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일일까? 요즘들어 어머니께서 자꾸 고향 이야기를 하신다. “닌 대포 소문 들어지느냐? 강 방 오라게(가서 보고 오거라). 할망·할으방을 누게가 책임지느니? 할망·할으방은 하근디(여기저기) 아팡, 날 소뭇(자못) 기다렴실 건디...나가 이추룩 아팡 못 가는 줄도 모르고.... 강, 죽이나 쒕 드려동 오민 조키여만은....” 그래도 내가 선뜻 대답을 하지 않자, 갑자기 아버지가 생각나신 듯, 얼굴이 해맑아지신다. ‘허태행씨가 여자 곹으민 할망·할으방 죽 쒕 드리민 될건디....’ 아버지가 마치 대포마을에 살고 계시기나 한 듯이 아쉬운 눈치다. ‘강, 발 막앙 눠시민 조키여....’라고 혼잣말을 하시는 걸 보니, 정말 그렇게 생각을 하시나 보다. 문득 가슴 저 밑에서 뭉클하고 뜨거운 것이 솟구쳐 오른다. 얼마나 외로우시면..., 얼마나 그리우시면..... 아버지는 22년 전, 미국에서 돌아가셨다. ‘아이들을 돌봐주시면 공부를 더 해보겠다’는 아들을 위해 선뜻 이민을 떠나신 아버지는, 미국 시민으로 17년을 사시다 그곳에 묻히셨다. 아버지의 관을 땅 속으로 깊숙하게 내려서 흙으로 덮는 것을 보시고 엎드러지며 따라서 묻히려던 어머니는, 지금도 ‘아버지를 골충에 버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