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천에서 집단폐사한 채 발견된 천연기념물 원앙이 전기줄에 걸려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부검결과가 나오자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가 재수사를 요구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는 20일 성명을 내고 "경찰의 조급한 수사결과에 강력한 의문이 남는다"면서 "경찰은 철저한 재수사에 착수하고 문화재청과 환경부는 강정천 원앙 전수조사를 통해 강정천 상수원보호구역을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라"고 촉구했다.
반대주민회는 "지난 2일과 10일 제2강정천교 부근에서 발견된 원앙 13마리의 사체 중 한 마리의 복부에 산탄총알이 박혀있음이 확인됐다"면서 "다수의 원앙 날개에 구멍이 뚫려 있어 엽총사격에 의해 집단폐사가 이뤄졌다는 의심이 충분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은 목이 잘린 개체가 있고, 대부분의 원앙이 강한 충격에 의한 골절상이 있었다고 해서 통신선에 걸려 죽은 것으로 수사를 종결했다"면서 "하지만 수사종결 발표 당일 강정천 하류인 왕대왓 버스정류장에서 날개에 총상으로 보이는 구멍이 뚫린 원앙 사체 1구가 더 발견돼 조류학회가 수거해갔다"고 밝혔다.
반대주민회는 "원앙과 같은 소형조류가 전깃줄에 걸려 죽는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라면서 "제2강전천교 인근 통신선에 걸린 원앙이 800m 남쪽인 왕대왓 버스정류장에서 사체로 발견된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고, 날개에 뚫린 구멍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산탄총의 경우 그 소음이 생각보다 크지 않아 100m 이상 떨어진 시설재배 농가가 듣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면서 "날고 있는 원앙이 총에 맞아 추락할 경우, 강한 충격에 의한 골절상이 직접적인 사인이 돼 지난 17일 발표한 경찰의 조급한 수사결과에 강력한 의문이 남는다"고 피력했다.
또 “조류전문가인 전북대 전임연구원 주용기 박사에 따르면 강정천에 대략 500여 개체에 이르는 원앙이 서식하고 있다”면서 “원앙의 아름다움과 생태적 가치를 고려한다면 강정천 상수원보호구역은 천연기념물 327호 원앙 서식지로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반드시 지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어떠한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재수사해야 한다"면서 "문화재청과 환경부는 강정천 원앙 전수조사를 통해 강정천 상수원보호구역을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라. 강정천 생태환경과 수질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진입도로 공사를 전면 백지화하라"고 요구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