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와 서귀포시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제주 제2공항 문제가 다시 선거판 중심 이슈로 떠올랐다. 성산읍과 표선면 도의원 선거는 물론 서귀포 보궐선거까지 제2공항을 둘러싼 후보들의 입장 차가 주요 변수로 부상하면서 이번 선거가 사실상 ‘제2공항 민심’을 가늠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국민의힘 고기철 서귀포시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오는 21일 성산 광치기해변에서 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다. 고 후보 측은 출정식 장소를 제2공항 예정지와 맞닿은 성산으로 정한 것 자체가 ‘제2공항 조기 착공’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행보라고 설명했다.
고 후보는 “제2공항은 단순한 SOC 사업이 아니라 서귀포 경제 회복과 관광 활성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핵심 과제”라며 조속한 사업 추진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 선거대책위원회 역시 최근 ‘제주제2공항추진특별위원회’ 설치를 의결하며 제2공항 문제를 선거 핵심 의제로 전면 배치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성범 후보 역시 사업 추진 자체에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안전 확보와 환경영향 최소화가 전제돼야 한다”며 환경 검증과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주민투표 여부에 대해서는 “도민 의견 수렴 방식부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히며 즉답을 피했다.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과 인접 지역인 표선면 도의원 선거에서도 후보들 모두 사업 추진에 찬성 입장을 내놨다.
성산읍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양홍식 후보와 국민의힘 현기종 후보가 맞붙고 있다. 표선면에서는 민주당 한동훈 후보와 국민의힘 현경주 후보, 무소속 이성인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이들 모두 제2공항 추진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보이고 있다.
다만 추진 속도와 방식에서는 차이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현기종·현경주 후보는 “더 이상의 지체는 안 된다”며 조속한 사업 추진론을 펼쳤다. 특히 이들은 같은 당 문성유 제주도지사 후보가 언급한 ‘검증 강화’ 기조에 대해서도 공개 비판하며 보다 강경한 추진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 양홍식 후보는 “환경 문제와 안전 문제가 충분히 해소된 뒤 도의회 동의를 거쳐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고, 한동훈 후보 역시 “지역 균형발전과 청년 일자리 차원에서 사업이 필요하다”면서도 절차적 검증 필요성을 함께 언급했다.
제2공항을 둘러싼 지역 민심은 오랜 기간 보수 성향이 강했던 성산·표선 정치 지형과도 맞물려 있다.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주도의원 선거에서 성산읍 선거구는 국민의힘 현기종 후보가 당시 현역 의원이던 더불어민주당 고용호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제2공항 이슈가 지역 핵심 현안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보수 성향 표심이 결집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표선면 역시 보수 흐름이 이어졌다. 고(故) 강연호 의원은 제6회 지방선거부터 제8회 지방선거까지 내리 승리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새누리당 소속으로 처음 당선된 뒤, 이후 무소속과 국민의힘 후보로 각각 승리를 이어가며 개인 경쟁력과 지역 내 보수 기반을 동시에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흐름은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이어졌다. 성산읍에서는 국민의힘 고기철 후보가 4161표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후보(3030표)를 큰 격차로 앞섰다. 표선면 역시 고기철 후보가 3294표를 기록하며 위성곤 후보(3111표)를 따돌렸다.
특히 당시 전체 선거에서는 위성곤 후보가 최종 승리했음에도 성산읍과 표선면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우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두 지역의 보수 성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시가 국민의힘 정권 시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역 내 보수 지지층 결집력이 상당했다는 평가다.
한편 제주도의회는 최근 ‘제2공항 정보공개 자문단’ 회의를 열고 제2공항 관련 쟁점과 환경영향평가 내용 등을 담은 ‘제2공항 정보공개 종합자료집’을 최종 확정했다. 자료집은 이달 말 도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2015년 국토교통부가 성산읍을 제주 제2공항 입지로 발표한 이후 제2공항 문제는 10년 가까이 제주 최대 갈등 현안으로 이어져 왔다. 정권이 네 차례 바뀌는 동안에도 찬반 갈등은 계속됐고 현재 사업은 제주도의회 환경영향평가 협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조류 충돌 위험과 환경 훼손 우려 등 환경영향평가 미비점이 여전히 제기되는 가운데, 새로 선출될 도지사와 서귀포 국회의원, 그리고 도의회 구성 결과에 따라 향후 제2공항 사업의 추진 방향도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