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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낭 저 낭 팔제 좋은 낭 요 산중에 태여 나근"[우럭삼춘 볼락누이-민요로 보는 제주사회와 경제(18)] 나무베는 노래
진관훈 박사  |  adel@jejut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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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23  1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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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와 아이가 나란히 땔감을 해서 등짐을 지고 가는 모습. [사진=제주도]

옛날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나무꾼이 사냥꾼에게 쫓기던 사슴 한 마리를 나뭇더미 속에 숨겨 구해 주었다. 사슴은 그 보답으로 나무꾼에게 하늘나라 선녀 전용 연못을 알려 주면서 멱 감는 틈을 타 날개옷을 감추라고 사주했다. 각본대로 나무꾼은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선녀와 동거해 애 둘 낳고 (잘)살았다. 지역마다 시대마다 변이(變移)되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결말은 그리 좋지 않다. 당연한 처사다. 요즘 제도로 보면 업무 방해, 사기, 절도, 편취, 납치에 강제 결혼까지. 무엇보다 하늘나라 법을 농락하였으니 목숨 부지만 해도 조상님 은덕(恩德)이다. 결국엔 닭이 되어 새벽부터 지붕에 올라가 하늘에 거주하는 사실혼 아내와 자식 둘을 애타게 그리워하며 ‘꼬끼오’ 하는 계(鷄) 신세가 됐다.

예전 한라산엔 나무가 아주 많았다. 삼림령 이전에는 그 나무를 베어다 집 짓고 덕판배 만들고 테우를 이어 메우기도 했다. 그러려면 목재를 자르고 쪼개고 다듬고 소에 지워 내려와야 한다. 지금이야 좋은 장비들이 많지만 당시는 길도 험하고 도끼나 자귀, 톱, 축력과 인력뿐이었다. 게다가 과정마다 긴장되고 매우 위험한 작업이었다. 임업(노동)요(謠)는 제주에서 집을 짓거나 배(덕판배, 테우) 건조용 나무 자를 때, 자른 나무를 마을로 내릴 때, 나무껍질 깎을 때, 나무 쪼갤 때 부르던 노래를 말한다. 모든 작업이 힘들어 노래라기보다 비장한 ‘곡(哭)’ 소리 느낌이 난다.

산 속에서 놀단 낭(나무)가 오ᄂᆞᆯ(오늘)날은 지와 간다
노픈(높은) 낭긔 앚인(앉은) 새는 ᄇᆞᄅᆞᆷ(바람) 부카(불까) 탄식이여
야픔(얕은) 낭긔 앚인 새는 비가 오카(올까) 탄식이여

영주산에 ᄌᆞ랜 나무 오ᄂᆞᆯ날은 지와 간다
금도치(도끼) 지와 간다 버국(지저깨비)이랑 ᄂᆞᆯ고 가라
천리만리 ᄂᆞᆯ고(놀고) 가라 함박만썩(씩) ᄂᆞᆯ고 가라
물박만썩 ᄂᆞᆯ고 가라 산도 물도 넘엉(넘어) 가라

요 낭 저 낭 팔제(팔자) 좋은 낭 요 산중에 태여 나근
풍우대작 적관ᄒᆞ난 이내 어께(어깨) 맛을 보난
좋은 방안으로 만년 부귀 ᄒᆞ실(하실)이로구나
댁구당에 태여 나시민(났으면) 아방궁을 짓일(지을)적(때)의 대둘포(대들보)나 메어질컬(걸)
즤주(제주)산에 낫기(낳기)따문(때문) 이내 어께 맛을 본다(나무베는 노래)

* 지와=베어서 넘어뜨려 간다. 영주산=한라산의 다른 이름. ᄌᆞ레(래)다=모자람이 없다. 넉넉하다. 자라다. 적관ᄒᆞ다=어떤 일을 겪어보다.

색달천 하류 천제연(天帝淵)은 옥황상제를 모시는 칠선녀가 별빛 속삭이는 한밤중에 영롱한 자주빛 구름다리 타고 옥피리 불며 내려와 맑은 물에 멱 감고 노닐다 올라갔다는 전설이 있다. 하늘임금(天帝) 소유 연못(淵)이다. 천제연 계곡에는 일곱 선녀상(像)을 조각한 '선임교' 다리가 있다. 이곳에서 매년 ‘칠선녀 축제’를 한다. 이를 미루어 보면, ‘선녀와 나무꾼’ 사건으로 사슴에게 하늘나라 전용 연못이 노출되자, 그 대신 천제연을 택하여 이용해 왔다고 보아진다. 그래서인지 여기에선 나무꾼과 사슴(혹은 노루)이 등장하지 않는다.

