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외국인 관광객의 버스 이용 편의를 위해 도입한 'ON나라페이'를 둘러싸고 예산 낭비 논란이 불거졌다.
제주도의회에서는 "결국 폐기 수순을 밟으며 10억원을 날리게 됐다"는 비판이 제기된 반면, 제주도는 "해당 예산은 집행되지 않았고 서비스도 정상 운영 중"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제주 버스에 설치된 두 종류의 결제 단말기다.
현재 제주 시내버스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사용하는 교통카드 단말기인 티머니와 함께 ON나라페이 단말기가 별도로 설치돼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8월부터 노선버스 933대에 약 1200대 규모의 ON나라페이 단말기를 도입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사용하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QR코드 결제 등을 버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또 어린이·청소년 무상교통 서비스 기능도 ON나라페이에 연계해 운영해 왔다.
문제는 두 시스템이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ON나라페이는 QR결제와 해외 간편결제 기능은 갖췄지만 전국 대중교통망에서 사용하는 티머니 시스템과 연동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환승 정보 처리나 하차 정보 인식 등에 한계가 드러났고, 버스 안에 두 개의 단말기가 함께 설치되면서 이용객 혼란도 발생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한동수 의원은 지난 11일 열린 제449회 임시회에서 "지난해부터 두 개의 결제 시스템 운영에 따른 문제를 지적했는데 결국 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사전 검토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특히 한 의원은 "새로운 통합 단말기를 도입하게 되면 기존 장비는 사실상 활용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감사위원회 차원의 점검 필요성도 제기했다.
제주도 역시 ON나라페이가 국토교통부의 전국 호환 교통카드 인증을 받지 못한 사실을 인정했다.
김삼용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도의회 답변에서 "사업자 선정 이후 해당 업체가 국토부 인증을 받지 못했고, 전국 대중교통 단말기와 호환할 수 있는 기술도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주도는 "10억원 예산 낭비"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도에 따르면 ON나라페이 단말기는 제주도 예산이 아닌 한국간편결제진흥원과 금융기관 등 협약기관의 펀딩과 현물 출자를 통해 설치됐다. 또 통합단말기 구축을 위한 예산 10억원은 편성됐지만 실제 집행은 보류한 상태라는 설명이다.
제주도는 현재 티머니와 ON나라페이 기능을 하나로 합친 전국 호환형 통합단말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통합단말기가 구축되면 기존 ON나라페이의 QR결제와 해외 간편결제, 어린이·청소년 교통복지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전국 교통카드 시스템과의 연계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하차단말기 사업자 공모가 유찰되면서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왔다. 중복 투자와 행정 낭비를 막기 위해 예산 집행도 보류했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