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가득 차도 '적자 늪' … 제주 공공의료원 재정위기 허덕

  • 등록 2025.10.10 13: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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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귀포의료원 상반기 30억 손실 … 전국 35곳 중 29곳 적자

 

병상 가동률이 전국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제주지역 공공의료기관이 심각한 재정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환자 회복이 더디고 의료 인력 유출까지 겹치면서 운영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남원시장수군임실군순창군)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제주의료원과 서귀포의료원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각각 17억8000만원, 12억2800만원으로 모두 30억원을 넘어섰다.

 

제주의료원의 경우 2020년 3억5200만원, 2021년 21억4400만원, 2022년 45억6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2023년에는 50억600만원의 적자를 내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지난해에는 적자가 55억3500만원으로 더 커졌다.

 

서귀포의료원의 재정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20년 16억18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한 뒤 2021년(55억6600만원), 2022년(13억1000만원) 흑자를 냈지만 2023년에는 120억1200만원의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고 지난해에도 71억8600만원 손실을 냈다.

 

이 같은 상황은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가운데 대구·성남·원주·강릉·삼척·강진 6곳을 제외한 29곳(82.9%)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제주의료원과 서귀포의료원은 병상 가동률이 각각 77%, 83.3%로 전국 상위권임에도 재정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국 지방의료원의 재정도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2021년 약 38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2023년에는 3074억원의 손실을 냈고 지난해에도 1601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3년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박 의원은 코로나19 전담 병원 역할을 맡았던 지방의료원이 팬데믹 이후에도 환자 회복이 더디고, 의사·간호사 충원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 대응 당시 일반 환자들이 대거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고, 엔데믹 이후에도 이들의 복귀가 지지부진하다는 것이다.

 

인력 유출과 소진도 적자 확대의 주요 원인이다. 일부 지방의료원에서는 임금 체불까지 일어나고있다. 올해 8월 기준 속초·청주·서귀포·강진 등 4곳에서 2004명, 34억8631만원의 인건비가 지급되지 못했다. 서귀포의료원의 경우 398명에게 5억4907만원이 미지급되거나 일부만 지급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국가 차원의 재정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코로나19 이후 지방의료원의 책임의료기관 기능이 전반적으로 약화됐다"며 "인구 감소 지역에 위치한 공공의료원의 운영비 일부를 국가가 보조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도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최전선에서 대응했던 지방의료원이 지역 공공의료를 지속적으로 책임지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지방의료원 경영 정상화를 위한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영호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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