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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대왕님 어서 놉서 영등대왕이 어서 놀저"[우럭삼춘 볼락누이-민요로 보는 제주사회와 경제(40)] 서우젯소리
진관훈 박사  |  adel@jejut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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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4.01  15: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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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등굿. [네이버 이미지]

‘서우젯소리’는 제주도의 영등굿에서 신과 사람이 함께 어울려 흥겹게 놀며 부르던 노래다. ‘산신서우제소리’, ‘요왕서우제소리’, ‘영감서우제소리’라고도 한다. 이 노래는 무의식에서 부르는 놀이 무가(舞歌)로 신을 놀리고(?) 기원하는 ‘석살림’ 재차(祭次, 차례)에서 부른다. 원체 곡의 흥겨워 노동요 화(化) 됐거나 놀 때 춤추며 부르는 유희요로 변이(變異)되었다. 하지만 단순히 유흥 목적만이 아니라 어려운 환경을 헤쳐 나갈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하는 숨은 뜻도 있다.

* 석살림=제주도 무당굿 중 신(神)들을 재미있게 놀리고 소원을 비는 재차, ‘석(席)’이란 신의 자리, 또는 굿하는 장소 등을 일컫기도 하지만 굿의 한 제차나 과정을 이르는 말이기도 함.

제주도는 예전부터 무속(巫俗)이 성행하였다. 무가(巫歌)들도 다양하다. 본래 ‘서우젯소리’는 제주도 무가의 하나이다. 이 노래는 제주도에서 영등굿 등의 굿을 할 때 석살림이나 영감놀이 등의 재차에서 불렸다. 무가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이 노래가 일반 민중에게 퍼지면서 전통 민요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본디 제주도 무가였던 ‘서우젯소리’가 민요로도 많이 불리어지던 노래라 할 수 있다.

무가에서는 ‘서우젯소리’ 또는 ‘서우제소리’라고 하지만 민요로 전이(轉移)되면서 ‘아외기소리’라고 한다. ‘아외기’라는 말은 후렴구의 “아아아양 어어어야” 에서 “아”라는 말을 ‘외치는 소리’라고 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서우제’의 의미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조영배, 2009).

민요로 부를 때는 여흥(驪興)상황에서 많이 부르며 검질(김) 맬 때나 멜(멸치) 후릴 때, 그리고 디딤 풀무질 할 때 부른다. 또한 해녀들이 ‘태왁’을 장구로 삼고 ‘비창’을 채로 삼아 장단 맞추며 부르는 노래이다. ‘허벅’ 장단도 이에 포함된다. 해녀들은 이 노래를 부르며 ‘불턱’의 모닥불 주위에서 춤을 춘다. 이러한 가락의 선명함과 흥겨움 덕분으로 다양한 노동현장에서 이 노래 가락이 전파되어 많이 불리어지고 있다.

