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사전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를 마무리 짓고 기본계획 수립용역에 들어간 것과 관련, 제주도의 최종적인 입장이 언제 나올지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제주도가 발표하는 입장 내용에 따라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제2공항 갈등 상황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당초 지난 주말이나 이번주 초 국토부의 제주 제2공항 사전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 마무리와 기본계획 수립용역 착수 등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입장 발표가 당장은 힘들 것 같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일 제주도에 따르면 국토부와 지속적으로 대화는 이뤄지고 있지만 재조사 용역 결과 등 주요 자료를 아직 받아보지 못한 상태다.
제주도 관계자는 “구두상으로는 국토부와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정확한 입장을 내놓기 위해서는 재조사 용역 결과를 봐야 한다. 하지만 국토부에서 아직 용역결과를 받아보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저번주부터 용역결과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아직까지 받아보질 못해 검토를 못하고 있다. 제2공항에 대한 입장발표는 당장은 힘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원희룡 제주지사가 이 입장발표 시기에 대해 늦어도 주초임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라 제주도에서는 국토부 자료를 받아보는 대로 서둘러 검토작업에 착수, 입장발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와 시민단체 등과의 갈등은 점차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1일에는 제2공항에 반대하며 제주도청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성산주민 김경배씨가 원 지사와 면담을 갖고 제주도가 국토부에 기본계획 수립 용역 착수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하지만 원 지사는 이에 대해 “국토부와 제2공항 반대대책위의 입장을 충분히 듣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50분 동안 이어진 면담은 이 내용만 반복되면서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하는 선에서 끝나고 말았다. 김씨는 면담을 마무리하면서 “오늘 만남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듯 오히려 면담이 갈등 심화를 부채질한 꼴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라 원 지사가 강조했던 ‘입장발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17일에는 김씨의 단식이 30일째에 들어서 이번주가 제2공항 갈등의 고비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 '입장발표'가 더 많은 이목을 끄는 요인이다.
하지만 국토부 자료 검토가 늦어지면서 제주도의 입장도 난처한 상황이다. 주초까지는 입장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에서 도청 앞에서의 집회도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어 도에서는 입장발표를 늦출 수도 없기 때문이다.
국토부에서는 재조사 용역 결과의 공개방법이나 시기 등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제주도에 따르면 국토부가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착수발표회 이후 제주도에서 설명회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국토부가 세종시에서의 착수보고회 이후 도민들에게 와서 설명회를 갖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 설명회 시기나 장소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