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를 고쳐줬던 집에 찾아가 금품을 훔치고 불까지 지른 50대 보일러 기사가 검찰에 넘겨졌다.
제주서부경찰서는 22일 개인 주택에 침입해 금품을 훔치고, 불을 지른 혐의(절도 및 현주건조물 방화미수)로 구속한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7일 제주시 한경면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났지만 크게 번지지 않고 꺼졌다. 전기장판이 원인이라고 생각한 집주인은 폐쇄회로(CC)TV를 돌려보다 뜻밖의 인물을 발견했다.
화면에는 4개월 전 보일러를 고치러온 기사가 집안에 망설임 없이 들어와 거실과 안방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그는 선반 위 물건 등을 만지다 5분 만에 현장을 빠져나갔고, 잠시 뒤 집안은 까만 연기로 뒤덮였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12월 보일러 수리 당시 안방 장판 밑에 돈이 있는 걸 발견하고 기억해 뒀다가 다시 찾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장판 밑 현금과 금목걸이 등 8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후 집에 불을 지르고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는 지난 13일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인 이유로 돈을 훔친 뒤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불을 냈다”고 진술했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