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탐방 예약제가 적용되면서 전체적으로 탐방객이 감소하고 코스별 분산 효과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에 따르면 지난해 한라산 탐방객은 65만270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69만9117명 보다 6.6% 줄어든 수치다.

한라산 탐방객이 정점을 찍었던 2015년 125만5731명에 비해서는 무려 48%나 줄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코로나19 사태로 단체 관광객이 감소한 탓도 있지만, 탐방 예약제가 적용되면서 전체적으로 탐방객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코스별 탐방객 수는 성판악이 23만8202명(36.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영실 18만5754명(28.5%), 어리목 12만7754명(19.6%), 관음사 9만7842명(15%), 돈내코 3154명(0.5%) 순이다.

여전히 성판악과 영실코스의 인기가 높은 상황이지만, 관음사 코스로 탐방객 이동이 이뤄지고 있다.

연도별 전체 탐방객 중 관음사 코스의 탐방객 수와 비율을 보면 2019년 6만9612명(8.2%), 2020년 6만3842명(9.1%)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9만7842명(15%)이 관음사 코스를 이용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관계자는 "탐방 예약제가 적용되기 전에는 성판악 코스의 경우 하루 2000∼3000명, 많을 때는 5000명까지 방문했었으나 탐방 예약제가 적용되면서 방문객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또 "탐방 예약제가 전체적인 탐방객을 줄이고, 분산을 유도해 한라산 보호 효과를 올리고 있다"면서 "한라산 보호와 탐방객들의 편의 증진을 위한 개선방안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라산국립공원 탐방예약제는 적정 탐방객 수용으로 지속 가능한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본격 적용되고 있다.

1일 탐방 인원은 탐방로에 따라 성판악 1000명, 관음사 500명이다.

이에 따라 한라산 정상 등반을 원하는 이들은 사전에 탐방예약시스템을 통해 성명, 거주지역, 연락처 등을 입력해 미리 예약을 해야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한라산 설경을 보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한라산 입장권 예매는 ‘피켓팅(피가 튀는 전쟁 같은 예매 경쟁)’이라 불릴 정도로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내 중고거래 사이트를 중심으로 등에는 한라산 탐방 입장권을 사고 파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온 바 있다.

국내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 내에서 한라산 입장권은 1인당 1만~5만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관련 게시물은 약 2000건 정도로 검색됐다.

실제 입장권 예약시 별도 비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예약 경쟁에서 밀려 예약을 못 하게 된 이들이 웃돈을 주고 개인 거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는 한라산 탐방 예약권의 '웃돈 거래'가 온라인 상에서 빈번히 발생하자 지난 12일 한라산 탐방예약제 QR코드 거래가 적발될 시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최대 페널티를 적용해 탐방예약을 1년 동안 금지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는 아울러 온라인 매매행위 적발시 법무담당관, 자치경찰단과 함께 민·형사상 책임을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현장에서 신분 확인도 강화할 계획이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