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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투자 살리기 위해 더 과감한 감세 필요하다[양재찬의 프리즘] 2분기 ‘세금주도 성장’ 이후 정부 정책
양재찬 대기자  |  jay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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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31  10: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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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은 최근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2.5~2.6%로 추정했다. 3년 전 추계보다 0.3%포인트 낮아졌다. 이런 추세라면 몇년 뒤 1%대로 내려않을 수 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긴요하다. [사진=연합뉴스]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1.1%로 발표됐다. 1분기 역성장(-0.4%)에서 벗어났다. 2017년 3분기(1.5%) 이후 7분기 만에 최고치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문제투성이다. 경제가 점점 저성장 늪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2분기 성장률이 높게 나온 것은 기저효과 때문이다. 실적이 나빴던 1분기와 비교하니 상대적으로 좋아 보였다. 수출과 투자 모두 기저효과 덕을 봤다. 수출은 1분기 3.2% 감소에서 2분기 2.3% 증가세로 돌아섰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도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서 개선된 것처럼 보였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역성장이다.

더 걱정스러운 점은 민간 부문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그 자리를 국민 세금인 재정 지출로 메우는 현실이다.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1분기 0.1%에서 2분기 -0.2%로 뒷걸음쳤다. 반면 정부 기여도는 -0.6%에서 1.3%로 크게 높아졌다. 정부가 적극 돈을 풀지 않았다면 2분기에도 역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뻔했다.

이쯤 되면 정부가 금과옥조로 내세우는 ‘소득주도 성장’이 아닌 ‘세금주도 성장’이다. ‘민간주도 성장’이 아닌 ‘정부주도 성장’이다. 문제는 이런 ‘세금주도’ ‘정부주도’ 성장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 경기가 가라앉자 세금이 정부 목표대로 걷히지 않는다. 올 1월까지 증가세를 유지하던 국세 수입은 2월부터 넉달 연속 감소했다. 5월까지 세수진도율은 1년 전보다 5.1%포인트 낮은 47.3%에 머물렀다.

정부가 재정을 풀어 성장을 이끌어도 2분기처럼 민간이 성장을 갉아먹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민간이 가난해지는데 정부만 돈을 펑펑 쓸 수도 없다. 적자국채를 찍어내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재정 만능주의 내지 재정 중독을 벗어나 민간 활력 살리기로 정책을 전환할 때다.

   

낙제점 수준의 2분기 경제 성적표가 나온 7월 25일, 정부의 세법 개정안도 공개됐다. 정부도 불황이 깊어지고 있음을 인식해서인지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감세 카드를 꺼냈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민간투자 촉진 세제 3종 세트’를 내놨는데 경제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자동화 설비 등 생산성 향상 시설투자에 1년간 한시적 세액공제를 적용한다. 설비투자 초기에 감가상각을 크게 적용해 세금을 덜 내면서 투자금액을 조기 회수하도록 돕는 가속상각특례 기간을 6개월 연장하고 적용 대상도 확대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경제계가 바라는 임시투자세액공제 부활은 빠졌다. 임시투자세액공제는 기업 설비투자 금액 중 일부를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것으로 1982년 도입했다가 2017년 일몰로 폐지됐다.

국내외 경제 여건이 좋지 않다. 미중 무역전쟁이 여전한 데다 일본의 수출규제 등 경제보복도 장기화할 조짐이다. 정부는 2.4~2.5%, 한국은행은 2.2%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반면 일부 민간 경제예측기관들은 1%대로 낮춰 잡았다. 현장 체감경기는 훨씬 나쁘다.

기업들의 국내투자가 위축된 가운데 해외투자가 급증한 배경을 들여다보자. 주요국들이 최근 몇 년 새 법인세를 낮추는 사이 한국은 올렸다. 반도체ㆍ자동차 등 주력기업의 영업이익이 급감하며 투자여력이 약화되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피해를 보는 기업들과 소재ㆍ부품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D)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늘릴 필요가 있다. 정부 세법개정안의 국회 심의 과정에서 더욱 과감한 기업투자 활성화 방안이 추가되길 기대한다.

국회에 계류 중인 추가경정예산안과 곧 나올 내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사용처를 꼼꼼히 살피는 것도 긴요하다. 국민이 내는 소중한 세금을 선거 등을 의식한 선심성ㆍ소모성 사업에 씀으로써 후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행위는 죄악이다.

 

 

한은은 최근 우리 경제의 구조 변화를 반영해 잠재성장률을 2.5〜2.6%로 추정했다. 3년 전 추계보다 0.3%포인트 낮아졌다. 이런 추세라면 몇년 뒤 1%대로 내려갈 수 있다. 재정 중 상당 부분은 성장잠재력 확충 등 생산적 분야에 투입돼야 마땅하다. 경제상황이나 재정 여건 상 지금은 복지 확대보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름방학, 1학기 성적표를 복기하며 2학기를 준비할 때다. 상반기 경제성적표는 한국 경제에서 가장 모자라는 점이 시장경제 주체인 기업의 활동 부진임을 입증한다. 낙제점 성적표를 받아들고서도 기업투자 활성화 정책을 쓰지 않으면 하반기 성적은 더 나빠질 것이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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