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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정부, 회담 불씨 살리고 후폭풍 최소화 ... 북미협상의 중재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됐다는 소식에 2월 28일 주식시장이 출렁였다. 특히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들이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40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제조업 경기가 부진한 것과 맞물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영향을 받았다.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결과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은 두 정상의 공동 합의문 없이 불발됐다.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일정과 미국의 상응 조치를 담을 것으로 예상됐던 하노이 선언도 무산됐다.

 

합의 실패의 이유는 북한이 취할 비핵화 조치와 제재완화 등 미국의 상응 조치 간 조합에 대한 이견으로 전해진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 대가로 전면적 제재완화를 요구했다. 미국은 영변 핵시설 해체 외 더 많은 비핵화 조치를 요구했다. 실무회담에서 합의문을 조율하지 못한 채 두 정상이 만나 큰 틀의 합의를 꾀하는 톱 다운(Top-down) 방식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향후 실무협상이 재개돼도 입장차 좁히기가 쉽지 않을 수 있는 배경이다.

 

하노이 핵 담판 실패의 파장을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북미 관계가 상당 기간 냉각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미국이 제재ㆍ압박을 유지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북한이 노선을 바꾼다면 지난해 초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풀린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경색될 수 있다.

 

당장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북미 정상이 일정 수준의 대북제재 완화에 합의하면 이를 발판으로 철도ㆍ도로 연결, 금강산관광ㆍ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경협에 탄력을 붙이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3ㆍ1절 기념사를 통해 구체화하려던 포스트 냉전 체제에서의 남북경협 로드맵을 포괄하는 ‘신新 한반도 체제’ 구상도 추동력을 잃을 판이다.

 

지나친 비관도, 우려도 금물이다. 정부는 차분하고 정확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향후 대응책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북미 간 견해차가 있거나 간극이 클수록 북미협상의 중재자이자 한반도 평화의 촉진자로서 한국의 역할은 긴요해진다. 트럼프 대통령도 귀국길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중재 역할을 당부했다.

 

2017년 8ㆍ15 경축사에서 문 대통령이 밝힌 ‘한반도 운전자론’을 놓지 않아야 한다. 여기서 국내 진보-보수 진영 간 이념 대립, 남남갈등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긴요하다. 특히 청와대는 정상회담 관련 정보를 야당과 공유하며 협조를 구하는 협치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경제에 미칠 파장에도 신경 써야 한다. 하노이회담 결렬 소식에 주가가 급락하고 원화환율이 급등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작용하지 않도록 정부가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적절히 대응해야 할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판문점회담에서 베트남식 개혁ㆍ개방(도이머이ㆍ쇄신)에 관심을 보였다. 미국 협상단에는 “내 아이들이 평생 핵무기를 짊어지고 살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북미회담 결렬과 별개로 김 위원장의 3월 1ㆍ2일 베트남 공식 친선방문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진정으로 북한의 미래세대가 핵을 짊어진 채 허덕이지 않도록 하려면 최고지도자가 결단하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비록 하노이 회담은 구체적 성과 없이 끝났지만, 협상의 판 자체가 깨진 것은 아니다. 북미 양측은 정상부터 실무진까지 의견을 교환하며 서로 속내를 파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매우 생산적인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70여년의 북미간 대립 역사가 정상회담 한두번으로 확 달라지기 어렵다. 하노이 회담은 두번째 북미정상회담이다. 결렬의 책임을 상대방에 떠넘기지 않고 다시 실무 협의를 거쳐 3차, 4차 정상회담을 하다 보면 비핵화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대했던 하노이발 봄바람은 불지 않았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결국 우리 몫이고, 우리가 할 일이다. 2019년은 3ㆍ1독립만세 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해이다.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라는 점을 새삼 인식할 때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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