대톱을 이용하여 나무를 켜고 오릴 때 부르는 민요를 대톱질 소리, 낭 싸는 소리, 낭 오리는 소리라 했다. 길이 3미터 정도의 대톱 잡고 나무 자르는 사람이 선소리 하고 줄 당기는 사람이 후렴 받는다.

   
▲ (대톱 :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요놈의 낭에 흥 멧번(몇 번)이나 찍엄시면(찍다보면) 버국새가 일어날까
오늘 중에 요놈의 낭은 ᄒᆞ단(하다) 보난 버국새도 가스승 일어난다
이번 참에 요버국이 ᄂᆞᆯ고 간다 흥찍다 보니 버국새는 ᄂᆞᆯ고(놀고) 간다
또 다시 찍엄시면 버국새를 봉가(주어)보자
삼시(세) 번에 못 나올 거이냐 버국새가 나오라 간다
요 버국새야 내 도치(도끼)에 ᄂᆞᆯ아(날아)가라
ᄒᆞᆫ(한) 두 번 찍고 봐도 아니뒈네(안되네) 오늘 중에 요 낭이야
내 손톱에 들엇저 이제부터 시작 ᄒᆞ여보자 허궁아기 떠럼마야

ᄒᆞᆫ번 찍고 보니 버국새 털도 일듯 말듯 ᄒᆞ는구나
또 ᄒᆞᆫ번 찍어보자 이번 소리에 버국이는 일어난다
세 삼번에 요 버국은 ᄂᆞᆯ고가라 흥 그만 ᄒᆞ난 ᄂᆞᆯ긴 ᄂᆞᆯ뒈 삼궝이가 걸렷구나
요 놈의 궝이도 내 도칫(도끼)밥에 녹아간다
이번 ᄒᆞᆫ번에 이 나무가 쓰러지련 흥쉬 아고 놀래집니다(대톱질 소리)

산범 ᄀᆞᇀ은(같은) 요 톱으로 스르륵 스르륵 낭 끊는 소리여
요 산 중에 놀던 낭도 반대목은 상장목이여 중장목을 비고나 고나
하장목이 드러나고 동으로 벋은 가지에 어 어 서으로 벋은 가지라
스르릉 스르릉 다 ᄍᆞᆯ란(짤라) 보난 일등 가는 대들보 ᄀᆞᆷ(감)이로구나

어떤 사름 팔제나 좋앙 부모덕에 고대광실 높은 집 짓엉 살건마는
이내 팔제 기박허난 낭목젱이 허멍 살단 보난 놈으집이 족은 일만 허는구나
요런 팔제 기구한 것도 제 팔제 제 ᄉᆞ주(사주)인걸 어느 누구를 원망 ᄒᆞ랴
내두 남제(남자)나라 살암시민 요런 일도 면ᄒᆞᆯ(할) 때 이시리니(있으리니)
좋은 집에 좋은 재목에 부모 은덕 받은 사름덜(사람들)
어느 누구 원망 말고 조상에다 효도 ᄒᆞ고 은덕으로 사는 줄 알어라(나무 끊는 소리)

명월(明月)리 설촌(設村) 유래다. 한 어른이 나무를 베고 있었다. 이곳을 지나던 군위(軍威) 오(吳)씨가 이렇게 많은 나무를 베어 뭘 하겠냐 물었다. 집 지으려 한다. 노인이 답변했다. 나도 이곳에 살고 싶은데 그 나무를 나눠 줄 수 있겠느냐? 오씨가 부탁했다. 물 맑은 이 지경(地境)은 오씨가 차지해 살아 마땅한 땅이다. 서로 도우며 이웃해 살자. 진(秦)씨 어른이 벤 나무를 나누어 주었다. 그 나무를 베던 이 진주(晋州)진(秦)씨가 이미 터전을 마련한 곳이 하동, 군위오씨가 새로 설촌(設村)한 곳이 중동이다.

나무 내리는 노래(낭 내리는 노래, 낭 내리는 소리, 낭 끗어 내리는 소리)는 자른 나무를 산에서 끌고 내려오며 부르는 소리다. 나무 끌고 내려올 때 지나치던 지형과 경계(境界)가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 요즘 같이 중장비가 없던 당시 소와 사람이 호흡 맞춰 조심조심 쉬어가며 힘들게 내려왔다.

