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차귀도포구 주민들 "이렇게 큰 낙석 처음 ... 정비공사 영향으로 돌 떨어진 것"
제주시 "나무뿌리 등의 영향으로 낙석 ... 전문가 진단 받을 것"

 

낙석 등을 방지하기 위해 정비공사가 이뤄지는 곳에서 오히려 돌이 떨어졌다.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당산봉에서다.

 

인근 주민들은 “수십년을 살았지만 큰 낙석은 없었다”고 입을 모으며 낙석 원인을 제주시의 정비공사로 보고 있다.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에 자리 잡은 당산봉에서 지난 21일 낙석이 발생했다. 돌은 바다쪽으로 나 있는 절벽의 상부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떨어진 돌은 충격으로 여러 조각으로 부서졌지만 일부 큰 조각의 경우는 직경이 1m 내외에 달하기도 했다. 돌의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차귀도 포구에 정박 중이던 배 위에도 파편이 떨어졌다.

 

 

주민들은 낙석의 원인을 제주시가 당산봉의 서남쪽 절벽에서 하고 있는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 정비공사로 보고 있다.

 

이 곳 정비공사는 소일네일리 공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경사면에 구명을 뚫은 뒤 철근을 박는 형식이다. 철근을 밝은 자리에는 시멘트를 부어 철근을 고정한다. 당산봉 공사는 이 과정에서 경사면의 일부가 계단식으로 깎인 상태다.

 

제주시는 기존 90도에 가까운 경사면을 45도까지 깎아냈다. 깎아낸 경사면은 식물이 자랄 수 있는 녹생토로 포장했다.

 

일부 주민은 철근을 박는 과정이 경사면 상부의 절벽에 영향을 미쳐 이번에 낙석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차귀도 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주민 A씨는 “절벽 위쪽의 돌이 깨져서 떨어진 것인데, 이게 공사로 인해 밑에서 계속 울리니까 이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벽에 있던 돌이 두 동강이 나서 떨어진 것인데, 긴 시간 동안 비바람을 견디고 태풍을 견딘 돌이 떨어진다는 것이 이상하다”며 “떨어진 돌을 만져봤는데 매우 단단한 돌이다. 떨어지면서 충격도 엄청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귀도 포구에서 평생을 살아온 또 다른 주민 B씨는 “이번 처럼 큰 돌이 떨어진 것을 처음 봤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70년 넘게 살아왔지만 이런 돌이 떨어지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공사를 하면서 절벽에 구명을 몇 개나 뚫었나? 그 구멍을 파면서 충격이 가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공사가 이뤄지는 곳은 흙이 무너지거나 일부 돌들이 떨어지는 일이 있던 곳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처럼 큰 돌이 떨어진 것은 처음이라는 지적이다.

 

A씨는 이번 낙석에 대한 제주시의 해명에도 분개했다. A씨는 “제주시 담당부서 과장이 다녀갔는데 ‘떨어질 돌이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게 말이 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이번에 돌이 떨어진 곳 인근에서 불법 건축물을 짓고 낚싯배 영업을 하다 지난 10월 철거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그 건물이 남아 있었다면 큰 일이 났을 것이다. 돌이 떨어진 곳은 차들이 주차를 하기도 했던 곳”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차귀도포구 주민들이 이번 낙석에 대해 더욱 분개하는 것은 이번 정비공사와 관련해 “여러 의혹들이 있다”며 “할 필요가 없는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그동안 수차례 지적해 왔기 때문이다.

 

 

먼저 제주시가 공사를 위해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땅의 소유주로부터 땅을 구입했는데 그 과정에서 땅값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 땅 소유주에게 부당한 이익을 줬다는 의혹이 있다.

 

이번 공사는 일부 주민들의 민원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공사 반대 주민들은 당초 민원을 제기한 것도 토지 소유주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제주시와 토지주가 짜고 땅값을 높게 책정, 제주시에서 공사를 명목으로 땅을 구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내놨다.

 

제주시는 이에 대해 “당산봉의 경우는 2014년 안전점검을 통해 급경사지 붕괴위험지구로 지정된 곳”이라며 “2017년부터 실시설계용역을 하고 관계부서 및 전문가의 사전실시설계 검토 등을 걸쳐 공사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초 공사가 필요하던 곳이고 수년 전부터 공사를 준비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민원이 들어온 부분은 인정을 했다.

 

또 토지 가격에 대해서는 “감정평가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차귀도포구 주민들은 이에 대해 제주도 감사위에 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위에서는 현재 감사가 진행중이다. 국토부에서 감정평가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이 제기한 또다른 의혹은 이번 공사가 최선의 방책이었는가 하는 점이다. 제주시는 이와 관련해 다양한 공법의 장단점을 설명하며 “이번 공사가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설명했지만, 경관보전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한 주민은 “공사를 한다고 하니 간단한 보강 공사만 하는 줄 알았는데, 당산봉의 뛰어난 자연경관을 모두 망쳐놨다”고 분개했다.

 

여기에 더해 공사가 이뤄지는 곳의 40%는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제주특별법에 따라 성토 및 토질의 형질변경 등이 이뤄질 수 없는 곳이지만 정비공사가 이뤄졌다.

 

이외에 제주환경운동연합에서 “쪼개기 공사를 통해 환경영향평가를 피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문제들은 지난 10월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 자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낙석이 생기자 주민들은 더욱 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제주시는 이번 낙석에 대해 기존에 균열이 있었고, 그 균열 사이로 물과 나무 뿌리 등이 파고들어가면서 돌이 무너져 떨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으면서도 공사의 영향은 크지 않았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번에 낙석이 발생한 곳에 대해서는 안전방지책을 설치할 예정”이라며 “또 지질전문가 등을 섭외해서 낙석 원인조사 및 안전진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사를 통해 이번 낙석 원인이 주민들의 주장처럼 정비공사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제주시의 주장처럼 자연적인 것인지를 가린다는 것이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