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첫 공설 동물장묘시설 ‘어름비 별하늘 쉼터’ 등장하다

  • 등록 2026.03.26 16: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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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 어음리에 개소, 6월부터 운영 ... 화장 및 봉안시설 유료 이용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떠나보낼 수 있는 공공 장례시설이 제주에 처음으로 마련됐다. 민간 시설에 의존하거나 뭍으로 이동해야 했던 제주 반려인들의 오랜 숙원이 제도권 안에서 해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주도는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에 공설 동물장묘시설인 ‘어름비 별하늘 쉼터’를 26일 준공했다. 반려동물 증가에 따른 장례 수요를 공공이 책임지는 첫 사례다. 제주 반려동물 정책이 ‘보호 중심’에서 ‘생애 전 주기 관리’ 단계로 확대됐다는 의미도 담겼다.

 

이번 쉼터는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 조성 사업의 마지막 단계로 추진됐다. 해당 사업에는 유기동물 보호·치료·입양 기능을 갖춘 제2동물보호센터와 반려동물 놀이공원, 공설 동물장묘시설이 포함된다. 반려동물의 구조부터 입양, 생활, 장례까지 전 과정을 공공이 지원하는 체계가 완성된 것이다.

 

쉼터는 애월읍 어음리 일대 1만2027㎡ 부지에 조성됐다. 건축 연면적 499.77㎡ 규모로 들어섰다. 2024년 설계를 시작으로 지난해 7월 착공됐고, 사업비 33억9700만원이 투입됐다.

 

시설 내부에는 동물 화장로 2기(50㎏), 추모실 2실, 염습실 1실, 봉안실 1실(350기), 스톤 제작실, 자연장지 등이 마련됐다. 하루 평균 10마리 정도의 반려동물을 처리할 수 있다. 위생성과 친환경성을 고려한 시스템이 도입됐다. 이용자들이 차분하게 반려동물을 추모할 수 있도록 공간 분위기 역시 장례시설 수준으로 설계됐다.

 

요금은 공공시설 취지에 맞게 비교적 낮게 책정됐다. 장례식장(추모공간)은 무료로 제공된다. 화장 비용은 체중 기준으로 1㎏ 이하 10만원, 1~5㎏ 15만원, 5~10㎏ 20만원이다. 10㎏ 초과 시 ㎏당 1만원이 추가된다. 해당 비용에는 개별 화장, 염습, 한지, 기본 유골함이 포함된다.

 

봉안시설 이용료는 위치에 따라 연간 10만원에서 40만원, 자연장지는 연간 30만원이다.

 

제주도는 오는 5월까지 운영 수탁자를 선정하고 6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동안 제주에선 동물장묘시설 필요성이 수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 사망 이후 장례를 치를 공간이 없다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실제로 제주에서는 반려동물이 사망할 경우 뭍지방 장묘시설로 운송하거나 민간 업체를 이용해 높은 비용을 부담하는등 제한적인 방식으로 자체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특히 항공 운송 비용까지 포함하면 장례 비용이 수십만 원에서 100만 원 이상까지 올라가는 사례도 있었다. 이 때문에 “반려동물의 마지막 순간을 제대로 보내주기 어렵다”는 반려인들의 불만이 커졌다.

 

제주도는 2020년대 초반부터 공설 동물장묘시설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입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 반대와 환경 우려 등이 제기되면서 사업 추진이 여러 차례 지연됐다.

 

이후 제주도는 반려동물 놀이공원, 동물보호센터와 연계한 ‘복지문화센터’ 형태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단순 장묘시설이 아닌 복합 복지시설로 계획을 확대하면서 주민 수용성을 확보했고, 결국 애월읍 어음리 일대에 최종 부지가 결정됐다.

 

앞서 제주도는 같은 부지에 반려동물 놀이공원과 제2동물보호센터를 먼저 조성해 지난해 12월 운영에 들어갔다. 반려동물 놀이공원은 소형견과 대형견 구역을 분리하고 체험·휴식 기능을 강화해 반려 가족이 일상적으로 찾는 여가 공간으로 설계됐다. 운영은 예약제로 진행된다. 현재 수요일을 제외한 평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제2동물보호센터는 보호·재활·입양 기능을 강화한 전문시설로 최대 300마리의 유기동물을 보호할 수 있는 보호실과 진료실, 입원실, 교육실 등을 갖췄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다. 도는 이곳에서 행동교정·사회화 프로그램과 도민 참여형 생명존중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입양 희망자는 교육과 상담 절차를 거쳐 입양할 수 있다.

 

이번 쉼터 준공으로 제주 반려동물 정책은 유기동물 보호 입양 활성화 반려동물 복지 장례 문화 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제주는 오래전부터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온 공동체”라며 “이번 공설 동물장묘시설 완공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의 마지막까지 공공이 책임지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비용 부담 없이 반려동물을 품위 있게 떠나보낼 수 있는 공간이 제주를 반려동물 친화도시로 만드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에서 처음 문을 여는 공설 동물장묘시설이 반려동물 문화 변화와 함께 새로운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이기택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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