이낭 끊어 놓은디(데) 어떵 끗어(끌고) ᄂᆞ리(내려)와 보코(볼까)
쉐(쇠)로 ᄒᆞ영(해서) 끗엉 갑주게 어떵 ᄒᆞᆸ(합)니까
우리 쉔 약허곡(약하고) 집(다른 집) 쉐나 메와보카(메워볼까)
저리 메와사 끗읍니다게 낭이 커부난(커서) 마씀
아 경허주 게민(그러면) 거 우리쉐가 부룽이난 게민 우리쉔 게민 뒷상
밖인 안 뒌건디 집의 쉐 선상(머림)허카? 게건 선상 ᄒᆞᆸ주게
요놈의 쉐가 암쉐 봐젼(봐서) 씽씽허곡(하고) 경 ᄒᆞ(하)는 전례우다
숫쉔 보민(보면) 아메나(어떻게든) 메와 보주 코삐 틀엇져(틀었져)
선상 쉐 잘 심어 이 뒷상 쉐거 루밀리메(밀리다)
예 잘 심었수다 식어식게 어찌 막 확확 ᄌᆞᆸ아(잡아) 댕기지(당기지) 안ᄒᆞ연 (안하고) 울럿이(우두커니) 산(서서) 뭐 다치지 말아 이 쉐가는 디(데) 다치민(다치면) 큰일나메이(납니다)
예 걱정맙서 ᄒᆞᆫ저 쉐나 ᄆᆞᆯ앙(몰아) 흥애기 ᄒᆞ멍(하며) 갑주기어야(갑시다)
이스렁 밧디서 거루밀젠(밀치다) ᄒᆞ난 만세동산 더레(쪽으로) 구붓구붓 ᄂᆞ려(내려)간다 아~ 집으로 ᄂᆞ려 가는 구나

만세동산ᄁᆞ지(까지)오난(오니) 오광이도래질(길) 잘 닿이민(닿으면) 쉐덜(쇠들)은 곳 초ᄃᆞᆯ음(달음) ᄃᆞᆮ나(뛴다)
어뜩어뜩(어득어득) ᄒᆞ단 보난(하다보니) 오광이도 오라시매(왔으니) ᄒᆞ끔(조금) 쉐 쉬왕(쉬어)가자
기영(그렇게) ᄒᆞᆸ주(합시다) 세왓당(멈춰 섰다) 갑주(갑시다)
쉐는 이젠 쉬와시니(쉬었으니) 걸음 일롸(일으켜) 봅시다
걸음 일루난 천아오롬 노릇노릇ᄒᆞᆫ 드릇(들판)은 쉐덜 발 다치카(다칠까)
가 부덴 걱정뒈부난(되어서) 쉐덜은 상고르난 잘도 걸어간다
오~어느 덧에란 짐시못ᄁᆞ지(까지) 오랏구나(왔구나) 홍
등애비깨굴알로 가시낭ᄆᆞ를(나무마루)ᄁᆞ지(까지) ᄒᆞᆫ(한)걸음에 ᄂᆞ려간다

가시낭ᄆᆞ를 오라시니 쉐랑 ᄒᆞ끔 쉬우멍 ᄄᆞᆷ들이멍(뜸들이며) 가보자
쉬어시매 ᄒᆞ끔 이제랑 ᄆᆞᆯ아보카(몰가) 이식저식ᄒᆞ여(이때저때하며) 기여가난 쉐는 걸음일롸(일으켜) ᄒᆞᆫ질(한길) 알러레(아래로) 불큰소 알러레 ᄂᆞ릇 ᄂᆞ릇(노릇노릇) ᄂᆞ려간다
왜완이멩이 얼트락덜트락ᄒᆞᆫ디(한데) 오난(오니) 쉐덜은 힘 아니 내어도 작지신디(자갈있는데) 낭ᄀᆞ져(가져)오란 점점 재게(빨리) ᄆᆞᆯ아(몰고)가는구나(낭 내리는 노래)

* 부릉이=부룽이=부랭이=부룩소=숫소. 이승렁 밧디=애월읍 광령리 1100고지 동북쪽에 있는 오름. 천아오름=애월읍 광령리 산 182-1에 위치한 오소규모 말굽형 화구 오름. 얼트락덜트락=울룩불룩한 모양

