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전국 최고" … 제주, 여름 밤잠 앗아가는 폭염의 섬

  • 등록 2025.07.05 21:2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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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열대야 일수 1위 … 밤에도 식지 않는 더위에 해변·용천수 찾는 도민들

 

제주도가 전국에서 가장 열대야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여름 휴양지로 사랑받는 제주지만, 밤에도 더위가 가시지 않아 도민과 관광객 모두가 잠 못 이루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4~2023년) 지점별 열대야 일수는 제주(제주 45.3일·서귀포 37.6일)가 가장 많았고, 이어 여수(30.0일), 목포(28.2일), 포항(27.7일), 부산(27.2일) 순으로 주로 남부 해안지역에 집중됐다.

 

기후평년값 기준(1991~2020년)으로도 제주(30일), 서귀포(31일)는 전국 평균(6.5일)의 5배에 달한다. 지난해 제주도 전체 열대야 일수는 63.5일로 관측 이래 최다 기록이다. 지점별로 보면 제주 75일, 서귀포 68일, 성산 60일, 고산 51일로 대부분 지역에서 장기간 열대야가 지속됐다.

 

특히 2013년 서귀포에서는 7월 7일부터 8월 24일까지 49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났고, 지난해에는 제주에서 47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지기도 했다.

 

제주는 여름뿐 아니라 봄·가을에도 밤더위가 나타난다. 9월 열대야는 심심찮게 발생한다. 지난해 9월엔 제주 19일, 서귀포 18일 등 모두 15.5일 동안 열대야가 기록됐다. 2013년과 2021년에는 10월에도 열대야가 나타났고, 2014년 5월에는 한라산 푄 현상으로 사상 첫 '5월 열대야'가 기록되기도 했다.

 

심지어 2022년 8월 15일 밤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제주 최저기온이 30.5도를 기록하면서 전국 첫 '초열대야' 현상까지 발생했다.

 

열대야가 유독 제주에서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해양성 기후 때문이다. 바다는 천천히 데워지고 서서히 식기 때문에 섬 지역인 제주는 낮 기온은 비교적 낮은 반면 밤 기온은 높고 일교차가 작다. 여기에 높은 습도까지 겹쳐 체감 더위를 더욱 심화시킨다.

 

기상청은 "제주의 열대야 일수는 최근 50년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1975~1984년 평균 13.5일이던 열대야 일수가 최근 10년(2015~2024년)간은 연평균 36.5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지난달 여름철 폭염 대책 회의에서 "올해도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열대야 일수가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후 변화에 도민들은 야간 피서까지 나서는 실정이다. 냉방기기를 밤새 틀거나 바닷가, 중산간 지역 등 시원한 곳에서 야외 취침을 선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호, 협재, 삼양, 월정 등 주요 해수욕장은 오는 1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야간 개장을 할 예정이다. 

 

또 도민과 관광객들은 해안 마을 곳곳에 있는 '용천수 물통'을 찾아 몸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기도 한다. 연중 15도 안팎의 차가운 물이 솟아나는 이 용천수는 제주의 대표적인 '천연 냉방' 자원이다.

 

기상청은 "제주도 전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며 동부지역은 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오를 것"이라며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밤을 말한다. 잠들기 어렵고 수면의 질이 떨어져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영호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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