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3위로 탈락한 오영훈 제주지사가 13일 도지사 직무에 복귀한다. 재선 도전에 실패하며 정치적 행보의 마침표를 예고한 가운데, 민선 8기 제주도정 역시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오 지사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에서 ‘재선 실패 시 정계 은퇴’라는 배수진까지 쳤지만 문대림(제주시 갑)·위성곤(서귀포시) 국회의원에 밀리며 본경선 3위에 머물렀다. 현직 도지사라는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도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재선 도전은 좌절됐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은 지난 10일 오후 6시 50분 제주도지사 경선 결과를 발표하고,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위성곤·문대림 후보가 결선투표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 발표로 오영훈 지사의 연임 실패가 공식화됐다.
오 지사는 경선 과정에서 자세를 낮추며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달 15일 출마 선언 당시 “도민의 냉엄한 회초리를 가슴에 새긴다”고 밝혔고, 7일 합동토론회에서도 “도민의 불편과 불안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사과로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하지만 여론의 흐름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임기 초반과 달리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졌고,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오차범위 내 접전이거나 다른 후보에 뒤처지는 결과가 잇따르면서 현직 프리미엄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측근들의 관권선거 의혹 논란까지 겹치면서 경선 막판까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적 행보 역시 사실상 마침표를 찍는 분위기다. 오 지사는 경선 과정에서 “재선에 실패하면 정계를 떠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임기 이후에는 자연인으로 살겠다”고 언급하며 정치 복귀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1968년생인 오 지사는 대학 시절 총학생회장을 지내며 제주4·3 진상규명 운동에 참여했고, 1994년 고 김근태 의장 특별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2006년 제주도의원에 당선된 뒤 재선에 성공했고,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되며 중앙 정치 무대에 진출했다.
2020년 재선 국회의원에 성공한 그는 이낙연 당대표 비서실장과 제20대 대통령선거 이재명 후보 비서실장을 맡으며 정치적 입지를 넓혔다. 이후 202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제주도지사에 당선되며 20년 만에 민주당 도정을 복원했지만 연임에는 실패하며 정치 인생의 변곡점을 맞게 됐다.
오 지사는 13일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사퇴서를 제출하고 도지사 직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이미 선거사무소 해단식을 마친 가운데 남은 임기는 인수인계와 도정 정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선 8기 핵심 정책들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주·청정에너지·바이오·모빌리티 등 미래 산업 정책은 정부 차원의 추진 동력이 있어 일정 부분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논란이 있었던 정책들은 재검토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주형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사업은 존폐 논란이 불가피하다. 문대림 후보는 재검토를 주장했고, 위성곤 후보 역시 섬식 정류장과 양문형 버스 도입에 대해 폐지 필요성을 언급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동광로 구간 BRT 추진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이 밖에도 15분 도시,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한화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칭다오 화물선 항로, 제2공항 주민투표 등 민선 8기 주요 정책들도 차기 도정에서 조정되거나 재검토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오 지사는 경선 결과 이후 “예비후보를 사퇴하는 즉시 도지사로 돌아가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대책을 점검하겠다”며 “전쟁 추경이 도민 삶에 스며들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30대 도의원, 40대 국회의원, 50대 제주도지사로 이어지며 승승장구했던 오영훈 지사의 정치 행보는 이번 경선 패배로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 됐다.
현직 지사의 재선 도전 실패와 함께 민선 8기 제주도정이 정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향후 도정 방향과 정책 연속성 문제는 오는 6·3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선거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