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金)-이(李)-고(高). 제주 3대 성씨다. 통계청 조사결과다. 김-이-박씨 순인 전국 현황과는 다른 결과다.
역시 제주에는 탐라국의 건국 시조이자 삼성혈 신화의 주역인 ‘고·양·부을나’의 후손들이 건재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지방통계청은 26일 ‘2015 인구주택총조사로 본 제주지역 성씨’ 통계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제주지역 10대 성씨는 김(金), 이(李), 고(高), 강(姜), 박(朴), 양(梁), 오(吳), 강(康), 정(鄭), 문(文) 순이다.
전국 통계 10대 성씨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전국 10대 성씨는 김(金), 이(李), 박(朴), 최(崔), 정(鄭), 강(姜), 조(趙), 윤(尹), 장(張), 임(林) 순이다.
부동의 1위인 김씨는 제주에서 14만1000명으로 제주 인구의 23.8%를 차지했다. 15년 전보다 13.9%가 늘었다.
이씨는 전체에서 10.3%를 차지했다. 15년 전보다 21.9% 는 6만1000명이 제주에 살고 있다.
삼성혈의 후예인 고씨 후손들은 4만2000명으로 제주 인구 중 7.1%를 차지하고 있었다. 15년 전보단 0.8%포인트 줄었으나 여전히 3위를 지켰다.
아울러 같은 삼성혈의 후손 양씨는 2만4000명으로 제주 인구 중 4%를 차지하고 있었다. 0.3%포인트가 줄었지만 여전히 6위를 차지하고 있다.
탐라국의 개국 시조이자 고씨, 양씨와 함께 3대 성을 이루는 부(夫)씨의 후손들은 다소 적었다. 5135명으로 제주 10대 성씨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다.
2000년 조사 당시 223개였던 도내 성씨는 지난해 149개로 크게 줄었다. 2000년 1명만 기록됐던 개(介)씨, 낭(浪)씨, 동방(東方)씨, 수(水)씨 등 상당수 성씨가 지난해 조사에서는 사라졌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
☞삼성혈(三姓穴)= 고·양·부 삼성사재단이 관리하는 성지다. 제주의 시조신이 땅에서 솟아났다는 신화의 무대다. 재단은 삼성혈(사적 134호)의 유지·관리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삼성혈을 관리하고 삼성혈 인근에 삼성회관을 건립, 회의실과 삼성의 도종친회 사무실로 이용하고 있다. 매년 3차에 걸쳐 진행되는 제사로는 4월 10일 춘기대제, 10월 10일 추기대제, 12월 10일 건시대제가 있다.
1921년 고·양·부 3성의 대표는 '삼성시조제사재단'이라는 법인체를 만들어 그해 인가를 받았다. 1927년 특별 연고삼림(산림을 옛날부터 이용한 주민에게 넘겨주기 위해 1926년 제정공포)으로 삼성시조제사재단에서 제주도의 삼성사를 관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