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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 창가에서] 코로나19 위기국면, 진단검사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어제(15일) 제주도는 코로나-19 급증세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그것도 3일 지난 18일 0시부터 한다. 드림타워 개장 날짜와 관련설 등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다만 도민들에게는 멈추라고 하면서 정작 제주도 행정은 임무를 잘하고 있는가 살펴보고자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능사는 아닌데...

 

제주도의 방역을 위한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은 전국적으로 1000명 수준의 환자 발생 상황과 제주도에서도 거의 매일 1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의 입장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은 당연할지 모른다.

 

하지만 뭔가 놓치고 있는 것이 없을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도민들은 마스크 착용, 손씻기뿐만 아니라 모임 등을 자제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2단계, 2.5단계, 3단계 격상은 필요에 따라 적용할 수 있다. 문제는 시민들에게만 꼼짝 말라고 강제하면서 정작 도정은 자신들의 역할을 잘하고 있을까?

 

감염병 시대에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행정의 역할과 시민들의 역할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시민들은 최대한 주의하면서 권유하는대로 잘하고 있다. 거리두기 격상을 시민들에게 강제하는 상황에서 제주도정은 아래와 같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첫째, 지역감염 시기에 맞춰서 충분한 코로나-19 검사를 수행하고 있는가?

 

답을 하라면 ‘아니다’다. 한국은 초기에 워크 스루니 드라이브 스루니 하면서 감염자들을 빨리 찾아내는 것으로 어깨가 으쓱했다. 소위 ‘K-방역’이다. 하지만 영광은 거기까지였다. 중장기 대책을 면밀하게 세웠어야 하는데 계속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환자 발생이 10명대였기 때문에 방심한 것이다. 필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겨울을 준비해야 한다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말이다.

 

행정의 무능은 초기 방역 이후 11개월 동안 한국의 코로나-19 검사 실태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보통 세계 각 나라들은 30~50%의 검사를 진행했는데 한국은 전 국민의 7% 안팎을 검사했다. 제주도는? 공항과 의심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하느라, 도민 전체로 보면 저조한 결과일 것이다. 의사인 필자가 진료 후에 보내는 환자도 검사를 제대로 안 하는 상황이니 더 할 말이 있겠는가?

 

검사를 잘 안 하는 이유를 대응 1.5단계라서 그럴 수밖에 없다고 변명한다면 엄청난 책임 회피다. 지방자치라는 게 뭔가? 특별자치도라는 게 뭔가?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거 아닌가? 관광과 소비의 지역인 제주도가 취해야 할 방역의 기본을 망각한 것이다.

 

 

둘째, 환자 발생 시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는가?

 

감염자 확인에 이어 중요한 것은 대처 능력이다. 이것은 생활치료센터, 격리병상, 중환자실, 격리중환자실의 수다. 10명, 50명, 100명 환자 발생에 따른 매뉴얼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환자가 발생하면 대게 15일 전후로 입원하기 때문에 누적하게 되면 엄청난 숫자로 불어날 수 있다.

 

그 뿐인가? 대응할 수 있는 의사와 간호사도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 만일에 대비해서 인력 명단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제주대학교병원, 제주의료원, 서귀포의료원을 중심으로 격리병상 300여 개가 확보되어 있고, 6개 정도의 격리 중환자실이 있다고 하지만 항상 가용 능력을 점검해야 한다.

 

셋째, 장기 관점에서 감염병 대응 능력을 키우고 있는가?

 

코로나-19 이후로 감염병은 항시적인 문제가 되었고, 반복될 것이다. 그렇다면 공공병원의 능력을 강화시키고, 감염병전문병원을 준비해야 한다. 감염병전문병원은 평소에는 일상의 감염 환자들을 진료하고, 위기 상황에서는 격리병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제라도 행정의 역할을 높이자

 

코로나-19 검사를 충분히 확대해야 한다. 제주도에 있는 요양병원이 10개 정도, 요양시설(요양원)이 65개 정도 있는데, 입소자들과 직원들 전수 검사를 해야 한다. 요양시설에서 집단 감염이 되면 50명 확진자는 금방이다. 더욱이 이분들은 면역 기능이 약하고 기저질환들을 다수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절반에서 중환자실로 가게 되는 경우가 의학적 통계다.

 

의심이 안 되더라도 원하는 도민들에게는 전부 검사를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 아마 짐작키로는 지금도 20여 명의 감염자가 도내를 돌아다니고 있을 것이다.

 

매일 제주도청 코로나-19 상황판에 다음 내용들을 공개하자.

 

- 코로나-19 검사자 수와 확진자 수
- 생활치료센터 상황
- 제주도 내 격리병상 수, 중환자 병상 수, 격리 중환자 병상 수
- 입원 환자와 퇴원(완치) 환자 수

 

이러한 공개가 이루어져야 도민들은 감염되었어도 충분히 치료받을 수 있구나란 생각을 갖고 안심하고 생활을 할 수 있다. 이게 사회적 거리두기에만 열을 올리는 게 아니라 도민 안심 행정의 역할이다.

 

고병수는?
= 제주제일고를 나와 서울로 상경, 돈벌이를 하다 다시 대학진학의 꿈을 키우고 연세대 의대에 입학했다. 의대를 나와 세브란스병원에서 가정의학 전공의 과정을 마쳤다. 세브란스병원 연구강사를 거쳐 서울 구로동에서 개원, 7년여 진료실을 꾸리며 홀로 사는 노인들을 찾아 다니며 도왔다. 2008년 고향 제주에 안착, 지금껏 탑동365의원 진료실을 지키고 있다. 열린의사회 일원으로 캄보디아와 필리핀, 스리랑카 등 오지를 찾아 의료봉사도 한다. '온국민 주치의제도'와 '주치의제도 바로 알기' 책을 펴냈다.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KAPHC) 회장, 한국장애인보건의료협회(KAHCPD) 부회장,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이사장 등을 맡아 보건의료 선진화 방안과 우리나라의 1차 의료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보건정책 전문가다. 지난 4.15 총선에 정의당 후보로 나와 제주갑 선거구에서 분루를 삼켰지만 총선 직후 곧바로 코로나19 감염이 창궐하던 대구행 의료자원봉사에 나서 숱한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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