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마사회 장학관 매입 사실상 무산 ... 제주 '서울 거점' 계획 제동

  • 등록 2026.07.10 16: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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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외부 임대 추진에 '사권 설정' 우려 ... 탐라영재관 이전 전면 재검토 불가피

 

제주도가 서울 용산에 통합 업무공간과 탐라영재관 이전을 위해 추진해온 한국마사회 장학관 건물 매입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 같은 사실은 10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452회 임시회 행정자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공개됐다.

 

고시현 제주도 중앙협력본부장은 이날 "당초 2028년 건물 매입을 목표로 우선 일부 층을 임대해 사용한 뒤 매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며 "그러나 마사회가 나머지 공간에 대한 외부 임대를 추진하면서 제3자의 사권이 설정될 가능성이 생겨 매입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8조는 사권이 설정된 재산은 해당 권리가 소멸되기 전까지 공유재산으로 취득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건물 일부에 임차인이 들어설 경우 제주도가 건물 전체를 매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셈이다.

 

마사회는 공실을 장기간 비워둘 수 없다는 이유로 저층부 전체 임대를 요구했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올해 3월부터 외부 임차인을 모집하기 위한 공개입찰을 진행했다. 입찰은 네 차례 유찰됐지만 현재도 임대 절차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 본부장은 "사권은 통상 10년 정도 유지되는 경우가 많아 한 번 설정되면 장기적으로 매입이 어려워진다"며 "이 때문에 제주도도 기존 임대 추진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도의회에서는 협상 과정과 의회 보고를 둘러싼 질타가 이어졌다.

 

고석준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970억 원 규모의 매입 재원 가운데 기존 탐라영재관 매각 대금이 618억 원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인데 추진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경심 행정자치위원장(더불어민주당·노형동을)은 "도는 MOU까지 체결했고 리모델링과 임대를 위해 올해 10억 원의 예산도 편성했다"며 "이제 와서 전체 공간을 모두 임대하지 않으면 매각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은 협상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화북동)도 "이미 3월부터 상황이 달라졌다면 상임위원회에 먼저 보고했어야 한다"며 "이처럼 중요한 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는데도 질의를 통해서야 뒤늦게 알려진 것은 의회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고 본부장은 "올해 5월 당시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직접 마사회 측과 만나 해결을 시도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위성곤 제주도지사에게는 인수위원회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보고했으며 앞으로 의회에도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1월 마사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서울 용산구 청파로 52에 위치한 장학관 건물을 우선 임대한 뒤 2028년께 약 1200억 원을 투입해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지상 18층·지하 7층 규모인 이 건물은 현재 농어업인 자녀 장학시설로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 탁상 감정가격만 11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등으로 향후 가치 상승 가능성도 높은 곳이다.

 

제주도는 이 건물을 현재 서울 강서구에 있는 탐라영재관의 대체 시설로 활용하는 동시에 중앙협력본부를 비롯해 서울제주도민회,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제주관광협회 서울사무소, 제주개발공사 영업팀 등을 한데 모은 서울 통합사무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매입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탐라영재관 이전 계획은 물론 서울 거점 공간 구축 사업도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이미 편성된 리모델링·임대 관련 예산의 활용 방안과 새로운 대체 부지 마련 역시 향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이기택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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