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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욱의 지금은 자치시대(4)...눈 여겨 봐야 할 변수들

마침내 대선 전장의 포문이 불을 뿜기 시작한다. 지난 추석 이전까지는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 간에 몸 풀기 정도에 불과했다면 이제 선거일까지 대선 후보들은 그야말로 “정치적 야수”가 되어 저마다 유리한 대선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혈투를 벌일 것이다. 그런 만큼 유권자인 일반 국민들은 이런 혈투를 지켜보면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반드시 승리하기를 바라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주말 연속극처럼 흥미진진하게 지켜 볼 여유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우스개삼아 각 후보들을 금융상품에 비유하자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정기적금,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보통예금, 그리고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펀드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박 후보는 고 박대통령 사후 18년간의 칩거 아닌 칩거 생활을 보냈고, 1998년 국회의원 당선 이후 본격적으로 정치 생활을 시작하면서 그야말로 “은인자중”식의 정치적 내공을 쌓아 온 인물이다. 이러한 내공은 그냥 쌓아진 것이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사건 직후 몰아친 정치적 역풍을 뚫고 천막당사를 배수진으로 한나라당을 구하기도 했다. 그 뿐인가. 지난 4월 총선에서는 대부분의 정치 전문가들도 예상치 못한 새누리당의 승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따라서 박후보의 지지도는 은행 적금처럼 일정 기간, 일정 금액을 적립하는 적금처럼 차곡차곡 쌓아져 온 것으로 안정성이 높은 지지도이나 반면, 예상되는 수익률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없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다음으로 문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이 살아 생전은 물론 지난 총선 이전까지만 해도 정치 입문을 극구 사양해 온 인물이다. 이런 문 후보가 부산 사상구에서 국회의원에 첫 입후보해 정치 전선에 본격 투입되었고, 최근 경선 이후 줄기차게 안 후보와의 단일화 필연성을 강조한 바 있다. 사실 문 후보의 대선 등장은 급작스러운 측면이 있으며, 또한 상황에 따라서 안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대선 후보 자리를 내놓아야 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타 금융상품에 비해 이자수입과 이자손실도 적으며, 가끔은 큰 목돈도 들어가기도 하고 빠져나오기도 하며, 비교적 손쉽게 개설하기도 하고 잊어버리기도 하는 보통예금에 가깝지 않은가(결코 문 후보가 손쉬운 후보라는 말은 아니니 절대 오해 금물!). 문 후보가 일반 유권자들에게 가장 편안한 이미지를 지닌 후보로 꼽히는 까닭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안 후보에게 딱 들어맞는 금융상품이 있다. 펀드다. 적립식 편드보다 공모펀드에 더 가깝겠지만, 그동안 고객들로부터 얻은 신용과 밝은 미래 전망을 토대로 많은 고객들이 안철수 펀드에 몰리고 있다. 펀드란 무엇인가? 크게 수익률이 터트리면 이만한 대박 금융상품이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예상치 못한 수익률 저하로 큰 손실을 입은 투자자도 적지 않았다. 일반 투자자가 펀드에 대해 상세히 검토하거나 잘 알고 투자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펀드가 확실한 정보와 전망을 가질 때 성공할 확률도 매우 높은 것도 현실이다. 이렇게 적고 보니 유권자가 평소 선호하거나 자주 이용하는 금융상품의 종류가 대선 후보의 선택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가 머리를 쓱 스친다.

 

이쯤에서 우스개 이야기는 접고 이번 대선에서 꼭 챙겨보아야 할 관전 포인트에 집중해 보자.

 

우선, 각종 여론조사 결과,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가 2030세대와 5060세대 간 후보 지지표의 차별성이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전자는 야권 후보, 특히 안 후보의 지지세가 강한 반면, 후자는 박 후보의 지지세가 확고부동하게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5060세대 이후의 유권자 수가 과거 2002년 대선 당시와 비교해 베이비붐 세대의 증가와 인구 고령화 현상에 따라 570만 표 이상 증가했다는 점과 이들 세대의 실제 투표 참여율이 젊은 층에 비해 뚜렷하게 높다는 점에서 일단 박 후보의 강점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하지만, 중간 세대인 40대 투표 성향은 타 세대에 비해 비교적 유동성이 크며, 그 향방 역시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관심있게 살펴보아야 할 포인트다.