ᄒᆞᆫ두 번 찍어 봐도 펜지롱 펜지롱 제 자리 장목이 벵(병)이 나신가
질(길)카는(가는) 아주망덜(아주머니들) 조심이 갑서(가세요)
낭 주적에 맞앙(맞아) 다칩니다 끼익
벨(별다른) 낭이 어서(없어) 욜로(여기로) 그 술(줄) 잡아
ᄒᆞᆫ면(하면) 나사시니(나으니) 이젠 담배나 ᄒᆞᆫ대(한대) 핍고
ᄎᆞᆷ(참) 질긴 낭이로고 이 낭 게메(그러니까) 보기에도 질겸직(질길듯) 허우다(같다)

거 어찌 오늘은 이 때도록 낭깎으레 댕겨도(다녀도) 이런 낭 처음봤네 이거
오늘은 손 붕물어야(부르터야) ᄒᆞᆯ(할)로고 할붕물므로 ᄒᆞᆯ(할)수 시어(있어)
어떵어떵 두르뒈어도(덜되도) 잘뒌(된) 걸로 ᄒᆞ영(많이) 보내민 뒈주(되지)

궝이가 들엉(들어) 날 못살암시민 낭 꺾어짐밖에 더허랴
궝이 쪽은 조그만 씩 도왁도왁(도와) 궝이 냉겨(남겨)두고
궝이가 냉겨시매 ᄒᆞᆫ 번 기신에 주적새랑 날고 가랑 흥 착
그만 ᄒᆞ난 세면은 나삿구나(나았구나) 요 술 그레(그쪽으로)심엉(심어) 예 호꼼(조) 쉬영 ᄒᆞᆸ주 붙은(하던) 참에 허여부러(해라) 요거 ᄒᆞᆫ번 ᄒᆞ민(하면) 말거 허여 뒁(두고) 쉬주(쉬자)
장담 ᄒᆞ당 버침사(버치다) ᄒᆞᆯ티(할지) 모르긴 모르되 허여보쥐(해보자)
요거 ᄒᆞ면 버청 쉬엿젱(쉬었다고) ᄒᆞ민(하면) 놈이(남이) 웃을 거니
ᄒᆞᆫ번 허여보자 흥! 거 쉬멍 ᄒᆞᆯ 걸 어려왐직(어려울 거) 허긴 허다(같다)
그러나 만졍 ᄒᆞᆫ 번 소리치어 볼까 흥 ᄒᆞ염시민(하고 있으면) 이 낭 ᄒᆞ나(하나) 벰으로사 흥
그만 허면(하면) 대낮부터 먹음은 부치럽지(부끄럽지) 아니 헐로구나(하겠구나) 흥칙(나무오리는노래 )

* 펜지롱(펜두룽, 펀두룽)= 물끄러미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다.

제주는 전통적으로 개방적이다. 관용적이고 수용적이다. 다들 열심히만 하면 큰 부자로 살지 못해도 남들에게 아쉬운 소리 안하며 자기 ‘직시(몫)’만큼 살아 갈 수 있다. 열심만 하면 박토(薄土)일망정 누구나 토지를 가질 수 있다. 차이를 다름으로 인식할 줄 알고 본능적으로 차별을 용납하지 않았다. 명월뿐 아니라 다른 마을 설촌 유래에서도 외부인을 두루 포용했던 사례가 많다. 명월천이 흐르는 명월에서 월계(月溪) 진좌수(秦國泰) 집안 선인(先人)이 실천하셨던 가치는 ‘너그러움’이다. 그래서 너그러울 관(寬)으로 작명했노라고 아버지가 생전에 말씀해 주셨다. 내려놓아야 비로소 보인다.

명월천에는 지금도 300~500년 된 퐁낭(팽나무)이 64그루 있다. 설촌 이래 농지 개간하고 집 지으며 많은 나무들을 벌채했지만 명월천 나무는 보호했다. “건천(乾川)에 나무가 없으면 한기(旱氣)가 살수로 되어 재해가 일어나고 건해(乾害)가 터지면 빈촌(貧村)이 된다.” 때문에 “일지일엽(一枝一葉)이라도 손상시킨 자 목면(木綿) 반 필(半 匹)을 징수(徵收)한다”(명월리 향약 중 팽나무 보호에 대한 규정). 이를 위해 ‘종수감(種樹監)’이라는 직책을 두었다(2003 명월향토지, 편찬위원장 오승용 전 교장선생님).

