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임플란트 시장에서 점유율 2위인 덴티움이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서 철수를 검토 중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덴티움은 제주시 아라동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제주사옥 부지와 건물을 일괄 매각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카카오 본사 남쪽 부지 8만1924㎡와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이루어진 연면적 7966㎡의 건물 전체다. 감정평가를 통해 매각 희망가는 232억732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 건물은 2013년 가전 수출기업인 온코퍼레이션의 제주 본사로 사용됐다. 당시 온코퍼레이션은 중국에 생산공장을 두고 242억원을 투자해 본사를 경기도에서 제주로 이전했다. 그러나 이후 매출 부진으로 파산에 이르렀고 대출을 제공한 은행들이 경매를 신청하면서 2017년에 부지와 건물이 매물로 나왔다.
덴티움은 연이은 유찰로 최저 입찰가격이 384억원에서 188억원으로 떨어지자 3차 경매에 응찰했다. 2017년 8월 190억원에 새로운 소유주가 됐다.
이후 도는 덴티움과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덴티움은 R&D 분야에 50억원을 투자하고 80명을 채용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제주사옥을 글로벌 마케팅·교육 전문센터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덴티움 관계자는 “제주사옥은 주로 연구시설보다는 연수원 형태로 운영해 왔다”며 "산업단지와 관련한 협의 등의 문제로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덴티움은 2000년에 설립된 치과용 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코스피에 상장돼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에 이어 업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3931억원, 영업이익은 1382억원에 달했다.
한편, 첨단과학기술단지에서는 2016년에 가전기업 모뉴엘이 파산해 부지와 건물이 경매로 넘어갔다. 부지 2만665㎡와 지하 1층~지상 5층 건물은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172억원에 매입해 현재 세미양빌딩으로 운영 중이다. 제주개발공사와 제주반도체가 입주해 있다.
또 지난해 코넥스(KONEX)에 상장된 첨단과학기술단지 입주업체가 상장 폐지되면서 도는 상장기업 육성 지원사업 선정 취소를 결정한 바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팜과 스마트환경 개발업체도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공장을 매각할 계획이다. 부지 9709㎡에 지상 3층, 연면적 996㎡의 건물이다. 매각 희망가는 79억원이다.
첨단과학기술단지 입주 업체 직원 A씨는 "첨단과학기술단지가 점차 활기를 잃고 비어가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철수 결정하면서, 공실이 늘고 있다"며 "덴티움의 제주사옥 매각 결정과 다른 기업들의 공장 매각 추진, 다음 카카오 부지 매각 등으로 인해 단지가 점점 비어가는 모습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