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멀스멀 내려앉는 도로, 아스팔트 꺼지고 덜컹대는 불안 어떡하나?

  • 등록 2025.05.12 15: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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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장 이문제] 제주시 용담동 한천 복개구간 도로 '위험천만' … "불안해서 못 다니겠어요"

 

제주시 용담일동 '크라운마트' 옆 남성로108 일대.

 

매일 수백 대의 차량이 오가는 사거리 도로 위가 '불룩' 솟고 '움푹' 꺼졌다. 도로 바닥의 미세한 높낮이 차는 어느새 시민들의 일상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이곳은 서사로2길, 남성로, 서사로4길이 만나는 삼거리 교차점이다. 차량 흐름이 잦은 데다 인근에 대형마트, 포차, 주거지 등이 밀집해 있어 보행자와 차량 통행이 빈번한 생활도로다.

 

그런데 도로 한복판이 움푹 꺼져 있다. 아스팔트가 내려앉아 차량은 바퀴를 덜컹이며 통과하고, 보행자들은 틈새를 피해 길 가장자리로 발걸음을 옮긴다.

 

<제이누리>는 직접 문제의 도로를 찾아 차량으로 이동해봤다. 차량 내부에 플라스틱 컵에 물을 담아 둔 채 해당 구간을 지나자 컵 속 물이 심하게 흔들릴 정도로 진동이 컸다. 내려앉은 구간을 지나는 순간 차량 전체가 들썩였고, 도로 위 불균형이 체감될 정도였다.

 

인근 상인은 "처음엔 포장이 잘못된 줄 알았는데 지금은 지반 자체가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용담일동 주민 김모씨(52)는 "출퇴근길마다 이 길을 지나는데 차가 '턱' 하고 튀면서 내려가는 느낌이 들 정도"라며 "도로 아래가 비어 있거나 균열이 난 것 아닌지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 일대는 예전부터 한천 위에 덮은 구조로 알고 있다"며 "배수나 기반이 약할 수 있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길 좌우도 마찬가지였다. 사거리 주변으로 이어지는 남성로와 서사로4길 구간 역시 곳곳이 들쭉날쭉한 포장면을 드러내고 있었다. 보도와 도로 경계가 경사져 있어 차량 진출입 시 덜컹거림이 반복되고, 도로 옆 하수구 맨홀 주변은 바닥이 낮게 패인 채 재포장 아스콘으로 덮여 있다.

 

이처럼 좁은 골목과 도로들이 연결된 구조에서 침하현상일도 나타나면 주변 균형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문제는 이 같은 침하 현상이 몇 년 전부터 서서히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정확한 원인조사나 보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몇 년째 민원을 넣었지만 정작 위험한 도로는 그대로고 얼마 전 옆길에 횡단보도 하나 설치해준 게 전부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제주시 관계자는 "도로침하 제보를 확인해 현장 점검을 검토 중"이라며 "도로 아래에 하천 구조물이나 노후 상·하수도관 등이 통과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지반과 구조물 상태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안전 문제가 없을 경우 아스팔트 재포장까지 병행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단순 재포장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도로 아래 구조물이 버틸 힘을 잃거나 빈 공간이 생기면 땅이 내려앉는 일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에서는 지난 수년간 하수도 누수, 지하 공동으로 인한 국지 침하 사고가 꾸준히 발생해왔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현장 사진을 본 뒤 "지하 구조 위에 덮인 도로는 내구연한이나 구조물 상태에 따라 급작스런 침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하천을 복개한 지역은 지반점검 주기를 줄이고, 레이더나 지반탐사장비를 활용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시에서는 도심지 내 53개 공영주차장, 복개도로 구간 등에 대해 노후 실태를 조사 중이지만 생활도로는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눈에 띄는 균열도 없이 조용히 내려앉는 도로. 그 아래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막연한 불안만 쌓여간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건 단순한 포장이 아니라 구조 안전성에 대한 근본적 점검과 신속한 조치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영호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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