1943년 1월 조천읍 선흘리 웃동네 25가구가 뜻을 함께 하여 소나무를 심어 가꾸자는 식송계(植松契) 결성했다. 고달주 계원이 소나무를 심을 부지를 기부하고, 계원 1인당 2원씩 모아 선흘리 1413번지 외 2필지 5천여 평 매입했다. 여기에 소나무를 심어 숲(松林)을 조성했다. 애석하게도 이 송림은 ‘제주 4.3’때 불에 타 사라졌다. 그로부터 70여 년 후, 그 후손들이 식송탑(塔)을 세워 그 뜻을 길이 전하고 있다. 애써 라도 찾아가 그 뜻을 되새겨 봄직 하다. 그래야 제주 섬놈이다.

할로산(한라산) 삼신산에 놀고 자던 나무로구나 이름이나 불러볼까
소리벌에 소리나무로구나 어허 두리두 방하기여
초사슬을 찍어놓고 어허 두리두 더럼마야
요 나무는 무슨 나무냐 가시나무 솔피낭(쇠물푸레나무)이로구나
울긋불긋 대죽피나무 어허 두리 방에기여
재사슬에 찧고 나니 어느 안전에 바칠러냐
동해 용왕 나실러냐 삼주적을 찧고 보니
어허 불쌍 강태공의 나실러라 제사죽을 찧고 나니
어허 두리두 방하기여 아이고 궂어라 요놈의 팔제(팔자)
너 팔제나 내 팔제나 ᄒᆞᆫ 팔제가 아닐러냐
어허 두리두 방하기여 요 놈의 귀자귀여
정의년이 궁둥이 만썩 대정년이 볼기짝 만썩 늙은 쉐이 도금착 만썩

요 놈이 나무야 서럽다고 울지마라 관가에 대들포가 되면
아고저라 고관대작 우이(위)앉아 희롱도 ᄒᆞ고(하고) 나고
팔제 궂엉(궂어) 가난한 놈이 문에 가면 아무 맛이 없어지엉
내(연기)만 마셔 향화로 받는다 어허두리 방하기여 요놈의 낭이어라(낭깎는소리)

* 귀자귀=날이 있는 쪽이 넓적한 자귀, 도금착=소 등에 얹는 짚으로 짠 덮개, 덕석, 향화(香火)=향을 태우는 불.

 
▲ 진관훈 박사

‘낭 깨는 소리’는 도끼로 나무를 쪼개며 부르는 노래다. 매우 위험한 작업이어서 노래라기보다 리듬 타며 허리를 이용하여 적소(適所)를 타격할 때 입에서 나온 소리다. 원래 도끼질은 힘으로 하는 게 아니다. 유연하게, 도끼머리가 내려 올 때 오른 손 힘 빼고 앞으로 내 던지듯이 해야 한다. 그래야 안 다친다. 나이 들수록 힘을 빼야 한다. 나이 들수록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도끼질도 그렇다. 괜히 아는 척 하는 게 아니라, 어릴 적 할아버지가 도끼질 시범보이며 해 주신 말씀이다. 열리(猊來)에서. 당시 할아버지 도끼질 수준은 요즘말로, 원 샷(one shot) 원 킬(one kill)이었다.

어두야 방아로다 요 산 중에 놀던 낭은
낭근 아니 물둠비(순두부)여 주적새랑 ᄂᆞᆯ고 가라
나 소리랑 산 넘어 가라 나 소리랑 물 넘어 가라
우리 벗님 어딜 가고 요거 ᄀᆞᇀ이(같이) 서둘러 줍서
어기 여차 홍애로구나 어야 뒤야 방아로다(낭깨는소리)

<참고문헌>

김영돈(2002),『제주도 민요 연구』, 민속원.
제주연구원〉제주학아카이브〉유형별정보〉구술(음성)〉민요
http://www.jst.re.kr/digitalArchive.do?cid=210402
http://www.jst.re.kr/digitalArchiveDetail.do?cid=210402&mid=RC00089900&menuName=구술(음성)>민요http://www.jst.re.kr/digitalArchiveDetail.do?cid=210402&mid=RC00088940&menuName=구술(음성)>민요
좌혜경 외(2015), 「제주민요사전」, 제주발전연구원.

☞진관훈은? = 서귀포 출생, 동국대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 사회복지학 박사(2011), 제주특별자치도 경제특보 역임, 현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 제주대학교 출강. 저서로는 『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 『국제자유도시의 경제학』(2004), 『사회적 자본과 복지거버넌스』 (2013), 『오달진 근대제주』(201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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