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고향' 제주의 신화연구에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7일 오후 마고아카데미와 (사)제주전통문화연구소가 공동으로 기획한 ‘21세기 신화를 이야기하다!’ 여성신화심포지엄'이 제주시 삼도2동 각 북카페에서 열렸다.
여성신화를 테마로 한 다양한 연구자들의 연구발표가 이어진 이날 마고신화연구자 황혜숙 박사,북콜로라도대 시각예술 리디아 류일 교수, 김신명숙 서울대 교수, 문무병 박사, 김반아 박사 등이 나섰다. 신화 연구가인 김정숙씨가 사회를 맡았다.
황혜숙 박사는 “마고는 역사를 통해서 동아시아 사람들에게 알려진 대여신(가장 큰 여신) 이며, 그녀는 모든 존재의 첫 번째 어머니, 조물자, 그리고 궁극적인 주권이자 통치자였다”고 했다. 또 “그녀는 많은 이름을 지니고 있는데, 삼신, 할머니, 서고(길조를 나타내는 여신), 악신(마귀) 및 노고 등의 이름들이 그녀가 동일한 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도록 복잡 다양한 존재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황혜숙 박사는 이어“마고문화의 주요 경전인 <부도지>가 한국에서 80년대 다시 출현하기까지 거의 완전히 잊혀졌다”라며 12년간 마고연구과정에서 수집한 마고이미지 60여 점을 슬라이드 화면으로 참여자들에게 소개했다.
김신명숙 교수는 “제주는 여신문화에 있어 크레타에 뒤지지 않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여신순례지로서는 전혀 소개되지 않고 있다”며 “여신문화의 고립지로서 앞으로 좀 더 제주여신의 문화를 외부세계로 알려 나가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민속학의 내부, 국내용 버전으로 머물고 있는 제주의 신화연구의 새로운 접근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리디아 류일 교수는 지난 50여 년간 진행해온 자신의 여신형상 배너 작업을 소개했다.
다양한 세계 각국, 각 민족의 여신들의 이야기와 그것들을 자신의 배너미술과 접목시켰다.그녀는 이번 마고신화순례를 위해 특별히 한국의 여신형상배너 6점을 제작해 참여자들이 관람할 수 있게 했다.
문무병 박사는 제주섬의 마고라 할 수 있는 설문대할망신화에 대해 발표했다. 설문대할망과 섬의 문명의 탄생, 설문대할망의 모자란 옷감 명주 백 통에 얽힌 의미들을 풀어내며 제주신화의 독특한 점을 발표했다.
박경훈 제주전통문화연구소 소장은 “그동안 민속학 범주에서만 이루어지던 신화담론과는 달리 여성학, 여신학, 여신운동, 여신순례, 여신문화, 영성학 등 여성-신화의 다양한 접근가능성과 확장성을 보여주었다는 데서 제주도의 신화학, 여신학 등의 새로운 방향 설정에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 말했다.
제주마고신화순례 프로그램은 17일과 18일 양일간 이어진다. 18일은 오전 9시에서 1시까지 ‘신당답사’, 오후 2시에서 5시까지 제주목관아에서 <제주큰굿 학술굿>-‘불도맞이 재차 시연 및 굿음식체험행사’가 열린다.
오후 6시 30분부터는 각 북카페에서 <동북아시아의 고고학과 여신문화-요하문명의 여신들>이라는 주제로 우실하 항공대 교수의 강의가 이루어지며, 강의 후에는 여신문화에 대한 집담회가 오후 9시까지 이어진다.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문의 : 각 북카페 064 - 758 - 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