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카레를 훔쳤던 10대 자폐 청소년이 경찰의 도움으로 마라토너의 꿈을 꾸게 됐다.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월 강모(14)군은 서귀포시내 한 편의점에서 카레 봉지 한 개를 훔치다 들켜 경찰에 넘겨졌다. 엄연한 절도로 형사 미성년(만 14세)을 넘긴 강군은 형사처벌 대상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강군이 기초생활수급 대상이면서 자폐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경찰은 우선 강군을 경미초범 소년범으로 분류, 지난 18일 운영 중인 선도심사위원회를 열어 강군을 선도조건부로 훈방했다.
또 강군을 위해 학교전담경찰관과 담임교사가 끊임없는 대화와 선도에 나섰다.
이 와중에 경찰은 강군이 마라톤에 소질이 있었으나 집안 형편으로 인해 꿈을 접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경찰은 제주도장애인체육회에 의뢰, 강군이 마라톤 훈련을 계속할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지역유지 등이 중심이 된 서귀포 경찰발전위원회도 강군에게 장학금과 학용품을 전달했다.
서귀포경찰서 측은 "강군이 당당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주변에서도 따뜻한 마음을 바란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