ᄆᆞ를(마루)ᄆᆞ를 놀고가저 ᄆᆞ를ᄆᆞ를 쉬고나 가져
높은 것은 일월이요 얕은 것은 서낭이로다
일월이 놀자 제석이 놀자 삼만 관속이 놀고 가저
조상이 간장이 풀리는 대로 가손(家孫)이 간장도 풀려나 줍서
조상이 놀면 요왕이 놀고 요왕이 놀면 서낭도 놀져
요왕 일월 조상님네 청금상 놀아 적금상 놀아
동이(동에) 와당은 광덕왕이 서이(서에) 와당은 광인왕이요
남이(남에) 와당은 적요왕에 북이(북에) 와당은 흑요왕이요
중앙이라 황신요왕 어기여 지기여 ᄉᆞ만ᄉᆞ천(사만사천)
동경국은 대왕이 놀저 세경국은 부인이 놀저
수정국은 대왕이오 수정국 부인 요왕 태전에
거북서지녕 간장 간장 몾힌(맺힌) 간장을 다 풀려놉서
서낭이 놀자 영감이 놀져 경감님네가 어서 놀져
영감이 본초가 어딜러냐(어디려나) 영감이 시조가 어딜러냐
서울이라 종로 네커리(네거리) 허정승 아덜(아들) 일곱 성제(형제)에
흐트러지난(흩어지니) 열니(열네) 동서요 모도와지난(모두니) 일곱 동서여
큰 아덜은 서울 삼각산에 둘쳇(둘째) 아덜 강원도 금강산에
셋쳇(셋째) 아덜 충청도 계룡산에 넷쳇(넷째) 아덜 경상도 태백산에
다섯쳇(다섯째) 아덜 전라도 지리산에 여섯쳇(여섯째) 아덜 목포 유달산에
일곱체(일곱째)라 족은(작은) 아덜 오소리 잡놈 뒈엿구나(되었구나)
망만 붙은 초패를 씨고(쓰고) 짓(깃)만 붙은 도폭을 입고
치기만 붙은 최신을 신고 ᄒᆞᆫ뽐(한뼘) 못ᄒᆞᆫ(못한) 곰방대 물고
오장삼에 떼빵거리 등에 지언(지어) 진도나 안섬 진도나 밧섬(바깥섬)
큰 관탈은 족은 관탈 소섬(우도)이나 진지깍 들어사난(들어서니)
한로영산에 장군서낭 대정곶은 영감서낭
정의곶은 각시서낭 뛔미(위미)곶은 도령서낭
선흘곶은 아기씨서낭 청수당ᄆᆞ를은 솟불미(솥불미)서낭(서우제소리 조천읍 신촌리)

* 서낭=배(船)를 따라 다니며 어획(漁獲)을 도우는 신(神) 곧 선왕(船王)을 의미함. 제석=집안사람들의 수명, 자손, 운명, 농업 등을 관장한다는 가신(家神). 오장삼=띠나 짚을 재료로 하여 가방모양을 만들고 그 속에 고기 따위를 담아 가지고 다니게 만든 물건. 뛔미=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옛 이름.

무속연희의 하나인 영감놀이에서 부르는 ‘서우젯소리’는 대개 영감신(令監神)들의 이력을 엮어 나간다. 말하자면 ‘영감신 본풀이’라 할 수 있다. 이 본풀이는 주로 영감신들의 집안내력과 굿하는 데까지 내려오게 된 일련의 과정들을 다루고 있다. 이 본풀이에 따르면, 영감신은 일곱 형제로 서울 먹자고을의 허 정승의 아들들이다. 이 아들들이 각기 성장하여 각자 여러 산을 차지하게 되었다. 첫째 아들 서울 삼각산, 둘째 아들 백두산, 셋째 아들 금강산, 넷째 아들 계룡산, 다섯째 아들 태백산, 여섯째 아들 지리산, 그리고 일곱째 아들은 한라산을 관할하게 되었다. 그 막내 영감신을 따라 제주도 한라산에 와서 영감놀이 하는 과정을 풀이하고 있다. 이 영감놀이 중 ‘서우젯소리’에는 제주도의 여러 가지 독특한 상황, 자연 지리적 환경, 역사적 환경, 생활환경 등을 비교적 소상히 그려내고 있다(조영배, 2009).

‘서우젯소리’는 바다 일을 무사히 할 수 있도록 비는 굿의 중간과정에서 부르기 때문에 바다 일과 관련된 사설들이 자주 나온다. 민요로 전이되어 부를 때는 전이된 노동 상황에 따라 해당 노동과 관련된 내용이 자주 나온다. 후렴구는 “아 아 아 양, 어어양 어어요” 라는 여음(餘音)이 주로 사용된다.

