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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회] 할망하르방 방사탑과 훈학터 서당 ... 투박한 우도선인 삶의 모습

 

우도에는 국가지정문화재인 홍조단괴가 서빈백사 지경에 형성 되어 있다. 이밖에도 문화재로 지정될 만한 유물들이 산재해 있는데, 환해장성과 연대 그리고 방사탑 등이 대표적이다. 우도에 산재 한 비지정 문화재들을 소개한 여러 서적들을 근거로 재구성하여 소개한다.

 

우도에는 설촌과 더불어 쌓아진 것으로 추정되는 방사탑이 여럿 있다. 투박하지만 우도선인들의 삶이 고수란이 배어있는 모습을 닮은 방사탑들이, 제주도 민속자료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여겨져 소개한다.

 

바다에서 삶을 캐는 어부와 해녀들의 무사안녕을 염원하기 위해 해신당과 포제단 그리고 방사탑 등이 우도 도처에 세워져 있다. 그 중에서도 방사탑들은 주로 바닷가에 위치하여 잡석을 이용하여 허튼층쌓기를 하였고 속은 잡석으로 채워졌다.

 

특히 영일동의 할망 하르방 방사탑은 제주도 방사탑 중 유일한 사다리꼴로, 평면사각과 정면 사다리꼴을 이루고 있어 듬직하고 균형미가 돋보인다. 더욱이 이 탑은 도대불(등대) 역할도 하였다.

 

방사탑들은 마을의 액을 막고 안녕을 기원하는 뜻으로 세워졌다. 마을에서 보아 바깥쪽에 해당하는 해변에는 시체들이 떠올라 옴에 따라, 이를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이런 기능은 여느 방사탑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우도의 방사탑들은 바닷가 현무암 자연석을 거칠게 다듬어서 사용했으며, 보존이 잘 되고 있다. 우도의 방사탑들은 그 수도 적지 않을뿐더러 그동안 변형되지 않은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투박하고 오래된 모습이 제주선인들의 얼룩진 역사를 닮았다.

 

1842년 조선조정에서 사람들이 우도에 들어가 농사짓기를 허가 하자, 1844년 김석린 진사는 부인과 함께 우도로 건너왔다. 이내 입주민을 모집하여 정착시키고 농·축산업을 권장하며 적극 개발에 힘쓰니 불과 몇 년 만에 가구 수가 수백 호로 늘었고 주민의 생활은 점차 안정되어 날로 발전이 이루어졌다.

 

한편 과중한 세금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는 것을 안 김석린 진사는, 이를 감면하여 주는 등 섬 주민들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봉사하였다. 중앙동 포젯동산 충혼묘지 근처에 그를 위한 유애비가 세워져 있으며 향리 포제시에는 김석린 진사의 자리를 별도로 마련하여 해마다 향제를 올려 오늘에 이르렀다.

 

김석린 진사는 우도에 입주한 후 기존의 이주민들과 인접하여 생활하는 것을 피해 영일동 후편에 거처를 마련하고 생활하였다. 그는 자신의 집 근처에 외인의 거주를 허락하지 않아 단 한 가호만이 살았다고 한다. 그가 식수통을 파서 물을 받아 마셨다고 하는 물통을 진사통이라고 하며, 지금도 진사통 옆의 밭을 똔밭(딴밭)이라 한다.

 

진사통 바로 옆에 훈학터가 있는데, 최근에 서당 형태로 복원하였다. 서당 안에는 훈장을 모시고 글공부 하는 학동들을 마네킹으로 재현하고 있다. 제주에서 볼 수 없는 서당이 우도에는 복원되어 있어, 우도가 역사문화를 잘 계승 발전하고 있는 지역임을 느끼게 해준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문영택은?
= 4.3 유족인 부모 슬하에 부산 영도에서 태어났다. 구좌중앙초·제주제일중·제주제일고·공주사범대·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프랑스어교육 전공)을 졸업했다. 고산상고(현 한국뷰티고), 제주일고, 제주중앙여고, 서귀포여고, 서귀포고, 애월고 등 교사를 역임했다. 제주도교육청, 탐라교육원, 제주시교육청 파견교사, 교육연구사, 장학사, 교육연구관, 장학관, 중문고 교감, 한림공고 교장, 우도초·중 교장,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등을 지냈다. '한수풀역사순례길' 개장을 선도 했고, 순례길 안내서를 발간·보급했다. 1997년 자유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 수필집 《무화과 모정》, 《탐라로 떠나는 역사문화기행》을 펴냈다. 2016년 '제주 정체성 교육에 앞장 서는 섬마을 교장선생님' 공적으로 스승의 날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지난 2월 40여년 몸담았던 교직생활을 떠나 향토해설사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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