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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삼춘 볼락누이-민요로 보는 제주사회와 경제(15)] 타작노래

 

어떤 사람 팔재 좋앙 고대광실 높은 집에 팔재 좋게 저마는 
요네 팔재 험악 허영 불더위에 요 마당질 허야도 홍아 

 

타작(打作)은 곡식 이삭을 떨어 낟알을 거두는 농사일이다. 바심, 풋바심이라고 한다. 조+바심=조바심=조의 이삭을 떨어서 좁쌀을 만듦. 추수는 감사하나, 타작은 그렇게 마음 졸이는 작업이다. 그러나 걱정은 우리를 힘들게만 할 뿐 어디에도 데려다 주지 못한다.  

 

제주에서는 밭 구석이나 마당에서 도리깨를 이용하여 보리나 조, 콩 등 잡곡을 타작했다 도리깨로 타작하는 곡식이 주로 보리였기 때문에 ‘보리 타작소리’라고 했다. 또한 콩이나 팥도 도리깨로 타작하기 때문에 그냥 ‘타작노래’라 부른다. 아울러 도리깨를 사용하는 일이므로 ‘도리깨질 소리’, 주로 마당에서 타작이 이루어졌음으로 ‘마당질 노래’라고 했다.

 

욜로(여기서) 요레(여기) 누게나(누가) 앉고 허야도 홍아 
설룬(서러운) 정례(貞女) 말이로구나 두드렴시민(두드리다보면) 부서나진다 
ᄒᆞᆫ(한) 번 ᄄᆞ령(때려) 열 방울 썩(씩) 두 번 두드령 백 방울 썩 
부서나지라 깨어나지라 두드렴시민 굴축난다(일이 줄어든다) 

 

질ᄀᆞᆺ(길가) 집에 도실낭(복숭아나무) 싱겅(심어) ᄃᆞ냐(다냐) 쓰냐 
맛 볼인 셔도 내일 도웰(도울)이 하나도 읏구나(없구나) 
ᄒᆞᆫ착 가달(한쪽다리) 땅에 붙이곡 ᄒᆞᆫ착 종에(종아리) 높이 들고 
ᄆᆞᆯ착ᄆᆞᆯ착 두드려 보게 

 

내 인심이 날만 ᄒᆞ면(하면) 오뉴월 보리마당 나 혼자 지리 
놈이 첩광(첩과) 소낭기(소나무) ᄇᆞ름(바람)은 살맛이 읏고(없고) 
지세어멍(엄마)광 오롬엣(오름에) 돌은 둥글당도(뒹글다가도) 사를매(살아날 일) 난다 
간간 놀젠 간섭에 가난 가난 ᄒᆞ멍(하며) 이 눈물이라 
생일에도 호사가 있다 먼딧(먼데) 사름(사람) 보기나 좋게(마당질소리)

 

* ᄆᆞᆯ착ᄆᆞᆯ착(쌈빡쌈빡, 문덕문덕)=잘 드는 칼에 쉽게 깊이 베어지는 모양

 

도리깨(도깨)는 수확한 곡식을 타작할 때 쓰는 농기구다. 도리깨 구조는 손잡이, 타부(打部), 연결부(連結部)로 이루어진다. 손잡이는 ‘어시’, 타부를 ‘아덜(아들)’, 연결부를 ‘ᄐᆞᆯ레(털래)’라 한다. 어시는 길이 2m 정도 막대기로 꼭대기에서 10㎝ 정도 내려온 지점에 직경 2㎝ 가량 구멍을 뚫어 연결부인 ‘ᄐᆞᆯ레’를 끼운다. 끼워진 ᄐᆞᆯ레에 다시 아덜을 끼워 맞추고 줄로 묶어 고정시킨다.

 

타부인 아덜은 직경 1㎝, 길이 1m 가량 되는 막대기 2~3개를 뭉쳐 한쪽 부분을 칡 또는 신설란으로 짠 새끼줄을 묶는다. 어시는 때죽나무, 아덜과 ᄐᆞᆯ레는 단단한 윤노리나무로 만들었다. 손잡이 잡고 위에서 밑으로 휘두르면 타부인 아덜이 한 바퀴 회전하면서 곡식을 두드린다(네이버 지식백과,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타작하는 일을 ‘마당질’이라 했다. 수확기 마당에 멍석 15개 정도 깔고 동네사람들이 함께 모여 한쪽에 10명씩, 20명이 마주보며 도깨질 했다. 곡식 훑는 사람, 타작하는 사람, 타작한 곡식 나르는 사람 등이 각자 역할에 맞게 일하며 소리한다.    

