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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톺아보기] 하멜과 제주(3) '국왕 숙부'(광해군?)의 집에 머물다

 

이원진 목사는 하멜 일행에 대한 심문을 마치자, 이들을 ‘국왕 숙부의 집'에 머물게 했다. 『하멜 표류기』에는‘지금 국왕(효종)의 아저씨(광해군으로 추정)가 왕위를 찬탈하려다가 갇혀 죽은 곳’이라 기록하고 있다.

 

인조반정으로 폐위된 광해군은 처음 강화도로 유배됐다가, 병자호란 발발 다음 해인 1637년 제주로 유배됐다. 그는 제주성에 위리안치되어 여러 모욕과 암살의 위험을 견디며 쓸쓸히 여생을 보내다가 병으로 눈을 감았다.

 

그로부터 12년 후, 36명 네덜란드 선원은 광해군이 유배 생활 도중 머물렀던 적거(謫居)에 수용되었다. 당시 그 인원을 수용할 만한 규모의 시설이 거기 외엔 없었나? 하는 의문이 들지만, 어쨌거나 현재 이를 문화 콘텐트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제주시 용담공원에는 ‘용담1동 하멜 길’이 있다. 17세기 제주를 이방인의 눈으로 바라본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을 소재로 한 ‘하멜 길’이 제주시 용담1동에 들어섰다.

 

하멜 일행이 제주에서 지낸 10개월간 역사의 기록을 용담1동에 맞게 스토리텔링 했다. 하멜 길은 제주읍성 서문, 배고픈 다리, 선반 내, 동한두기, 용연, 부러리길 등을 둘러보는 총 2km 구간으로 정했다.

 

하멜 일행은 약 10개월 동안 서문에 있는 광해군 적거(謫居) 터에 머물렀다. 그동안 제주 성 인근에서 활동했다고 전해진다. 용담 부러리 길을 통해 제주 성으로 입성했고, 용연은 앞서 언급한 대로, 이원진 목사의 배려로 조를 짜서 산책도 하게 하고 빨래도 하게 했던 지역이며 그들을 위한 연회가 열리기도 했다. 제주향교 담벼락 너머로 아이들의 글 읽는 소리를 엿들었다.

 

‘한두기’는 다른 사연이 있다. 이원진 목사 이임 이후 새로운 목사가 오자 상황은 달라졌다. 새로운 목사가 부임하고 대우가 박해지자, 하멜 일행 가운데 6명이 탈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들켜 무산됐다. 탈출을 기도한 6명은 25대씩의 곤장을 맞고 한 달 동안이나 누워있었다. 그때 탈출을 시도했던 장소가 ‘한두기’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번 ‘용담 1동 하멜 길’ 조성에 자문역을 맡은, 양진건 제주대학교 명예교수는 “하멜의 역사적 가치를 계승하고 콘텐츠화하여 용담1동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한다. 앞으로 네덜란드 호르콤시와 국제적 교류도 추진해 지역 축제나 기념비 건립 등 후속 계획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진관훈은? =서귀포 출생, 동국대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 사회복지학 박사(2011). 제주특별자치도 경제정책특보를 역임하고,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제주문화유산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제주지식산업센터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 『오달진 근대제주』(2019), 『오달진 제주, 민요로 흐르다』(2021), 『제주의 화전생활사』(202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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