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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제주]신제주초 송현 교사…90년 전통의 교사 가문
해안초 교장이 꿈…“초등학교 인성교육은 학업보다도 우선한다”

 

송현(34) 교사에게는 야무진 꿈이 있다. 20여 년 뒤 초등학교 교장을 지내는 것이다. 그것도 제주지역 수많은 초등학교 중 해안초등학교의 교장이다.

 

교사 생활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송 교사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왜 하필 그는 해안초등학교 교장이 되는 게 꿈일까?

 

제31회 스승의 날을 앞두고 신제주초등학교에서 제주 미래를 키우고 있는 송현 교사를 만났다.

 

그의 집안은 교육자 집안이다. 그것도 3대에 걸친 교육자 집안이다.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교사를 지냈다. 누나도 교사다. 교사인 아내도 배우자로 삼았다. 온 가족이 모두 다 교육자인 것이다.

 

교육경력으로 치면 90년에 가깝다. 1세기를 앞둔 전통 있는 교육자 집안이라고 할 수 있다.

 

할아버지 고(故) 송복선(1994년 작고)씨는 1950년대부터 30여 년간 교편을 잡았다. 아버지 송상헌(65)씨는 1970년부터 40년 간 교사로서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그가 교사가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교사인 할아버지 얘기를 듣고, 교사인 아버지의 손을 잡으며 다녔으니, 어렸을 때부터 자라오면서 교사는 당연한 선택일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누나마저 교편을 잡았으니 더할 얘기는 없다.

 

이처럼 교직과 인연을 맺으며 교육가족이 된 사연은 당연히 ‘가족 내 분위기’였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교단에 서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고등학생 때는 아버지께서 교직생활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직접 물어보기도 했다. 그래서 교대에 진학했고, 지난 2004년 노형초등학교에서 교단에 첫발을 내딛었다”

 

10여 년 전 중문초등학교에서 첫 교편을 잡기 시작한 누나 송미영 교사는 결혼 뒤 제주를 떠나 지금은 성남 신기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녀 역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이 컷을 것이다.

 

그의 아내 현민희 교사는 월랑초등학교 교사다.

 

그런데 송 교사는 왜 하필 수많은 초등학교 중에서도 해안초등학교 교장을 지내고 싶어 하는 걸까?

 

그의 할아버지는 1965년부터 2년 동안 해안초등학교장을 지냈다. 아버지는 2007년부터 3년 동안 노형초등학교 교장 끝으로 2010년 2월 퇴임했다. 지난해 3월 본교로 승격된 해안초등학교는 1983년부터 노형초등학교 해안분교장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해안초등학교에도 역대 교장에 아버지 사진도 걸린 것이다.

 

“4년 전 업무 때문에 해안초등학교를 간 적이 있었다. 교무실을 둘러보던 중 한쪽 벽에 할아버지와 아버지 사진이 걸려 있던 것을 보았다. 그때 생각했다. ‘나도 여기서 교장을 해야겠다’라고. 3대가 한 학교 교장을 모두 지낸다는 건 크나큰 가문의 영광 아니겠나”

 

그의 아버지는 모범적인 교육자다.

 

송 전 교장은 ‘기초 학력 부진아 제로 만들기 운동’을 통해 제자들의 학력신장을 이끌어 냈다. 또 ‘끈끈한 정을 있는 즐거운 교실’과 ‘행복한 가정 만들기’를 통해 학생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에 노력했다.

 

학생들의 소양과 인격향상을 위해 다양한 독서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퇴임 전인 2009년 한국교육자대상 ‘스승의 상’ 을 받았다.

 

송 교사 역시 교육경력이 화려하다. 그는 2006년 노형초등학교 근무 당시 여자 축구부 감독으로서 한국 춘계 여자축구 연맹전에서 제주도내 최초로 전국 3위를 차지했다. 제주 여자축구의 위상을 드높였던 장본인이다.

 

제자 중 김우리·두리(울산 현대정보과학고 3학년) 쌍둥이 자매는 20세 이하 여자 축구팀에 선발돼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휘젓고 있다.

 

“쌍둥이 선수가 축구대표팀에 둘 다 동시에 선발되기는 남녀를 통틀어 우리나라 축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가끔 언론 등을 통해 쌍둥이 자매 소식을 접할 때면 가슴이 뿌듯하다. 앞으로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쳐 고향 제주를 널리 알려줬으면 좋겠다”

 

전국대회 3위의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도 송 교사는 아버지 때문(?)에 이듬해 사랑스러운 제자를 뒤로하고 다른 학교로 옮겨야 했다.

 

2007년 아버지가 노형초등학교 교장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제주서초등학교로 옮기게 됐다. 인사 발령도 모두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부자(父子)가 같은 학교에서 근무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다. 결국 아버지 때문에 쫓겨 난거다(웃음)”

 

송 교사는 학업보다는 인성교육을 중시한다. 특히 초등학생 시절 인성교육은 성인이 돼서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는 제자들의 ‘안내자’이자 ‘나침반’이며 ‘등대’이다.

 

“어린이들에게 초등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도 중요하다. 그러나 인성교육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릴 적 인성을 갖춰야만 건강하고 인간미 넘치는 성인으로 자랄 수 있다. 그만큼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기억에 남는 교사가 되고 싶다”

 

송 교사의 이러한 의욕 때문에 오는 스승의 날에는 ‘생활지도분야’ 제주도교육감 표창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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