 

둘째, 지난 총선시 새누리당 지지 지역으로 분류된 충청권과 강원권에서의 지지세가 이번 대선에도 지속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 충청권과 강원권은 박 후보에게 지지세가 기울어 있긴 하다. 특히 충청권에 있어 상당수의 유권자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로의 행정중심복합도시 이전 축소나 포기 시도에 맞서 이를 사수한 박 후보에 대해 정치적 신뢰감을 보이고 있으며, 더 나아가 자신들의 지역 출신 후보로 여길 정도로 박 후보의 지지세가 강하다. 하지만, 아직 대선 투표일까지는 시간이 있으며 그 사이에 충청권을 대변할 인물이나 정치그룹의 등장이나 선거 정국의 변화에 따라 지지세가 바꾸어질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역대 대선에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당선시 충청권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톡톡히 해온 전력을 감안할 때 이번 대선에서 충청권의 지지세 향방에 무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셋째, 호남권 투표율의 감소 추세가 대선 결과에 미칠 파급효과다. 과거 호남권 투표율은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해왔으나 최근 지방선거나 총선에서 호남 투표율이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급기야 지난 4월 총선에서 전국 평균 투표율인 55%을 하회하는 투표율을 드러냈다. 이는 과거 김대중 대통령과 같은 지역의 정치적 상징 인물의 부재, 민주당의 지역정당적 색채 퇴조와 맞물려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번 대선에서는 이러한 투표율 감소 추세가 그대로 지속되는가, 아니면 반전 드라마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호남권의 투표율 증가는 대선 정국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수도권에 밀집하고 있는 호남출신 유권자에게도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현재 호남권은 문 후보보다 안 후보를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넷째,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 지역의 투표 향방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의 텃밭이라고 할 정도로 새누리당의 절대 지지층이 존재하여 왔다. 그러나 부산의 경우 지난 총선에서 야권 득표율이 40%에 달하고, 인근 경남지역 역시 야당세가 강세를 보일 정도로 야권 성향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출신지역이란 점에서 이 지역의 득표수는 3분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최근 실시되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은 문․안 후보의 지역기반인 부울경 지역을 포기하는 대신 충청권과 강원권의 지지세를 더 확장하는 방향으로 전략 수정을 고려할 만큼 이 지역에 있어 새누리당의 지지세는 추석 전후에 관계없이 계속 내림세다. 부울경 지역은 현재 인구 800만 명 정도로 서울,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 다음으로 가장 유권자 수가 크며 전체 유권자수의 약 17%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부울경 지역에서 야권이 40% 이상의 득표율을 올릴 경우 대선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90년 3당 합당 이후 여야당을 막론하고 다수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 적이 없었다는 징크스가 이번 대선에서도 그대로 현실화될 것인가란 의문도 흥미롭다. 올해 대선은 92년 이후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같은 해에 치러지는 특징도 있지만, 지난 96년 15대 총선 이후로 대통령 후보가 다수당 소속일 때 한 번도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는 점도 눈 여겨 볼 대목 중 하나다. 같은 맥락에서 15대 총선 이후 직전 총선에서 이긴 정당의 후보는 대선에서 반드시 패배하였으며, 실제로 과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물론이고 현재 이명박 대통령마저도 국회에서 소수당일 때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징크스 아닌 징크스가 존재하다. 이런 징크스가 뇌리에 머물고 있는 한 현재 국회 다수당인 새누리당은 긴장감을 늦추기가 무척 어려울 것이다. 과연 이번 대선에서도 소수당 대선 후보 당선 징크스가 현실화될 것인가. 다만 90년 3당 합당 이후 92년 치러진 14대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 민자당 후보인 김영삼 후보가 같은 해 치러진 대선에서 이룬 승리가, 20년 전과 마찬가지로 총선과 대선이 같은 해에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반복되기만을 새누리당은 학수고대할 것이다.

 

여섯째, 역대 선거에서 유력 정당 후보 간에 실제적인 의미에서의 단일화는 없었다. 과거 80년대 신군부 등장 당시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등 소위 세 김씨 간의 협력 불발을 시작으로 87년 대통령 직선제 쟁취 이후 김영삼과 김대중 간의 대선 후보 단일화가 상당수 국민들의 여망이었지만 결국 무산된 바 있다. 97년 대선 당시에는 김대중 후보와 자유민주연합 총재인 김종필씨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연합을 결성하여 소위 ‘DJP연합’을 성사시켰지만 당시 김종필씨가 대선 후보가 아니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대선 후보 간의 단일화는 아니었다. 2002년 노무현과 정몽준 후보 간의 단일화 추진도 여론조사를 통해 일단 노무현 후보로 결정되었다가 결국 선거 직전에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철회로 정치적 결실을 맺지 못했던 전력을 남겼다. 이렇듯 대선 정국에서 후보 단일화 과제는 매우 어렵고 험난한 과정을 거치며 이제까지 성공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과연 이번 대선에서 거론되고 있는 문 후보와 안 후보 간의 단일화가 실제 가능할 것인가, 그 방식은 어떠한 과정을 거칠 것인가, 그리고 시점은 언제쯤일까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두 후보 간의 단일화 성공여부가 이번 대선의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쨌든 3파로 나누어진 정치세력 간에 벌어질 올 대선 삼국지는 진짜 삼국지 이상으로 흥미롭게 전개되리라 믿는다. 이들 간의 치열한 혈투가 각 정파들마다 내공과 실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한국 정치 발전에 일조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박재욱은?=부산출생. 연세대 정외과를 나와 동대학원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을 거쳐 신라대 기획처장을 역임하고, 현재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지방정치학회 회장, 21세기 정치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또 한국정책과학학회 대외협력위원회 위원장,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전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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