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20~30대 청년 절반 이상이 결혼에 대해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이 결혼에 대해 더 부정적이거나 미온적인 입장이었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제주지역 저출산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제주지역 2030 미혼청년의 결혼·출산의향과 정책 대응방안’ 연구보고서를 28일 발간했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도내 20~39세 미혼청년 400명을 대상으로 한 결혼·출산 관련 인식 및 배경, 정책 수요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조사기간은 지난 6월29일부터 7월17일까지로 자기기입식 조사 또는 1대1 대면 면접조사로 이뤄졌다.
이 연구에 따르면 20~30대 미혼청년의 57.8%가 결혼의 필요성에 대해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외에 ‘결혼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27.3%,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응답이 7.8%,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4.5%로 나왔다.
여성가족연구원은 이에 대해 “과거 결혼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절대적이었다면 청년 세대는 결혼의 필요성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 및 인식이 매우 높아졌다고 보여진다”며 “이는 매우 주목할만한 변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결혼의 필요성과는 별개로 ‘결혼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의 51%로 나왔다. 또 ‘현재는 없지만 언젠가 결혼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30.5%였다. 그 외에 ‘과거에는 결혼할 의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가 5.8%, ‘현재도 앞으로도 결혼할 의향이 없다’가 4.8%로 나왔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결혼의향에 좀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미혼 청년여성이 결혼의향에 미온적인 경우가 26.3%로 남성 11.1%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결혼의향이 있는 미혼청년을 대상으로 어떤 상황이 되면 결혼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직장의 안정’이 28.3%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결혼할 사람이 생기면’이 27.8%, ‘결혼자금 마련’이 21.4%, ‘주거의 해결’이 9.4% 등이었다.
여성가족연구원은 이에 대해 “청년세대에게 다각적인 결혼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가질 것인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3%가 ‘자녀가 있든 없든 상관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특히 미혼 청년여성이 자녀의 필요성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경우가 41.2%로 남성 25.2%보다 더 높게 나왔다.
청년들의 희망 자녀수는 1.91명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실제로 계획하는 자녀의 수는 1.36명이었다.
자녀 수를 1명 이하로 계획하는 이유는 ‘자녀 양육부담’이 44.5%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그 외에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위해서’가 20.9%, ‘결혼의사가 없어서’가 8.8% 등이었다.
여성가족연구원은 이 조사를 토대로 ▲성평등 및 연애, 결혼, 출산 관련 교육 및 상담지원 ▲청년 동아리 및 활동 지원 ▲일자리 및 자아실현 지원 ▲결혼 준비 지원 ▲청년·신혼부부 주거 지원 등을 정책방안으로 제시했다.
또 출산 지원방안으로는 ▲출산지원제도 등 홍보 강화 ▲임신 및 출산과정 지원 ▲일·가정 양립 및 양육지원 등을 제안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