 

쌍일(常日)에도 호사가 이시랴(있으라) ᄒᆞᆫ착(한쪽) 가달(다리) 
우터레(위로) 들르멍(들며) 두드렴시민 굴축 난다 
양끝 잡앙(잡고) 제친듯 ᄒᆞ라(하라) 우는 애기 젖을 준 들 어야도 홍아 

 

쌍일에도 ᄆᆞ를(마루)이 잇저 좁은 목에 베락(벼락) 치듯 
너른 목에 번개 치듯 요 동산을 때리고 나가자 

 

나 놀레(노래)랑 산 넘엉 가라 나 놀레랑 물 넘엉(넘어) 가라 
물도 산도 난 아니 넘엉 요 짓 올래 지 넘엉 간다 
저 하늘에 뜬 구름아 비 쌓였나 눈 쌓였나 비도 눈도 난 아니 쌓연 
소리 멩창(명창)만 들고나 저(간다) 어야홍아 어야도 홍(타작소리)

 

‘보리타작 소리’는 나란히 마주서서 일하는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 앞소리 메기면 여러 사람이 후렴을 받는 선후창 형식으로 부른다. 목도리깨꾼은 앞소리 부르며 종도리깨꾼에게 타작할 보리 젖혀 주고 노래 사설로 두드릴 곳을 알려 주며 일을 지휘한다. ‘보리타작 소리’ 사설은 일꾼들을 격려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힘든 타작 일 하며 노래하는 사설로 해학적 표현이 들어있다. 

 

동산이여 굴렁(구룽)이여 ᄄᆞ리라(때려라) 또 ᄄᆞ리라 요놈의 동산 무너지라
동펜(편) 동네 저 총각놈 붕에(붕어) 눈을 ᄇᆞ릅뜨곡(부릅뜨고) 
갈산절산(이리저리) 헤싸 감져(헤쳐간다)
뒷테레(으로) 물러사멍(서며) 요 동산을 두르려 보자
요내 동산 버치고(힘들고) 가믄(가면) 넘어가는 사름(사람)도 웃을서라 

 

막집의도 ᄆᆞ를(마루)이 싯나(있나) 살집의도 ᄆᆞ를이 싯나
생이(새)에도 ᄆᆞ를이 싯나 ᄆᆞ르ᄆᆞ르 ᄉᆞ꾸와(솎아) 가멍(가며)

 

설른(서러운) 어멍(엄마) 무신(무슨) 날에 날 나근(낳아)에 
요런 벳듸(볕에) 요런 일 ᄒᆞ랜(하라고) 날 나싱가(낳았나) 
이 보리를 두드리민 멧 헤(몇해)나 살을 거냐 
유월 염천(炎天)에 ᄄᆞᆷ(땀)흘리멍(흘리며) 이 마당질 ᄒᆞ민두어(해두면) 
백 년이나 살을 거냐(살거냐)

 

설룬 정네 앞을 두어 마쳐나 보게 ᄄᆞ려나 보게
양 끗 잡앙(양끝 잡아) 제친 듯 ᄒᆞ게 어느제랑(어느때랑) 다 두둘코

 

수무나문(스무남짓) 설나문(서른남짓) 적읜(때는) 입산낭(나무)도 무에레(메러)간다 셍설베기도 휘우레(휘저으러)간다 
철석 ᄀᆞ뜬(같은) 나 어께(어깨) 들영(들어) 
요만(이 정도) 일을 버치고(버겁고) 가민(가면) 웃을 것은 놈이로 구나

 

심(힘)을 내영(내어) 두드리자 
올희(올해) ᄒᆞ신(하신) 농ᄉᆞ(농사)는 멧(몇) 섬이나 뒐건고
오ᄂᆞᆯ(오늘)도 이것 다 못 ᄒᆞ(할)로구낭 ᄒᆞᆫ저(어서)덜 ᄒᆞ라(하라) 
나 가심(가슴)에 화 드는 중 몰람시냐(모르더냐)

 

보통 5월쯤 보리를 수확한다. 수확은 장만을 고려하여 2~3일 내 빨리 해치워야 한다. 늦장 부리다가 장마가 겹쳐 버리면 수확할 때 애 먹고, 수확해도 건조할 때 어려움이 많다. 예전 제주지역에는 각 학교마다 ‘보리방학’이 있었다. 보리방학은 감저(고구마)방학과 함께 농번기를 고려하여 생겨난 특별방학이다. 이는 ‘감귤방학’으로 이어졌다. 요새는 모르겠다.

