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오등봉공원 민간특례 아파트 건설이 노조 갈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1일 제주시 오등봉민간공원 1단계 신축공사 현장의 입구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936/art_17567066693859_339bfa.jpg?iqs=0.49538012105376605)
제주시 오등봉공원 민간특례 아파트 건설이 노조 갈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레미콘 납품을 둘러싸고 대립하면서 시멘트 공급이 끊겨 2주째 공정이 지연되는 상황이다.
1일 도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한국노총 산하 전국레미콘운송연합회(전운련)가 민주노총 조합원이 속한 A 레미콘업체의 배제를 요구하며 지난달 19일부터 운송을 중단하면서 촉발됐다. A업체는 당초 전운련 소속이었으나 최근 민주노총으로 소속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이날 오전 제주도청 앞 기자회견에서 "전운련이 독점적 지위를 내세워 민주노총 조합원의 권리를 억압하고 제조사를 압박하기 위해 납품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피해는 현장 노동자의 생계와 공사 일정, 나아가 제주 지역 경제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행사인 호반건설은 공사 중단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하며 관할 지자체도 건설현장 안정화를 위해 관리·감독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전운련은 A업체가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들에게 노조 전환을 강요하고 일부를 일방적으로 해고해 불가피하게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전운련 관계자는 "이번 배제 요구는 A업체가 조합원 4명을 해고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로 토목 공사를 제외한 건축 공정은 이번 주부터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시행사와 제주시 모두 적극적인 중재에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어 갈등 장기화가 우려된다.
제주시 관계자는 "노조 간 갈등이라 어느 한쪽에 개입하기 어렵다"며 "성급히 대응할 경우 도내 다른 건설현장으로 갈등이 확산될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며 차분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은 제주시 도심 최대 규모 공원인 오등봉공원(76만㎡)을 정비하는 대신 일부 부지에 아파트를 건설하고, 나머지를 공원으로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8월 착공에 들어가 아파트 1400여 세대와 공원·문화시설을 조성해 2027년 11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