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 투입한 '문화도시 서귀포' … 대표 아카이브 돌연 폐쇄

  • 등록 2025.10.21 09:4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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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여 미래문화자산 검색 시스템 사라져 … "지정 끊겼다고 손 놓은 행정"

 

서귀포시가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문화도시로 선정된 지 5년 만에 대표 사업인 '문화도시 아카이브'를 돌연 중단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비·지방비 150억원을 투입한 핵심 사업의 결과물이 사라진 데다 재구축 계획조차 없는 상황이어서 '문화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9년 말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문화도시로 지정된 이후 5년간 모두 150억원을 들여 지역 곳곳의 생활문화 자산을 발굴해왔다. 그 결과 105개 마을에서 500여 개의 미래문화자산을 지정했고, 이를 기록하고 의미를 설명하는 아카이브를 구축해 시민 누구나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귀포시 중앙로의 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이곳은 50년 가까이 운영돼 온 목욕탕 건물을 보존한 공간이다. 지역 생활문화사의 흔적을 인정받아 2021년 '서귀포미래문화자산'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지난 8월부터 이 아카이브 사이트가 돌연 자취를 감췄다.

 

서귀포시는 이에 대해 "문화도시 업무를 맡았던 민간 위탁 사업이 종료되면서 운영이 중단됐고, 일부 자료는 블로그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재구축 계획이나 예산 편성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화도시의 정체성과 가치 확산을 위한 핵심 플랫폼이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서귀포 문화계 관계자는 "문화도시 지정 이후 다양한 문화 향유의 기반을 만들어왔지만 지정이 끝났다고 해서 플랫폼 자체를 없애버리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행정이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확장해 나가야 할 책임을 스스로 내려놓은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서귀포시가 옛 관광극장 철거 논란에 이어 문화도시 아카이브 폐쇄까지 겹치며 연이은 문화정책 논란의 중심에 자리를 잡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영호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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