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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움’이라는 죄악김상회의 '영화로 읽는 한국사회' - SE7EN (7)
김상회 정치학 박사  |  sahngwhekim53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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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17  12: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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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영화감독들은 작품의 마지막에 극적인 ‘반전’ 장치를 마련해두곤 한다. 영화에서 반전은 이제 일반적인 형식처럼 여겨진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이야기가 마지막을 향해 갈수록 반전이 일어나길 내심 기대한다. 이렇게 반전 영화가 많아지니 이젠 웬만한 반전의 구도로는 관객의 반전 욕구에 부응하기 어렵다.

   
▲ 누군가에게 '부러움'의 감정을 느끼면 그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된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세븐’에서 선보이는 반전은 역시 명장답게 극적이고 관객의 허를 찌른다. 연쇄살인마 존 도는 식탐, 나태, 교만, 욕정, 탐욕의 죄악을 저지른 자들은 차례로 살해한다. 이제 기독교 교부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가 「신학대전」에서 경고한 ‘7가지 죄악’에서 남은 것은 ‘부러움(Envy)’과 ‘분노(Wrath)’ 2가지다. 참 딱한 일이다. 인간들 거의 대부분이 무엇인가를 부러워하고, 무엇인가에 분노하면서 살아가니 경찰로서도 예방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저 초조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다.

드디어 존 도의 부러움과 분노에 대한 정죄가 현실로 나타난다. 분노의 죄를 저질러 정죄 받아야하는 자는 다름 아닌 밀스 형사다. 자세히 살펴보면 밀스 형사는 존 도의 살인행각에 분노하기보다는 그의 수사현장에 나타난 성가신 신문기자에게 ‘분노’한다. 정의로운 분노라기보다는 다분히 ‘핏대’와 ‘신경질’에 가깝다. 그리고, 뜻밖에도 존 도는 ‘부러움’의 죄악을 저질러서 죽어 마땅한 자로 자신을 선택한다. 존 도는 밀스 형사의 젊은 미모의 아내를 보고 부러움과 질투를 느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부러움’이란 “내가 누려야 마땅할 행운을 남이 누리는 것을 보았을 때 느끼는 고통의 감정”이라고 명쾌하게 정의한다. 철학자 버트란트 러셀은 ‘부러움’이야말로 모든 불행의 씨앗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러셀이 ‘부러움’이라는 감정을 두려워한 더 큰 이유는 누군가에게 ‘부러움’의 감정을 느끼면 그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장님들은 누군가 ‘장사 잘 되냐’고 물어오면 항상 ‘죽을 지경’이라고 대답해야만 한다. 누군가에게 행복해 보이는 것은 대개 조금 위험한 짓이다.

   
▲ 존 도는 '부러움'의 죄악을 저질렀기 때문에 죽어 마땅한 자로 자신을 선택한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존 도는 자신을 추적하는 밀스 형사가 미워서 그의 아내를 무참하게 살해한 것은 아니다. 단지 행복한 밀스 형사에게 부러움을 느끼고, 그 행복을 파괴해버리고 싶었을 뿐이다. 사랑하는 아내의 목이 잘린 시신을 보는 것만큼 끔찍한 불행이 또 어디 있을까. 아마 밀스 형사에게 자식이 있었다면 존 도는 자식들의 목을 베어 밀스 형사에게 보냈을지도 모르겠다.

존 도는 밀스 형사의 아내를 살해한 후에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와 자수한다. 그렇게 6가지 죄악(식탐·교만·나태·욕정·분노·탐욕)에 대한 정죄를 마치고 자수한다. 조금은 의아하다. 7가지를 아직 채우지 못했는데 자수한다. ‘7가지 죄악’의 마지막인 ‘부러움의 죄악’을 저지른 자는 존 도 자신이었다.

존 도는 밀스 형사에게 자신을 정죄해 달라고 청한다. 상자 속에서 아내의 잘린 목을 발견한 밀스 형사는 양손이 뒤로 묶인 채 꿇어앉아 있는 존 도의 머리에 총을 발사한다. 그렇게 존 도의 ‘7가지 죄악’에 대한 정죄 시리즈가 막을 내린다.

   
▲ 인터넷 악성 댓글의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인터넷 악성 댓글의 폐해 문제가 시끄러운 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잊을 만하면 연예인 누군가가 악성 댓글을 못 견디고 자살한다. 기껏 할 수 있는 게 연예기사의 댓글창을 닫아버리는 정도밖에 없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지적처럼 내가 누리고 싶은 모든 것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연예인을 보면 고통을 느껴서인지도 모르겠고, 러셀의 지적처럼 그 행복을 찌르고 상처 주고 파괴하고 심은 심리인지도 모르겠다.

‘부러움’은 자연스러운 감정일 수 있지만, ‘부러운’ 감정이 곧 나의 ‘고통’이 된다면 그것은 자기파괴적이다. 아마 그래서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그것이 행복해 보이는 사람에 대한 공격성과 파괴본능으로 나타난다면 그것은 분명히 죄악이겠다.

버트란트 러셀은 ‘부러움’을 관리하는 유일한 방법은 부러운 무엇을 얻기 위해 스스로 더 노력하는 길밖에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부러움’은 불행이나 파괴의 죄악이 되지 않고 자기발전의 동력이 된다. 존 도도 밀스 형사의 행복이 부러웠다면 그것을 파괴하기보다는 자신도 좋은 아내를 얻어 행복한 가정을 꾸리려 노력했으면 어땠을까. [본사 제휴 The Scoop=김상회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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