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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지향적 한일관계 8ㆍ15 메시지 기대한다[양재찬의 프리즘] 한일 갈등 ‘조정(?) 국면’ 숨고르기
양재찬 대기자  |  jay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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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13  17: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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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양국의 새로운 미래를 지향하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아베 총리도 종전기렴일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자제해야 한다. 두 지도자의 발걸음에 양국의 미래가 달렸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국ㆍ일본 간 경제전쟁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일본은 7일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인 극자외선 감광제에 대한 수출을 허가했다. 수출규제에 나선 지 34일 만이다. 일본은 앞서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ㆍ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 발표한 시행세칙에 절차가 까다로운 개별허가 품목을 추가로 지정하진 않았다.

한국 정부도 이에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8일로 예고했던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개정안 의결을 보류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맞불 차원에서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려던 카드를 일단 칼집에 넣은 것이다.

이제 한일 양국은 지나친 감정 표출을 자제하고 이성적으로 출구전략을 모색할 때다. 미국이 중재에 나설 태세이고, 글로벌 기술 생태계를 망친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는 마당에 일본도 대화를 계속 외면하지 못할 것이다. 양국은 강제징용 배상 판결부터 위안부 문제, 경제보복 조치 등 현안 전반을 놓고 대화해 접점을 찾아야 한다.

물론 우리로선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일본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은 한국과 국제사회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 일본이 추가 수출규제에 나설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하면서 외교력을 발휘한 대화와 협상을 병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참에 내부적으로 해결할 과제도 많다. 양국의 경제ㆍ산업적 특성으로 볼 때 소재부품 분야의 지나친 일본 의존 탈피는 절실하고 시급하다. 그렇다고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단기간에 뚝딱 해내지 못한다. 정부가 이것저것 찍어 연구개발비를 투입한다고 기술개발이 그냥 이뤄지지 않는다.

글로벌 분업경제 체제에서 모든 것을 국산화하는 것 또한 효율적이지 않다. 적당한 국산화가 아닌,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할 만한 분야를 찾아내 중ㆍ장기적 로드맵에 따라 정권에 관계없이 꾸준히 연구개발에 매진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그 기반인 기초과학 인력 양성은 물론 신기술ㆍ신산업 분야의 규제혁파가 긴요하다.

   
 

청와대 등 정치권이 걸핏하면 기업인들을 오라 가라 부르는 행태도 억제돼야 한다. 국가간 통상마찰 시 정치권과 정부가 할 일은 기업 피해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고 기업활동을 북돋는 정책 지원이어야지 전시효과나 정권 보호용 들러리로 기업을 이용해선 곤란하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8일 5대 그룹 경영진을 불러 조찬을 하며 의견을 들었다. 5대 그룹 조찬회동은 7월 23일에 이어 16일 만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7월 10일 30대 대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들을 청와대로 불렀다. 그 사흘 전에는 김 실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대기업 총수들과 만났다.

위기 국면에서 정치권이 현장 목소리를 듣는 것은 필요하다. 그렇다고 바쁜 기업인들을 소집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지난해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따라간 기업인들이 방북 사실 때문에 미국 출장 시 전자여행허가제를 통한 무비자 입국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 때도 총대를 멘 기업들이 손실을 봤다. 한일 간 경제전쟁이 어느새 한달을 넘겨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분명한 점은 한일 간 갈등이 양국 모두에 마이너스라는 사실이다. 일본산 소재부품을 수입해 제품을 만드는 한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한편 이를 공급하던 일본 기업들도 보관 장소나 대체 판로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한국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일본여행 중단이 확산되면서 다른 일본 기업들과 지역경제도 피해 사정권에 들었다. 양국 간 갈등은 민간교류도 위축시키고 있다. 스포츠ㆍ문화 교류 행사가 줄줄이 취소ㆍ보류ㆍ연기되는가 하면 학생들의 수학여행까지 취소되거나 다른 곳으로 변경됐다. 일본 도서ㆍ공연ㆍ영화 등의 출시가 연기되고 일각에선 한류 스타들의 일본 활동 중단을 거론한다.

 

 

지금 어느 나라 피해가 더 큰지를 따질 때가 아니다. 양국 정부가 대화로 현안을 해결하는 노력을 기울였다면 치르지 않아도 될 큰 대가에 어렵사리 쌓아온 양국간 신뢰마저 금이 가고 있다. 양국 지도자와 정부는 정치적 계산보다 국민과 양국 관계의 미래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마땅하다.

이런 면에서 8월 15일 양국 정치지도자의 행보가 주목된다. 문재인 정부는 5년 임기 중 3년차다. 아베 정부도 마냥 집권할 수는 없다. 아베 총리로선 종전기념일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자제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양국 관계의 새로운 미래를 지향하는 전향적 메시지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길 기대한다. 그리고 조건 없이 만나 대화하라.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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