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선거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전복과 현금 등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필 제주시수산업협동조합 조합장이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일부 혐의가 무죄로 판단되면서 형량은 1심보다 줄었다.
제주지방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박정길 부장판사)는 16일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경필 제주시수협 조합장 등 6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김 조합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1심은 김 조합장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일부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면서 형량을 감경했다.
함께 기소된 공범들에 대해서도 형이 일부 조정됐다. B씨는 징역 8개월에서 벌금 150만원으로, C씨는 벌금 1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D씨는 벌금 70만원에서 30만원으로 각각 감형됐다.
항소하지 않은 E씨는 1심에서 선고된 벌금 30만원의 집행유예가 그대로 확정됐다. F씨는 무죄, G씨는 벌금 18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이 그대로 유지됐다.
김 조합장 등은 2023년 3월 실시된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조합원들에게 전복과 현금 등을 제공하며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 조합장이 2022년부터 선거 직전까지 여러 차례 금품을 제공했고, 나머지 피고인들은 이를 돕거나 금품 전달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판단했다.
일부 공동 피고인은 김 조합장에게 선거 지원 명목의 금품을 요구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 과정에서는 공동피고인 3명이 혐의를 인정했고, 김 조합장을 포함한 4명은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현금이 든 봉투를 전달하려 했다는 혐의 가운데 검찰이 주장한 50만원 부분은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실제 인정 가능한 금액을 10만원으로 봤다.
또 일부 금품 제공 행위는 상대방이 선거인 자격을 갖추지 않았거나 조합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김 조합장은 "실제 어업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은 조합원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공소사실을 다퉈왔다.
재판부는 "금품이 전달된 사실은 충분히 인정된다"며 "위탁선거의 공정성과 질서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밝혔다.
이어 "조합장 선거는 소수 표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경우가 많고 지역사회 특성상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피고인들은 조직적으로 금품을 제공하며 선거운동을 벌였고 죄질이 가볍지 않다. 다만 범행 동기와 가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은 당선인이 해당 법률 위반으로 징역형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을 무효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조합장은 이번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판결이 확정되지 않아 현재 조합장 직을 유지하고 있다. 대법원 상고가 이뤄질 경우 최종 판단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재판이 장기화된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김 조합장은 2023년 9월 공소가 제기됐지만 1심 선고는 약 2년 뒤인 2025년 11월에 이뤄졌다. 항소심까지 포함하면 약 3년이 걸린 셈이다.
대법원 사법연감 2024년 사건 통계에 따르면 해당 사건을 담당한 형사단독 재판부의 평균 처리 기간은 불구속 사건 기준 189.2일이지만, 김 조합장 사건은 1심에만 약 800일이 소요됐다. 그동안 김 조합장은 법정구속과 보석을 거치는 과정에서도 조합장 직위를 유지해 왔다.
김 조합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실시되는 제4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전까지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