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선거 4개월여를 앞두고 '출판정치'가 달아오르고 있다. 출마를 굳힌 후보들의 행보다. 출판기념회를 통해 존재감을 부각하고 조직력을 과시하기 위해서다. 정치자금까지 나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출판기념회 자리에서 직접적으로 선거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낼 수는 없다. 사전선거운동이 되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제 254조에 따르면 공식선거운동 기간 이전에 규정된 방법을 제외하고 정견발표회・좌담회・토론회・향우회・동창회・반상회 및 그 밖의 집회 등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판기념회에서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충분히 향후 선거에 도전하는 자신의 입장을 시사할 수 있다. 선거와 관련된 직접적인 발언만 하지 않는다면 선거법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정치활동이나 마찬가지다. 인지도 상승효과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더욱이 출판기념회는 예비주자들이 선거자금을 조달하는 창구 역할도 한다. 정치자금법상 출판기념회 활동은 금액 한도와 모금 액수에 제한이 없고 내역 공개나 과세 의무도 없는데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할 의무도 없기 때문이다. 정치인 입장에선 이런 이유로 출판기념회가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합법적으로 정치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인 셈이다.
올해 지방선거를 앞둔 '출판정치'의 첫 행보는 교육감 선거를 앞둔 송문석 전 서귀중앙여중 교장이 시작했다. 송 전 교장은 지난해 11월 22일 오후 2시 제주 아라컨벤션홀에서 자신의 저서 '바람 많은 섬에서 뿌리 깊은 나무처럼'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날 기념회는 송 전 교장의 36년 교직 여정을 되돌아보며 그동안의 교육 철학과 현장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부승찬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용인시병)도 지난 25일 고향인 제주에서 책 ‘돌아오지 않은 무인기’ 출판기념 북콘서트를 열었다. 제주지사 후보군에는 들지 않지만 최근 송재호 전 의원, 문대림 의원 등과 '반 오영훈 연대'의 한 축으로 불리고 그의 그의 행보가 주목을 끌었다.
제주한라대 한라아트홀에서 열린 부 의원 북콘서트는 박지원·위성곤·김한규·양문석 등 민주당 의원들과 지지자들이 찾은 가운데 고부건 변호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패널로는 진행을 맡은 이동형 작가와, 부승찬 의원, 문대림 의원(제주시갑),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가 참여했다.
제주도의회 송창권 의원(더불어민주당, 외도·이호·도두동)도 지난 8년간의 의정 활동을 담은 '함께 웃고 함께 울다-송창권의 의정 일기'를 펴내고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오는 31일 오후 3시 제주시 이호MH컨벤션에서 열린다.
'함께 웃고 함께 울다'는 송 의원이 2018년 초선 도의원으로 출발, 지난해까지 이어진 약 8년간의 의정 활동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29일 교육감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고의숙 제주도의회 교육의원도 다음달 8일 오후 3시 제주한라대 한라아트홀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고 의원은 "이번 출판기념회는 교육 현장에서의 고민과 실천 그리고 제주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을 도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말했다.
현직인 오영훈 제주지사는 출판기념 토크콘서트 행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선거전에 나서는 조기 행보로 해석된다. 오 지사는 곧 출간할 예정인 저서와 관련해 다음달 7일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출판기념 행사를 열 예정이다.
현행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에선 출판기념회 현장에서 후원형식으로 거둔 돈에 대해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오히려 무료로 유권자들에게 배부할 경우 선거법 위반이 된다. 선거 90일 전까지 가능한 행사로 오는 3월 4일까지 출판기념회 행사를 열 수 있다.
더욱이 출판기념회는 정치신예들의 경우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고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자 정치자금을 모을 유일한 창구라는 점에서 선거판 데뷔의 첫 무대로 선호되고 있다.
'출판의 정치'가 오는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열기를 서서히 뿜어내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