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내세운 '격주 주 5일 야간배송' ... 현장선 주 7일"

  • 등록 2025.11.14 14: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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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택배노조, 숨진 쿠팡 기사 2차 조사 결과 발표 … 유족 ‘산재 신청·대책 마련 촉구'

 

쿠팡이 홍보한 ‘야간 택배 노동자 격주 주5일제’가 현실에서는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4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제주 쿠팡 새벽배송 택배노동자 2차 자체 진상조사'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쿠팡CLS가 내놓은 과로사 대책인 '야간 택배노동자 격주 주5일제'가 이번 사망한 고인에게는 적용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택배노조는 "사망한 고인은 '격주 주5일제’를 적용받지 못한 채 주 6일, 연속·고정적 야간배송 업무를 수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쿠팡과 대리점 간 사회적 합의에 따른 노동시간 제한 기준(주 60시간)을 초과한 것이다.

 

택배노조는 고인의 휴대전화 업무 카톡방을 분석한 결과, "주6일 연속 근무가 만연했으며 심지어 연속 7일 이상의 초장시간 노동까지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고인이 속한 대리점에서는 인력이 부족해 충분한 백업 기사가 없었고, 휴식을 요청했으나 '그럴 거면 이직하라'는 말을 들으며 사실상 거부할 수 없는 압박 속에서 근무했다"고 주장했다.

 

택배노조는 또 "고인이 속한 대리점은 부족한 인력 운용 현황 때문에 충분한 백업 기사가 존재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택배노조는 이어 "고인은 5일 연속으로 새벽 배송을 하다 상주로 3일간 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단 하루만 쉬고 업무에 복귀한 뒤 사고를 당했다"며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장례 후 이틀간 휴무를 요청했으나 대리점에서 이틀은 쉴 수 없다고 해 하루밖에 휴식을 취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택배노조와 유족 설명에 따르면, 고인은 하루 평균 11.5시간 근무하며 새벽배송 2년 동안 체중이 20kg 이상 감소했다. 유족은 "고인이 아침 7시까지 배송을 마쳐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고, 집에 돌아오면 오전 8시쯤 식사 후 바로 잠을 자야 했다"고 전했다. 이어" 6시간 정도 잠을 잔 뒤 잠깐 휴식만 하고 다시 배송 업무에 나서는 일과가 반복됐다"고 밝혔다.

 

유족은 기자회견에서 "고인이 극심한 과로에 내몰리면서 우리 가정은 가장을 잃고 생계를 걱정하게 됐다"며 "이번 사고는 노동자를 최악의 과로 노동에 내몬 쿠팡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유족은 "쿠팡 대표는 과로로 숨진 고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유족의 막막한 생계와 상처를 위로할 대책을 마련하라"며 "산재를 신청할 계획이며 쿠팡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일 때까지 끝까지 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2시 10분께 제주시 오라2동 한 도로에서 고인이 몰던 1t 트럭이 전신주를 들이받았다. 중상을 입은 고인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당일 오후 3시 10분께 숨졌다. 사고는 오씨가 1차 배송을 마치고 2차 배송을 위해 물류센터로 복귀하던 중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노조는 단순 졸음운전 가능성 외에도 과로와 극심한 피로가 사고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이누리=강재희 기자]

 

 


강재희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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