(2021)』, 『제주도 풍토와 문화(2022)』, 『제주 돌담의 구조와 형태·미학(2022)』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