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가계대출 비율이 경제규모에 비해 여전히 전국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관광산업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돼 지역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한국은행 제주지역본부가 발표한 ‘최근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제주도내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8억 늘어난 16조4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증가율은 5.2%다.
가계대출 증가율은 2016년 이후 지속적으로 둔화세를 보여 전국 증가율 평균인 4.9%에 근접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경제규모인 지역총생산(GRDP, 2018년 기준) 대비 가계대출 비율이 82.4%에 달해 전국평균(57.1%)을 크게 웃도는 전국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은 수도권 66%, 강원도 45.7%, 경상도 44.6%, 전라도 39.3% 등이다.
특히 제주도내 1가구당 가계대출 규모는 6406만원으로 전국 평균인 5288만원보다 1000만원 이상 많았다.
도내 기업대출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내 기업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13조1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2.1%(1조4000억원) 늘어났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 대출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도소매업, 공공행정 등 순으로 대출 규모가 증가했다.
가계대출 연체율 또한 높아졌다.
지난해 말 제주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29%로 2018년(0.23%)보다 0.06%포인트 상승, 전국평균(0.26%)을 웃돌고 있다.
김현태 한국은행 제주본부 기획금융팀 조사역은 "제주지역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높은 가계대출 수준, 연체율 상승속도 등을 감안할 때 금융 불안요인이 실물부문을 저해하지 않도록 금융기관이 리스크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