 

보리 수확과정을 살펴보면, 우선 다 자란 보리를 베어낸 후 말린다. 그 다음 보리클(탈곡기가 보편화되기 이전)로 이삭을 훑어낸다. 훑어낸 이삭을 마당에 10cm 두께로 깐 다음 도깨(도리깨)로 타작한다(보리클은 대략 1920년대 중반 제주도에 들어왔다고 추정된다). 현대식 탈곡기인 맥타기(麥打機)가 들어온 후(대략 1950년경으로 추정) 도리깨에 의한 수확이 사라졌다.

 

1938년 제주지역 농업과 농민을 조사한 다카하시 노보루에 의하면,

 

음력 6월 20일 경 5인이 보리 이삭을 훑어낸 다음 도리깨로 탈곡한다. 장남은 보리 묶음을 운반하고 주인은 보리 이삭을 훑어내며 며느리와 차녀는 보리 짚에 달려있는 이삭을 떼어 낸다. 도리깨는 5인이 함께 쓰며 말(馬)이 많은 집에서는 도리깨 사용 않고 말로 하여금 밟게 한다(高橋 昇, 1939.)

 

보리 수확 때 간혹 스락(까끄라기)을 불에 살짝 태운 다음 태작(타작) 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장마로 인해 보리가 충분히 건조하지 못할 경우(스락이 긴 질우리 품종) 예외적으로 행해졌다. 보리농사가 활발하던 때 마당, 올래, 심지어 먼 도로까지 보리 널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보리를 널어 말리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마당질덜(들) 헤여(해) 봅주 허야도 홍아 요것도 셍곡 저것도 셍곡 
요것도 ᄄᆞ리곡(때리고) 저것도 ᄄᆞ리곡 요것도 셍곡이여 저것도 셍곡이여 

 

좁은 골목 번개치듯 너른(넓은) 골목 베락(벼락)치듯 셍곡만 ᄄᆞ려보자 ᄄᆞ리고 ᄄᆞ려보다 
ᄎᆞᆽ아(찾아) 들멍(들며) ᄄᆞ려보자 간세(게으름) 말앙(말아) ᄄᆞ려보자 
물러 사멍(사며) ᄄᆞ려보다 허야도 홍아 
어시는 족낭(때죽나무)어시 아덜(아들)은 윷놀이낭(윤노리나무) 
도깨는 ᄉᆞᆯ피낭(솔피나무) 아덜은 좋음도 좋다 

 

우리 어멍 날 낳을 적에 어떤 날에 낳던고 
눈먼 날에 나도 낳고 눈먼 시에 낳건마는 
어떤 사람 팔재(팔자) 좋앙 고대광실 높은 집에 
팔재 좋게 저마는(잠자지만) 요네 팔재 험악허영(해서) 
불더위에 요 마당질 허야도 홍아 

 

요 보리는 어딧(어디) 보리 별진밧 보리여 
높은 산에 눈 날리듯 야튼(낮은) 산에 제(재) 날리듯 
억수 장마 빗발치듯 초양초양 ᄄᆞ려(때려)보자 
ᄒᆞᆫ 가달(한다리)랑 높이 들곡 ᄒᆞᆫ 가달랑 ᄂᆞ려(내려) 디뎡(딛어)
무큰무큰 ᄄᆞ려보자 동창으로 서창 끗ᄁᆞ지(끝까지) 억만큼 시겨보자(도깨질소리)

 

* 셍곡=타작할 때 알이 채 떨어지지 않은 곡식

 

조는 강한 서북풍에 알이 떨어지기 쉽다. 때문에 霜降(양력 10월 23일) 7~8일 전 ‘그리’만 호미로 끊어 가멩이나 멩탱이에 담고 집에 와서 마당에 널어 2~3일 간 건조시킨다. 그렇게 말린 후 마당에서 ‘도깨’로 내리쳐 탈곡했다. 소나 말로 밟는 경우도 있었다(어릴 적 우리 할아버지네도 그랬다). 그 다음 멍석위에 솔팍에 담아 바람에 불림질 한다. 그러고 나서 다시 멍석 위에서 2, 3일 말린 후 항아리나 뒤주에 담아 저장한다. 수확량이 많은 노린조(모인조)를 가장 많이 생산했고 제사 때 쓸 떡 만들기 위해 흐린조도 재배했다(조떡).

