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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총·논밭·염전·지미봉의 마을 종달리 ... 제주도의 끝나는 땅

 

지미봉 마을인 종달리는 패총이 발견될 만큼 오래된 역사를 지닌 마을이다. 더욱이 종달리에는 제주에서 흔치 않은 논밭지대가 있다.

 

오래전부터 우리집은 종달리와 관계를 맺고 있다. 지미봉 아래에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논밭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갈대로 우거진 황무지이지만 1970년대만 해도 우리논밭을 병작한 농부가 수확한 벼를 마차 가득 실고 고향집에 오곤 했다.

 

이곳에서 10여 킬로나 떨어진 곳에 살았던 필자의 조상이, 어떻게 논밭을 매입했을까 하는 의구심으로 더욱 애정을 갖게 된 곳이기도 하다. 지미봉 아래에 있는 다음의 안내문이 그 의문을 풀어주는 단서가 되기도 했다.

 

신착-개 앞바다의 간척사업 옛터: 이 근방은 패총 지역이었다. 종달리는 처음에는 정의현 관내이나 후기에는 제주목에 속한 섬 동쪽 끝의 해촌으로, 우도로 건너는 요충지이자 본도 최대의 소금생산지였다. 광활한 갯벌을 막아 농토로 이용하고자 대정군수를 지낸 채구석(1850-1920, 한림)에 의해 1899년 시도되었다. 그는 ‘신속 곶’으로 둑을 쌓아 논을 만들었으나 지반이 견고하지 못해 해수가 땅 밑으로 솟아나면서 실패하였다. 이후 이 지역은 전 구례현감인 송상순(1842-1921, 조천)이 매입하여, 이중으로 둑을 쌓는 대대적인 공사를 벌여, 바다쪽은 양어장, 일주도로 쪽은 수답으로 완성하였다. 송상순은 함덕리 사람에게 매각하였고, 그 후 수리시설이 제대로 되지 않자 관리 또한 소홀해지면서 논은 차츰 습지로 변해 현재는 갈대가 무성하여 철새도래지로 변했다.

 

1950년대 염전으로 유명했던 종달리 마을 사람들은 소금장사로 나서기도 했다. 소금 가마니를 암소 등에 실고 도내 가가호호를 상대로 소금을 팔기도 했었다. 종달리하면 소금을 연상할 정도로 소금바치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었다.

 

제주도의 머리와 꼬리되는 지점은 어디일까. 한경면 두모(頭毛)리가 머리이고, 종달리의 지미(地尾)봉이 꼬리란다. 지미봉이 있는 마을 이름은 끝나는 땅의 뜻인 종달리이다.

 

제주 올레도 지미봉을 끝으로 422km의 대장정이 마무리된다. 오름 꼭대기에는 연대의 흔적도 있다. 지미연대는 가까운 해안에 있었던 종달연대와, 동으로는 성산봉수대와 서쪽으로는 한동리에 있었던 왕가(往哥)봉수대와 교신했다.

 

바닷가에 위치한 166m의 가파른 오름인 지미봉에 오르면 주변이 한눈에 들어오니, 전망이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남서쪽으로는 한라산 자락에 흩어진 다랑쉬와 용눈이오름과 당오름에 이어 그 뒤를 이어 오름들이 첩첩산중의 형상으로 눈에 차 온다. 북동쪽으로는 바다 건너 우도봉과 일출봉 그리고 식산봉과 수산봉이 반겨주고, 주변의 종달리와 하도리, 상도리 마을 풍경과 저 멀리 송당 마을 등지를 바라보는 재미 또한 유별나다.

 

지미봉 산위에도 두 개의 봉우리가 펼쳐지니, 바다 방향으로 발굽형의 분화구가, 서북쪽 기슭으로는 하도리 철새도래지도 보인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문영택은?
= 4.3 유족인 부모 슬하에 부산 영도에서 태어났다. 구좌중앙초·제주제일중·제주제일고·공주사범대·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프랑스어교육 전공)을 졸업했다. 고산상고(현 한국뷰티고), 제주일고, 제주중앙여고, 서귀포여고, 서귀포고, 애월고 등 교사를 역임했다. 제주도교육청, 탐라교육원, 제주시교육청 파견교사, 교육연구사, 장학사, 교육연구관, 장학관, 중문고 교감, 한림공고 교장, 우도초·중 교장,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등을 지냈다. '한수풀역사순례길' 개장을 선도 했고, 순례길 안내서를 발간·보급했다. 1997년 자유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 수필집 《무화과 모정》, 《탐라로 떠나는 역사문화기행》을 펴냈다. 2016년 '제주 정체성 교육에 앞장 서는 섬마을 교장선생님' 공적으로 스승의 날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2018년 2월 40여년 몸담았던 교직생활을 떠나 향토해설사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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