이팔 청춘 소년들아 벡발(백발)을 보고 희롱을 마라
님은 가고 봄은 오니 꼿(꽃)만 피어도 임 오나 생각
당초일이 한심하니 강물만 흐려도 님 오나 생각
하늘로나 ᄂᆞ리는(내리는) 물은 궁녀 시녀 발 싯인(씻은) 물이여
할로산(한라산)으로 리는 물은 일천 나무덜(들)다 썩은 물이여
산지로나 ᄂᆞ리는 물은 일천 미터줄 다 썩은 물이여
요내 눈으로 ᄂᆞ리는 물은 일천 간장 다 썩은 물이여
사랑사랑 사랑사랑 사랑이란 것이 무엇이더냐
알다가도 모르는 사랑 믿다가도 속는 사랑이여
낭(나무) 중에도 팔제(팔자) 궂인(궂은) 낭은 질곳(길가)집의 디들낭(디딜나무) 놓앙
가는 오는 발질(발길)을 맞앙(맞아) 가는 오는 발질을 맞앙
질곳집의 도실낭(복숭아나무) 심엉(심어) 씨냐(쓰냐) ᄃᆞ냐(다냐) 맛볼 인셔도(있어도) 이내 몸 일을 도웨진두(도와줄) 하나두나(하나도) 없음이여
한로산이 황금이라도 씰놈(쓸놈) 읏이민(없으면) 그대로 잇고(있고)
한강수가 소주라도 마실 사름(사람) 읏이민 그대로 잇고
어디 오롬(오름)이 집이라도 살 사름 읏이민 그대로 잇고
너른(넓은) 벵뒤(벌판)가 밧(밭)이라도 벌어먹을 사름 읏이민 그대로 잇나(서우제소 구좌읍 김녕리)

‘서우젯소리’는 무가에서 비롯된 민요이기 때문에 가락이나 사설엮음이 비교적 고정적이며 길고 오랜 맛이 있다. 특히 선율이 유연하고 명쾌하며 구성지다. 그래서 가창(歌唱)지역과 연행(演行)상황에 따라 무의식(巫儀式)에서 무가로 불리기도 하고, 밭에서 김매는 노동현장에서 농업노동요로 불린다. 해녀놀이의 세 번째 장면인 ‘오락과 휴식의 장면’에서 ‘테왁’을 장구로 삼고 ‘비창’을 채로 삼아 장단 맞추거나 ‘허벅’ 장단에 맞춰 해녀들이 부르는 유희요로도 불린다.

이물에는 이사공아 고물에는 고사공이로구나
허릿대 밋디(밑에) 화장아야 물때 점점 다 늦어진다
간밤에 꿈 좋더니 우리 당선에 만선일세
당선에랑 선왕기 꽂고 망선에랑 망선기 꽂앙
놀당(놀다)가세 놀당가세 선왕님과 놀당가세
요 바당에 선왕님네 궁글릴대로나 궁글려줍서
어기 여차 닻주는 소리에 일천 설음(서러움) 다 지엉간다(지고간다)

한라 영산 놀던 산신 아흔아홉골 골머리에서 놀던 산신
테역장군 물장오리에서 놀던 산신 오백장군 한라영산
동ᄂᆞᆯ개(날개)에 서ᄂᆞᆯ개에 놀던 산신 서천국에 일흔여덟 놀던 산신
구엄장 신엄장 볼레(보리수)남밧디서(밭에서) 놀던 산신
가시왓(밭)에서 놀던 산신 강포수여 서포수여
어리목에서 놀던 산신물은 출렁출렁 가락국물이여(산신서우제소리 제주시)

* 이물=배의 머릿쪽. 고물=배의 뒤쪽. 화장(火匠)=불을 관리하는 뱃사람. 당선=멸치가 몰려왔는지 확인하고 작업을 지휘하는 배. 망선=그물을 싣고 나가는 배. 닻배=그물을 놓고 멸치 떼를 가두는 배.