 

간들간들 강남 좋아 어려움은 서월(서울)이여 서우러ᄃᆞᆨ(닭)은 소리도 좋다
즤주(제주) 강남 소낭긔 앚앙(앉아) 조선국을 지울렴고나
ᄒᆞ당 말민(하다 말면) 놈(남)나 웃나 모다들멍(모아들어) 두드리게 
요 동산은 셍곡이여 모다들멍 두드리게

 

간지나다 초(표)나다 말라 ᄌᆞ른(짧은) 적삼 진(긴) 치메(치마) 입언(입어) 
신작로 구듬(먼지) 씰린(쓸린) 베 웃다 누게신디(누구에게) 애기랑 베영 
허리 치닥(치레) 베 치닥 말앙(말아) 굽엉(굽어) 일을 우겨 보게

 

ᄀᆞ랑(고랑)빗발 쒜(쇠)빗발로 ᄄᆞᆷ(땀) 들이멍 숨 들이멍 
조차(좆아)들멍 물러사멍(물려서며) 요 보릿뭇 ᄄᆞ려 보자

 

너른 목에 베락치듯 좁은 목에 도새기(돼지) ᄆᆞᆯ(몰)듯 노픈(높은) 듸(데)랑 두드려 가멍(며) 
ᄉᆞᆯ짝ᄉᆞᆯ짝(살짝살짝) 들어사멍 앞읫(에) 사름(사람) 뒤로 가멍(가며) ᄄᆞ리라
너른(넓은) 목에 펀께(번개)치듯 좁은 목에 베락치듯(타작노래)  
 
* 셍곡=타작할 때 알이 채 떨어지지 않은 곡식
 
“콩 마당질 사돈칩(집)지(까지) 간다.” 타작한 콩이 튀어 사돈집까지 간다. 콩을 타작할 때 알이 멀리 튀겨나감을 실감나게 드러내는 제주속담이다. 콩 수확도 상강 무렵에 한다. 그런데 콩 그루는 굳어 마르면 베기 힘들다. 때문에 콩은 베기보다 호미를 대고 뒤로 제쳐 꺾는다. 그걸 마차나 지게에 져 집 마당으로 나른다. 그 다음 집 마당에서 도리깨로 타작 한다. 타작 후 멍석위에서 불림질 한다. 그래서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을 ‘콩 불림 직  날’이라 하였다. 

 

요놈의 보리 방울덜(들) 아웃 밧데레(밭으로) 털어(떨어)진다
콩을 두드리민 사둔(사돈) 집ᄁᆞ지(까지) 튄댕(튄다) ᄒᆞ여도(해도) 
앞 밧ᄀᆞ찌(밭까지) 바긔(밖에) 아니 감고나(가는 구나) 
요거여 저거여 ᄒᆞᆫ(한)번만 앗아놔도(앉아도) 보리낭이 ᄀᆞ를(가루)뒌다

 

요 농국(농곡)을 지어다근 우리나라 바칠 농ᄉᆞ(농사) 전베 독선 ᄒᆞ실 농ᄉᆞ
요 동산은 누게(누구) 앞고 설룬 정녜 앞이로 고나
요 동산을 ᄄᆞ리고 가게 비사(비가) 올티(올지) ᄇᆞᄅᆞᆷ사(바람이) 불티(불지) 갈산절산(이리 저리) 벌겨(벌려) 놓은디

 

요 동산을 ᄄᆞ려 보게 요 지집(계집)아이야 요레(이리) 오라
허리 치닥(치레) 등 치닥 말알(말아) 소곡소곡 ᄄᆞ려 보게
요 매만이 ᄄᆞ리라 요디(여기) 싯져(있다) 요디(여기) 왓져(왔다)
주레베똥(배꼽) 하늘 베우멍(보이며) 붕에(붕어) 눈을 부릅뜨곡

 

보리 눌로 발 죽이랜 비룽비룽 ᄒᆞ엿고나
이 뭇을 놓곡 심(힘)을 쓰곡 치고 보게 ᄄᆞ리고 보게
이 용시(農穀)를 두리리영 ᄒᆞᆫ(한) 섬 두 섬 
궤팡(고팡)에다 ᄎᆞ근ᄎᆞ근(조근조근) 놓앗다근 동지 설ᄃᆞᆯ(달) 진(긴)진 밤의 베(배) 두드리멍(며) 먹어보게

 

* 전베 독선=한 배에 그득 물건을 실음. 비룽비룽=구멍이 숭숭 나거나 틈이 벌어져 있는 모양

 

