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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필의 세상훑기(8)...사라진 유물, 찾지 않는 정부?

이틀 후인 4월 28일은 충무공 탄신일이다. 30~40년 전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를 나온 사람들은 이 날을 큰 국경일로 알고 자랐다. 그래서 날짜를 기억한다. 당시 충청권 초등학교에서 5,6학년이 돼, 난생 처음 수학여행을 갈 때면 꼭 충남 아산의 현충사를 갔다.

 

그 후 성장하면서 4ㆍ28과 현충사의 주인공인 이순신 장군에 대해 더 알게 됐다. 알면 알 수록 존경스러웠다. 어려운 상황에서 일궈낸 승리와 그의 인간됨, 모든 게 놀라웠다.

 

20여 년 전 충무공 때문에 폄하됐다는 논리를 편 ‘원균은 억울하다’는 글을 봤을 때 어느 정도 수긍은 했으나 그렇다고 충무공에 대한 존경심은 흔들리진 않았다. 선조의 무모한 공격 명령을 따르지 않아 백의종군당한 자와 그 명령을 따라 전사한 자가 있을 뿐이었다. 이순신과 원균은 임진왜란 후 행주대첩의 권율과 함께 나란히 선무일등공신 3인에 올랐다.

 

충무공 탄신일엔 현충사에서 다례행사를 한다. 현충사를 성역화시켰던 박정희 전 대통령은 매년 참석했다. 18년 재임기간 14회 아산을 찾았다. 그후 노태우 태통령(4회)과 김영삼 대통령(3회)을 제외하곤 거의 오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해도 참석하지 않아 김대중ㆍ노무현 전대통령과 함께 한 번도 충무공 탄신일에 현충사를 찾지 않은 대통령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2년 전 탄신일 전날, 군산 새만금 방조제 준공식에 들렀다 예정에 없이 현충사를 참배한 적이 있다. 방명록에 충무공이 남긴 말인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를 썼다. 청와대 대변인은 “(천안함 사태를 맞아) 군 통수권자로서 호국과 보훈의 굳은 결의를 보여주기 위한 취지의 방문”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희생 장병 영결식을 앞둔 ‘정치성 방문’이었다. 결국 15년간 대통령들은 탄신일에 현충사에 오지 않았다. 대통령이 못 오면 국무총리(13회), 장관(11회)이 왔는데 이번엔 현충사 관리 부서장격인 차관급인 문화재청장이 온다.

 

충무공은 박 대통령 시대에 우상화된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숭앙사업은 200여 전부터 시작됐다. 숙종이 1706년 사당을 만들고 ‘충성심을 드높였다’는 현충사 이름을 지었다. 정조는 영의정으로 추증하고 묘 상석ㆍ향로석 등을 설치하고 충무공전서를 발간했다. 정인보는‘성자(聖者)’라고 칭했다.

 

충무공은 항상 국민이 뽑는 위인으로 세종대왕과 함께 1ㆍ2위를 다투고 역사학자들이 꼽는 가장 존경스런 인물이다. 대통령이 그가 태어난 날을 기념한다고 해서 흠이 될 건 없다.

 

 

충무공만큼 나라를 위한 비장한 삶을 산 사람도 없다. 임진왜란이 일어날 걸 알기라도 한듯 거북선을 만들었다. 백의종군 도중 어머니 죽음을 맞았다. 이어 막내 아들이 아산 고향집에서 왜군 칼날에 쓰려졌다. 배 12척으로 왜선 133척에 맞섰고 1년 후 후퇴하는 적을 섬멸하다 순국했다.

 

현충사 유물전시관에는 2m 가까운 긴 칼이 있다. 참관객들은 “충무공이 저 칼을 들고 실전에 임했을까?” 의심한다. 몇년 전 국외문화재 환수운동을 벌이는 혜문스님이 충무공이 실전에 썼던  ‘쌍용검’의 존재를 알려 화제가 됐다. 사라진 이 칼과 관련, 1910년 발행 도록 속 사진과 함께 칼의 행방에 대한 단서를 밝혔다.

 

미 국무부 문서에 한국전쟁 당시 미군 병사가 밀반출한 사실이 기록돼 있다는 것이다. 사라진 국보급 유물 중 이 칼만큼 국민적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이 있을까. 정부 차원에서 적극 찾아나서길 기대한다.

 

조한필은?=충남 천안 출생. 고려대 사학과를 나와 동 대학원에서 한국고대사를 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중앙일보 편집부·전국부·섹션미디어팀 기자를 지냈다. 현재는 충청타임즈 부국장 겸 천안·아산 주재기자로 활동하면서 공주대 문화재보존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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