‘서우젯소리’의 사설내용은 크게 네 가지이다. 무의식에서는 무가 본풀이의 비념(Jeju Prayer)적인 사설, 영등굿 등의 무가에서는 바다노동과 관련된 사설, 김매는 노동에서 김매는 상황과 관련된 사설, 일상생활과 관련된 사설 등이다.

   
▲ 비념(2012년 개봉영화, 임흥순 감독, 강상희.한신화 주연)

“아어야어기여차 살강깃소리로/ 일천 간장을 다 풀려 놀자/ 동의 와당 광덕왕 놀자/ 서의 와당 광신 요왕 놀자/ 남의 요왕은 광덕 요왕 놀자/ 북의 요왕은 흑이 요왕 놀자/ 요왕 황제국 태ᄌᆞ님 놀자/ 동경국 대왕 다 놀고 가자/ 영등대왕님 어서 놉서 영등대왕이 어서 놀저”는 매년 해녀들이 채취하려는 수산물의 풍등(豊登)을 기원하며 영등굿 할 때 부르는 무의형(巫儀型) 사설이다.

“아―아아야 에―에에요/ 검질 짓고 골 넙은 밧듸/ 고분 쇠로나 여의멍 가라/ 어야 저 소리에 넘어나 간다/ 앞 멍애랑 들어나 오라/ 뒷 멍애랑 무너나사라/ 검질은 보난 잘도나 낫져/ 어느 제민 요 검질 다 메랜/ 싸아라근 잘 ᄀᆞᆯ랑 매소”는 ‘검질’매는 작업할 때 부르는 노동형 사설이다.

“가봅시다 가봅시다/ 좋은 국으로 가봅시다/ 천상 인간 다 버려두고/ 극락으로나 가봅시다/ 극락이라 ᄒᆞ는 곳은/ 온갖 고통도 전연 없고/ 황금으로 땅이 뒈고/ 연꽃으로 집을 지어”는 집안에 경사스러운 일이 있거나 작업을 마치고 춤추며 놀며 부르던 유희형 사설이다(이성훈, 한국민속대백과사전).

풍년이 왓저(왔네) 풍년이 왓저 농겡(농경)이 와당에 돈풍년 왓저
선진이랑 앞궤기(고기) 놓고 후진이랑 뒷궤기 놓고
그물코이 삼천코라도 베릿(벼리)배가 주장이여
요왕놀이를 ᄒᆞ고(하고) 가자 선왕놀이를 ᄒᆞ고 가자
물은 들면 수중에 놀고 물은 싸면 갱변(강변)에 논다
떳네 떳네 조기선 떳네 산지포 바당(바다)에 조기선 떳네
이물에는 이사공아 고물에는 고사공아
허릿대 밋디 화장아야 물때나 점점 다 늦어간다(요왕서우제소리 제주시)

* 베릿배=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 잡아당기게 된 밧줄

‘서우젯소리’는 집단 유희적 특성을 지닌다. 흥겨운 가락에 맞춰 수십 명의 부녀자들이 춤추며 놀다보면 제의(祭儀)에서 오는 긴장이 해소되기도 한다. 이러한 연행이 점차 일반서민들의 생활 속에 전파되어 경사스런 일이 있을 때 무의(巫儀)에서같이 노래하며 춤추게 되었다.

‘서우젯소리’는 무속적 성격을 지녔다는 점에서 무의에서 가창된 신(神)놀림이라는 주술 종교적 기능을 가진 놀이무가이다. 그러다가 일반서민에게 전승되면서 그 기능이 상실된 비기능요(非機能謠)로 일반서민들에 의해 불리는 타령요이자 가창력이 뛰어난 민중들에 의해 전승되는 창민요화(唱民謠化)된 노래라고 할 수 있다(변성구, 1986).