클이 본격 보급되기 전 제주지역에는 ‘거상치기’라는 탈곡방법이 있었다. 예전 강정식박사와 상가리 마을조사 때 마을 어르신으로부터 처음 들었다. 정확한 기억인지 모르지만 오래 전 상가리에서는 바닥에 멍석을 깔고 벼나 보리 묶음단을 나무나 돌에 때려 탈곡하는 방식을 사용했었다고 한다. 그 비슷한 사례를 1938년, 제주지역 농업과 농민을 조사한 다카하시 노보루의 연구노트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대지 안의 조제장에 덕석을 깔고 그 위에 둥근돌(높이 1척 내외)을 놓아 새끼(직경 6푼, 길이 1발쯤)로 벼 묶음을 감아 이삭을 돌에 때리면서 탈곡한다. 한 사람이 중앙에서 탈곡하는데 한 사람은 벼 묶음을 그에게 넘겨주고 다른 한 사람은 탈곡이 끝난 볏단을 받아 탈곡이 덜된 벼를 몽둥이로 때려 떨어뜨린다. 남자 둘(호주, 장남) 여자 1인(안주인)이 하루 걸렸다”(高橋 昇, 1939, 96쪽). 

 

이 짝(쪽)으로 넘어간다 이 짝으로 두드리게
이 곡석은 어떤 곡석고 씨를 뿌령(뿌려) 커 나가민
검질(김) 메영(매고) 거름 주민(주면) ᄈᆞᆯ리(빨리) 컹(커) 
등에 지영(져) 거둬 오민(면) 우리 밥뒈는(되는) 우리 귀ᄒᆞᆫ(귀한) 곡식이여

 

즤주(제주)산은 악산이여 보리밥을 밥이엥 먹엉 
즤주 난 일이 칭원(원통)ᄒᆞ다

 

칠성님께 빌어 두언 ᄒᆞ여(하여) 놓은 요 곡석 봅서
님광(님과) ᄒᆞᆷ께(함께) 두드렴시난 금처록(처럼) 은처록 털어(떨어)점고나(지는구나)
저디(저기) 가는 저 어멍(엄마) 무시기영(무슨 일로) 웃엄수과(웃고 있나)
너른 마당 아니민(면) 좁은 마당 아니민 어떵 어떵 ᄒᆞᆸ니까(합니까)

 

이 거상치기는 육지부의 ‘개상질’과 유사한 탈곡방식이 아닐 까, 개인적으로 추측한다(이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육지부에서 마당질은 벼나 보리를 떠는 개상질과 콩, 수수 등 잡곡을 떠는 도리깨질로 나누어진다. 개상은 굵기가 10∼15㎝ 되는 소나무 서너 개를 10여㎝ 간격으로 나란히 묶고, 바닥 네 귀에 50∼60㎝ 높이 발을 붙인 기구다. 곡식단을 태질하여 알갱이 떨어낸다.

 

또한 ‘돌태’라 하여 나무 대신 돌을 비스듬히 세워 쓰며 절구를 가로로 뉘어 놓고 개상을 대신할 때도 많다. 개상질할 때 곡식단을 단단하게 죄어 묶는 끈이 탯자리개다. 가운데는 새끼로 세 겹 드리며 양끝은 손에 쥐기 쉽도록 머리처럼 땋았다(네이버 지식백과,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 여기서 말하는 돌태는 제주지역에서 흙덩이를 고르거나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땅을 다지는데 썼던 농기구인 돌태(남태)와는 다른 용도의 농기구로 여겨짐. 태질=세게 메어치거나 내던지는 짓

 

참고문헌
김영돈(2002),『제주도 민요 연구』, 민속원.
高橋 昇(1939),『朝鮮半島의 農法과 農民, 濟州島編』, 제주시우당도서관 역.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1998),『제주도의 농기구』.
제주연구원〉제주학아카이브〉유형별정보〉구술(음성)〉민요
http://www.jst.re.kr/digitalArchive.do?cid=210402
http://www.jst.re.kr/digitalArchiveDetail.do?cid=210402&mid=RC00011345&menuName=구술(음성)>민요
http://www.jst.re.kr/digitalArchiveDetail.do?cid=210402&mid=RC00003990&menuName=구술(음성)>민요
좌혜경 외(2015),『제주민요사전』, 제주발전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진관훈은? = 서귀포 출생, 동국대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 사회복지학 박사(2011), 제주특별자치도 경제특보 역임, 현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 제주대학교 출강. 저서로는 『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 『국제자유도시의 경제학』(2004), 『사회적 자본과 복지거버넌스』 (2013), 『오달진 근대제주』(201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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