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호 골프장 설계한 '골프계 손기정' ... 84년 만에 조국 되찾다

  • 등록 2025.08.13 13: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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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덕춘, '노부하라 도쿠하루' 이름으로 1941년 일본오픈 제패 … 제주CC에 남은 한국 골프 1호의 발자취

 

우리나라 첫 프로골퍼이자 제주 1호 골프장 '제주CC'(옛 아라CC)를 설계한 고(故) 연덕춘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고문의 1941년 일본오픈 우승 기록이 84년 만에 바로잡혔다. '골프계의 손기정'으로 불린다.

 

KPGA는 지난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 1호 프로골프선수 고 연덕춘 역사와 전설 복원' 행사를 열고, 일본골프협회(JGA)와 함께 연 고문의 일본오픈 우승 기록의 국적과 이름을 '한국 선수 연덕춘'으로 수정했다고 13일 밝혔다.

 

당시 연 고문은 일제강점기 창씨개명으로 '노부하라 도쿠하루'라는 일본 이름으로 출전, 우승자 명단에도 일본 선수로 기록돼 있었다.

 

이번 정정은 지난해 KPGA와 대한골프협회(KGA)가 JGA에 요청해 광복 80주년·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은 올해 동의를 받아냈다. 일본오픈 우승 트로피도 복원돼 이날 공개됐다. 트로피는 독립기념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1916년 서울에서 태어난 연 고문은 경성골프클럽 군자리 코스에서 캐디로 골프를 접한 뒤 1934년 일본으로 유학, 프로 자격을 취득했다. 1941년 일본오픈에서 4라운드 합계 2오버파 290타로 우승하며 한국인 첫 국제대회를 제패했다. 광복 이후에는 한국 프로골프의 초석을 다졌고, 1968년 KPGA 창립에도 참여했다.

 

제주와 연 고문의 인연은 196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한라산 자락의 자연지형을 살린 제주 1호 골프장 '아라CC'(현 더 시에나 컨트리클럽 제주·제주CC)를 설계했다. 서코스(3267m)와 동코스(3092m)가 일자형으로 뻗은 이 코스는 울창한 산림과 어우러진 넓은 페어웨이가 특징이다. 여름철에는 다른 제주 골프장보다 기온이 4~5도 낮아 쾌적한 라운딩이 가능하다.

 

김원섭 KPGA 회장은 "연덕춘 전 고문은 한국 골프의 뿌리이자 제주 골프 역사의 설계자"라며 "기록 정정은 개인의 명예 회복을 넘어 한국 골프의 정통성을 확인하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영호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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