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유 “행정결단” vs 김명호 “주민투표” ... 제2공항 격돌

  • 등록 2026.05.08 15: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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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진보당 후보 충돌 본격화 ... '검증위원회' 구상에 반대 측 반발

 

6.3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제주 제2공항 문제를 둘러싼 공방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국민의힘 문성유 후보가 “갈등을 끝낼 책임 있는 행정 결정”을 강조하며 주민투표 방식에 선을 긋자, 진보당 김명호 후보는 이를 “사실상 주민투표 거부 선언”이라고 규정하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문성유 후보는 8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1년 동안 반복된 갈등과 사회적 비용을 이제는 끝내야 할 시점”이라며 “단순한 찬반 대립이 아니라 도민이 신뢰할 수 있는 검증 절차와 책임 있는 행정 결정으로 문제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최근 정부가 “차기 도정의 공식 요청이 있을 경우 주민투표를 적극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선 “정부 역시 제주 사회의 갈등 상황과 도민 여론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가 아니라 갈등을 반복하지 않고 결론을 내릴 수 있느냐”라며 주민투표 방식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어 “주민투표든 다른 방식이든 또다시 갈등만 반복하거나 결정을 끝없이 미루는 방향으로 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대신 ‘행정 책임형 검증 절차’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취임 즉시 ‘제주도 환경영향평가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가칭 ‘제2공항 쟁점검증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위원회는 찬성 측 35%, 반대 측 35%, 중립 전문가 30% 구조로 꾸리고, 중립 전문가는 복수 추천과 공동 합의 절차를 통해 선정해 공정성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존 이해관계자나 직접 참여자는 배제해 중립성 기준 자체를 제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문 후보는 “검증은 결과를 놓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기준을 먼저 합의하는 과정”이라며 “조류 충돌과 숨골, 소음, 지하수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어느 수준이면 안전한지 기준부터 합의한 뒤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을 통과하면 추진하고 통과하지 못하면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검증 자료와 회의 결과, 소수 의견까지 전면 공개해 도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진보당 김명호 후보는 이날 논평을 내고 문 후보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후보는 “문성유 후보의 기자회견은 결국 주민투표 거부 선언”이라며 “압도적 다수 도민 요구에 정면으로 맞서는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2공항 논란은 지난 11년 동안 환경영향과 숨골, 조류 충돌, 소음, 안전성, 경제성 등을 둘러싸고 끝없는 검증 논쟁이 이어져 온 사안”이라며 “공론조사로 확인된 도민 뜻마저 정치권과 정부가 뒤집으면서 갈등이 더 깊어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재 제주사회가 도달한 마지막 사회적 합의는 ‘도민이 직접 결정하자’는 주민투표 요구”라며 “찬반과 정치 성향을 넘어 가장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또 “국민의힘 후보가 주민투표를 거부한 채 다시 검증 절차와 행정 결정을 이야기하는 것은 갈등을 계속 끌고 가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도민 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후보를 겨냥해 “서울의 행정논리로 살아온 인물이 제주 공동체가 11년 동안 겪어온 상처와 분열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제2공항은 단순한 행정사업이 아니라 제주의 미래를 도민 스스로 결정할 권리에 관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제2공항 문제를 둘러싼 이번 공방은 결국 ‘행정 책임에 의한 검증과 결정’이냐, ‘주민투표를 통한 직접 결정’이냐를 둘러싼 충돌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지방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제2공항 이슈가 다시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후보 간 공세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이기택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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