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과 박원철 환경도시위원회 위원장이 공동발의한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도민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과 관련, 행정사무감사 첫날부터 의회 내부에서 파열음이 나왔다.
16일 오전 제주도의회에서 제주도 도시건설국과 도시디자인담당관을 대상으로 한 환경도시위원회 행정사무감사가 열렸다. 하지만 행감이 시작되자마자 제2공항 공론조사와 관련해 의원들 사이에 언쟁이 불거졌다.
안창남 의원(무소속, 삼양･봉개동)은 “칼자루를 잡을 때 제대로 잡아야 한다”며 “손잡이를 잡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의회가 칼날을 잡은 형국으로 보인다”고 운을 뗐다.
안 의원은 “제2공항 건설사업과 관련한 청원을 환도위에서 처리한 게 있다”며 “청원이라 어쩔 수 없이 처리는 했지만, 결론을 보면 ‘제주지사가 환경부가 국토부에 권고를 한 안대로 공론조사를 하는데 도의회와 공동의 노력을 하거나, 도의회가 공론조사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사료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의회가 제2공항 관련 공론화를 지원하는 특위를 구성한다는 안이 발의됐는데 이와 관련해 언제 검토가 됐는가”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또 “환경부가 권고안 안이 무엇인가”라며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검토의견으로 주민수용성을 확보하라고 한 것이 환경부의 안이다. 주민수용성이 중요하니 입지선정 과정에서 주민의견 수렴을 다양한 방법으로 하고 이해당사자의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방안을 마련하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가능한 다양한 이해당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등 다양한 사회조사 방법론을 사용하라고 했다”며 “또 이해당사자 의견이 있을 경우 유사 갈등관리 사례를 참고, 공론화 또는 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하라고 제시했다”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의회가 제시한 것은 제주도가 함께 이걸 노력하라는 것”이라며 “공론조사의 경우는 제주도 정책이 아닌 것은 공론조사를 못하게 규칙으로 만들어놨다. 조례와 시행규칙 범위 내에서 할 수밖에 없다. 문제가 있으면 조례를 개정하거나 시행규칙을 바꾼 후에 해야 타당성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이어 “특별위 구성하면서 제2공항 숙의형 도민공론화 민간위원회 구성과 실무 지원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며 “하지만 환경도시위원회 위원들은 모른다. 우리가 발의한 안건을 다뤄 검토하자고 했는데 상임위 의견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또 “특위와 관련해 예산이 수반되기 마련”이라며 “올해 의회에 이와 관련한 예산이 사전에 책정된 것이 없다. 내년에도 예산이 안 올라와 있다. 예산을 가져올 수 있는 근거도 없는데 이걸로 특위를 만든다? 이건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의회가 잘못을 하고 있는데 행정사무감사에서 뭘 바로잡겠다는 것인가”라며 행감을 중지할 것을 요청했다.
박원철 환경도시위원회 위원장은 이에 “일정 부분 맞는 것도 있지만 다른 부분도 있다"며 "지난 376회 임시회에서 환도위에서 의견을 제시한 것은 맞다. 지사는 환경부가 권고한 안대로 공론화 하도록 공동 노력하거나 도의회가 공론화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하도록 해서 가결됐고, 본회의도 가결됐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지사는 10월2일 입장을 발표, 공식적으로 제2공항 공론화 청원 처리결과를 도의회에 보고했다"며 "도지사는 분명 의회의 권고안대로 하지 않겠다고 명확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그러면서 “그래서 도의회가 공론화를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 직접처리하자고 결의안을 발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이에 결의안을 발의할 때 사전에 의원들 사이에 의견을 충분히 들었는지 따졌다. 또 “분명히 해야 한다”며 “환경부가 말한 것에서 공론화는 제일 마지막이다. 주민의견 수렴을 다양한 방법으로 하라고 했다. 지사가 이것을 안하고 있나”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지금은 행정사무감사 중”이라며 “(안 의원으) 지사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우리가 결정한 것도 안 따르고 있는데 위원장 자격이 있는 것인가”라며 박 위원장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김용벙 의원과 이상봉 의원이 정회를 요쳥했다. 이어 정회가 이뤄지고 25분 가량이 지나 행감이 다시 개시됐지만 안 의원은 결국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