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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고용대란 속 예고된 최저임금 두자릿수 인상 ... 2차 강진 엄습

 

세밑이다. 크리스마스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예년 같으면 송년 모임 손님들을 맞느라 바쁠 음식점ㆍ주점들이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과 소비심리 악화, 기업회식 감소 등 여파로 한숨짓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소상공인들의 체감경기는 최저임금이 16.4% 오른(시간당 7530원) 올 초부터 급랭했다. 100 미만이면 이전보다 경기가 나쁨을 의미하는 체감경기실사지수가 3월에 80 아래로 내려갔다. 7월에 52.5까지 추락했던 것이 조금 올라서긴 했어도 여전히 100보다 한참 낮은 6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장사가 안돼 임대료를 내기도 버거운 자영업자들이 지방자치단체에 상가임대차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건수도 급증했다. 올 들어 11월까지 서울시에 접수된 분쟁조정이 1만5216건으로 지난해 연간 신청 건수(1만1713건)보다 3500여건 많다.

 

이런 판에 최저임금위원회가 결정하고 정부가 고시한 대로 내년 1월 1일부터 최저임금이 10.9% 인상(시간당 8350원)되면 후유증은 지금까지 나타난 것 이상으로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과 중소기업들이 더 큰 고통을 받으며 문을 닫을 것이다.

 

그 결과, 음식ㆍ숙박업, 도ㆍ소매업, 사업시설관리업 등 최저임금 3대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일자리는 더 감소할 테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다.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고용 부문에서 성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고용부 일선 공무원들을 만나선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른가”라고 물으며 솔직하게 말해달라고도 했다.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는 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저임금이 예상보다 빨리 올라 부담을 주고 있다”며 내년 1분기까지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5월이면 최저임금위원회가 2020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하니 그전에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의미다.

 

너무 한가로운 생각이다. 이미 가뜩이나 힘들어진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이 더 거덜 나는 상황에서 제도를 손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중소기업중앙회 조사를 보면 자영업자의 75%가 내년 최저임금 인상을 “감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올 1~7월 중 폐업한 자영업자가 약 83만명, 연간으론 사상 처음 1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정부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인식했다면 상황이 더 심각해지기 이전에 손을 써야 한다.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이란 대선 공약을 의식해 이미 결정해 고시한 내년 최저임금을 돌이킬 수 없다며 강행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어렵다. 사회ㆍ경제적 약자를 위한다는 취지와 달리 되레 저소득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줄이고 빈부격차를 확대시키는 쪽으로 작용한 요인을 1년 더 방치하겠다는 것은 염치없다.

 

올해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16.4% 올린 강진의 후유증은 올해로 종식되는 게 아니다. 내년에도 여진은 계속될 것이다. 여기에다 내년부터 10.9% 인상이란 2차 강진이 엄습하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란 민생경제 기반이 초토화될 수 있다. 20년 전 외환위기 때 대기업들이 먼저 쓰러졌다면 지금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홍 부총리가 밝힌 ‘내년 1분기 이전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내후년 최저임금 결정 과정 반영’의 인상속도 조절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이태 연속 과속 인상으로 더 많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이 손을 들거나 쓰러지기 이전에 비상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인상을 유예하는 것은 어떤가. 마침 정치권에서 이 문제가 공론화됐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2일 의원총회에서 “12월이 끝나기 전에 임시국회를 소집해 최저임금 동결이나 유예를 의결하고 (주 52시간 근로제도 시행에 앞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여 12월 임시국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것이다.

 

그 전에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할 필요가 있다. 긴급명령으로 내년 최저임금 인상을 동결 내지 유예할 수 있다. 국정 지지율이 더 떨어져 외교안보 정책에까지 추진 동력을 잃기 전에 경제와 민생 관련 국민대토론회를 열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물론 편의점ㆍ음식점 주인, 경비원, 미화원, 시간제 알바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을 불러 의견을 듣자. 최저임금 결정 제도 손질도 여기서 논의하고. 대통령은 하고 싶은 말만 해선 안 된다. 고용 실패 등 경제 분야 성과를 지적하는 쓴소리도 들어야 한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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