동의와당은 광덕왕이요 서의와당은 광인왕님아
남의와당은 청요왕이요 북의와당은 흑요왕님아
천금상도나 요왕이 놀저 적금상도나 요왕이 놀저
동경국은 대왕이 놀자 세경국은 부인도 놀자
요왕태자님이 놀고 가저 거북사자도 놀고나 가저(요왕서우제소리 조천읍 신촌리)

이상을 종합해 보면, ‘서우젯소리’는 전승의 다양성으로 인해 가락과 기능, 전승양상에 따라 무의형, 제의형, 유희형, 노동형으로 나눈다. 무의형 ‘서우젯소리’는 무속제의의 진행과정에서 가창되며 그 기능은 신(神)맞이 다음 춤과 노래를 통한 오신(娛神), 즉 신(神) 놀림이다. 제의형 ‘서우젯소리’는 지금도 무속제의에서 전승된다. ‘서우젯소리’가 가창되는 무의는 구체적으로 일반굿의 통과(通過)의례, 치병(治病)의례, 생산(生産)의례이며, 당굿으로 우순풍조(雨順風調, 비가 때맞추어 알맞게 내리고 바람이 고르게 붊)와 해녀들의 채취하고 싶은 수산물의 풍등(豊登, 농사가 썩 잘됨)을 목적으로 하는 영등굿이다.

유희형 ‘서우젯소리’는 일반 민중들이 경사스러운 일이 있어 즐겨 놀거나 작업 후 유희를 즐길 때 주로 불린다. 그 기능은 유흥고조(遊興高調) 및 여흥의 재생(再生)으로 비통한 생활에서 가슴에 맺힌 한을 푸는 데 있다. 노동형 ‘서우젯소리’는 밭에서 김을 맬 때 김매는 부녀자들이 어울려 부르는 노래를 ‘검질매는 노래’라고 한다. ‘사디소리’, ‘사데소리’라 하는 데 ‘여긴여랑 사디로다’라는 후렴에서 연유했다(변성구, 1986).

영감이 본관이 어딜러며(어디며) 영감이 시조가 어딜러냐
서울이라 먹자골은 허정승 아들 일곱 형제
모여지면 일곱 동서 흩어나지면 열두 동서
큰 아들은 서울이라 삼각산에 둘쳇 아ᄃᆞᆯ은 강원도 금강산에
셋쳇 아ᄃᆞᆯ은 충청도 계룡산에 넷쳇 아ᄃᆞᆯ은 경상도라 태백산에
다섯체 아ᄃᆞᆯ은 전라도 지리산에 여섯체 아ᄃᆞᆯ 목포 유달산
일곱체라 ᄌᆞᆨ은 아덜 오소리 잡놈 뒈엿구나(되었구나)
망만 붙은 지패를 쓰고 짓(깃)만 붙은 도폭 입고
채기만 붙은 초신을 신고 곰방대는 입에 물고
삼동초를 피와(피워) 간다
ᄒᆞᆫ(한)뼘 못한 가방을 등에다 지고 오장삼에 댓방거리에
진도나 ᄒᆞᆫ섬 진도 밧섬 큰 관탈은 ᄌᆞᆨ은(작은) 관탈은
벨파장(별파장)을 들어서난 소섬(우도)이라 진질깍으로
할로산(한라산)에 장군서낭 선흘곶은 아기씨 서낭
뛔미(위미)곶은 도령 서낭에(영감서우제소리 조천읍 신촌리)

‘서우젯소리’의 사설내용은 크게 신(神)풀이와 한(恨)풀이로 구분된다. 신풀이는 신의 내력, 신명(神命)과 신(神) 놀림, 신의 외모와 거동, ‘배방송(영등신을 배에 태워 본국으로 보내는 재차)’의 묘사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한풀이는 생활고의 설움, 늙음과 죽음을 새롭게 인식하는데서 오는 신세한탄, 향락, 애정 등이 대부분이다.

