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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대천·샛도리물·오래물·논짓물 ... 무더위 날리는 제주의 ‘천연 수영장’

 

"제주 여름 피서, 꼭 해수욕장에 가야 하나요?"

 

협재와 함덕, 이호테우, 중문색달. 여름 제주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은 역시 해수욕장입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모래사장에는 매년 피서객들이 몰리고, 유명 해수욕장 주변은 사람과 차량으로 북적입니다.

 

그런데 잠깐만요!!

 

올여름에는 바다 대신 제주 땅속에서 솟아나는 차가운 물에 몸을 담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제주에는 한여름에도 머리가 쨍할 만큼 차가운 '천연 수영장'이 있습니다.

 

바로 용천수(湧泉水)입니다.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은 여름철 도민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물놀이 장소입니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날에도 나무 그늘 아래 가족들이 자리를 잡고, 아이들은 물속으로 뛰어들며 더위를 식힙니다. 하지만 자신 있게 물에 들어간 것도 잠시, 차가운 물에 놀라 금세 밖으로 뛰어나오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올해는 월대천의 여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축제도 열립니다. 오는 18일부터 19일까지 월대천과 수변공원 일원에서는 '2026 제주 수변공원 ESG 축제'가 펼쳐집니다.

 

월대천에서 연대포구까지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비롯해 생태·환경 체험과 업사이클링 프로그램, 수변 캠크닉, 한여름 밤 버스킹 공연, 프리마켓 등이 마련됩니다.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월대천의 자연과 여름밤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제주시 삼양동에는 '샛도리물'이 있습니다. 검은 모래로 유명한 삼양해수욕장에서 동쪽으로 조금만 걸으면 바다 바로 옆 작은 물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다와 불과 몇 걸음 떨어져 있지만 물의 온도는 전혀 다릅니다. 연중 차가운 용천수가 솟아나는 샛도리물에 발을 담그면 온몸에 소름이 돋을 만큼 시원합니다. 아이들은 물장구를 치고 어른들은 물가에 앉아 발을 담근 채 한여름 더위를 식힙니다.

 

지금은 여름철 물놀이 명소지만 과거 샛도리물은 마을 사람들의 삶이 모이던 공간이었습니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물을 긷고 빨래를 했으며 상수도가 없던 시절 용천수는 제주 사람들의 목을 축이고 일상을 이어가게 한 '생명수'였습니다.

 

제주공항 인근 도두동에는 '오래물'이 있습니다. 도두 해안에서 솟아나는 차가운 용천수를 활용한 오래물은 여름이면 천연 수영장으로 변합니다.

 

바로 옆 바다에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지만 오래물의 물은 차갑습니다. 물속에 발을 넣은 사람들의 입에서는 "차갑다"는 탄성이 자연스럽게 터져 나오고, 더위에 지친 피서객들은 물속에 몸을 담그며 잠시나마 무더위를 잊습니다.

 

오래물은 이름을 내건 축제가 열릴 정도로 도두마을을 대표하는 여름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서귀포시 예래동에는 제주를 대표하는 용천수 물놀이 명소 '논짓물'이 있습니다. 해안에서 솟아나는 용천수가 바닷물과 만나 만들어진 천연 물놀이장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차가운 물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여름이면 아이를 데리고 나온 가족과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유명 해수욕장 못지않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제주시 한림읍 옹포리에서도 용천수를 활용한 여름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옹포천 일대의 풍부한 물을 활용한 물놀이 공간은 여름이면 아이들의 놀이터로 변하고, 시원한 물을 찾아 나온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이처럼 제주 곳곳에서는 용천수가 '천연 수영장' 역할을 하거나 도심 속 물길을 만들며 제주만의 독특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주에는 용천수가 얼마나 있을까요?

 

 

2025년 제주도 용천수 전수조사 결과 도내에서 확인된 용천수는 모두 654곳입니다.

 

제주는 화산섬입니다. 비가 내리면 물이 다공질 현무암과 지층 틈을 따라 땅속으로 스며들고, 지하를 흐르던 물은 해안이나 지층의 경계를 만나 다시 지표면으로 솟아납니다. 바로 용천수입니다.

 

제주 사람들은 이 물을 '산물'이라고 불렀습니다. 마실 물을 얻을 수 있는 곳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만들어졌으며 물허벅을 지고 물을 긷거나 물통 주변에서 빨래와 목욕을 했습니다.

 

과거 제주 사람들의 삶을 지탱했던 물은 이제 색다른 여름 피서지가 됐습니다.

 

월대천에서는 아이들이 물속으로 뛰어들고 샛도리물에서는 사람들이 차가운 물에 발을 담급니다. 오래물과 논짓물에는 한여름 무더위를 피해 나온 사람들이 모이고, 산지천에서는 도심 한가운데를 흐르는 제주 용천수의 물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제주는 매년 여름이면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피서객이 몰리지만 바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주 곳곳에서 솟아나는 용천수는 해수욕장과는 전혀 다른 시원함과 풍경을 선물합니다.

 

검은 모래와 에메랄드빛 바다도 좋습니다.

 

올여름에는 머리가 쨍하고 온몸에 소름이 돋을 만큼 차가운 제주 용천수에 발을 담가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마침 이번 주말 월대천에서는 물과 자연,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도 열립니다.

 

해수욕장과는 또 다른 '제주의 여름'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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