‘서우젯소리’는 비참(悲慘)과 애수(哀愁)가 더욱 심화되어 나타난다. 노동의 고통이나 생활의 긴장에서 비롯된 한(限)은 노래 가락의 흐름에 따라 한꺼번에 쏟아져 눈물진 삶의 역사를 재구한다. 온갖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쌓인 설움과 한을 노래로 풀고 재생과정을 거듭하다보면 늙음이 눈앞에 곧바로 다가와 새로운 설움으로 다가온다. 늙고 죽음은 인생에 있어 불가피하게 필연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지만 가슴에 한을 맺고 살아온 제주사람들에게는 쉽게 수긍할 수 없는 남다른 고통이다. 때문에 한은 큰 덩어리로 응어리졌다. 이와 함께 ‘서우젯소리’에는 한을 놀이로 풀고자 하는 향락적인 내용이 다소 있다. 일시적이지만 향락적인 분위기에 젖어 생활고와 삶의 긴장에서 쌓인 한의 응어리를 조금이나마 풀고자 했다. 그리고 애정문제에는 임과의 이별내용이 조금 포함되어 있다(변성구, 1986).

허어야 뒤어야 사디소리로 놀아봅시다 아아아아야 어허양어허요
어여차 소리다 서우제소리로 놀고 놀자
산으로 올라가면 산신 대왕님 배옵고요
바다로 가면 용궁 서낭님 배옵디다(뵈옵니다)
깎은 감태 한 감태에 놀고는 서낭님은
앞 이망(이마)에는 청사초롱 뒷 이망에는 흑사초롱 꺼내놓고
짓(깃)만 붙은 도포 입고 망만 붙은 속패를 쓰고
ᄒᆞᆫ뽐(한뼘) 못ᄒᆞᆫ(못한) 곰방대에 삼동초를 피워 물고
해삼자로 불을 켜면 퍼뜩ᄒᆞ면(하면) 천리만리를
뛰놀던 서낭 영겁 좋고 수덕 좋은 서낭님아
할아방국은 별파장 뒈옵고요(되옵구요) 아방국은 진도 밧섬 뒙네다(됩니다)
진도 밧섬 어리목에서 놀던 서낭(영감서우제소리 한림읍 한림리)

   
▲ 진관훈 박사.

화학비료와 제초제가 나오기 전 제주지역 밭 대부분은 토질이 나쁘고 ‘검질(잡초)’이 많아 밭농사는 글자그대로 ‘검질과의 목숨을 건 투쟁’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처럼 힘들었던 이 작업은 대개 여성위주의 집단적 야외노동으로 ‘골갱이’를 사용해 이루어졌다. ‘검질매는 소리’는 ‘사대’, ‘아외기’라고 하며 각 지역마다 부르는 노래가 다양하다. 제주전역에서 ‘사대’라고 불리며 장단의 길이에 따라 느리게 부르는 ‘진사디’, ‘조른사디’, 추임새가 있는 ‘추침사대’, 하루가 저물 때 부르는 ‘막바지사대’가 있다.

<참고문헌>

김영돈(2002),『제주도 민요연구』, 민속원.
변성구(1986), “제주도 서우젯소리 연구”, 제주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조영배(2009),『태초에 노래가 있었다』, 민속원.
좌혜경 외(2015),『제주민요사전』, 제주발전연구원.
네이버, 한국민속대백과사전.

<관련사이트>

제주연구원〉제주학아카이브〉유형별정보〉구술(음성)〉민요http://www.jst.re.kr/digitalArchive.do?cid=210402
http://www.jst.re.kr/digitalArchiveDetail.do?cid=210402&mid=RC00086853&menuName=구술(음성)>민요
https://blog.naver.com/taeseong1203/220175161417(2012 개봉영화 비념)

☞진관훈은? = 서귀포 출생, 동국대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 사회복지학 박사(2011), 제주특별자치도 경제특보 역임, 현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 제주대학교 출강. 저서로는 『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 『국제자유도시의 경제학』(2004), 『사회적 자본과 복지거버넌스』 (2013), 『오달진 근대제주』(201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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