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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완의 시론담론] 제보자는 '미꾸라지', 청와대는 '개울물' ... 진흙탕 진실게임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온통 흐리고 있다”는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의 논평치고는 좀 졸렬해 보인다. 입만 열면 ‘인권’을 외치는 사람들이 같이 근무한 동료 직원을 형편 없는 ‘미꾸라지’로, 청와대는 볼품 없는 ‘개울물’로 표현한 것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에서 일하다가 비위 연루 정황이 포착돼 검찰로 복귀된 김태우 수사관(5급)은 14일 “지난해 9월, 우윤근 대사가 건설업체 J회장으로 부터 조카 취업 청탁 대가로 1000만원을 받았다가 총선 전에 되돌려 준 내용을 보고했다”는 것.

 

또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변호사 A씨에게 수사 무마 명목으로 1억2000만원을 건넸고, 이중 1억원은 우 대사가 받았다”는 내용이다.

 

김 수사관은 조선일보에 "직접 당사자에게 확인한 것을 작성해 이인걸 특감반장에게 보고했고, 이어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과 조국 민정수석, 임종석 비서실장 등에게 순차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그는 "임 실장이 ‘의혹이 사실로 판단되니 대비책을 마련해야겠다’고 했다는 말도 들었다”며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은 사실을 알고도 감사를 무마한 것이며 직무를 고의로 유기했다”고 했다.

 

또 “자신은 우윤근 주러 대사의 비리 의혹을 조사해 보고 했으나 오히려 정치적인 이유로 부당한 되갚음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참으로 배짱이 두둑한 내부 고발자(휘슬블로어, whistl-bower)로 보여지지만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것이 많아 보인다.

 

우윤근 대사는 문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지난해 9월 국회 사무총장에 재임중 문정권에 발탁되어 첫 러시아 대사로 임명됐다. 우 대사는 문 정권 초기 청와대 비서실장 후보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었다.

 

‘우윤근 비리의혹은 박근혜 정권을 몰락시킨 도화선이 된 ’십상시 사건‘의 전개와 대응 방식이 유사하다는 것. 결국 이 사건도 문재인 정권을 흔들 수 있는 방아쇠(트리거,trigger)가 될 수도 있는 ‘비리의혹’이란 논리가 조선일보 보도다.

 

당시 ‘십상시 문건’은 박관천 전 경정(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 2014년 1월, 정윤회씨와 이재만·안봉근·정호성 비서관 등이 강남에 있는 고급식당 비밀 아지트에 수시로 모여 정부 정책 결정과 이권 개입 등 월권을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2014년 11월 28일, 세계일보가 이 문건을 보도하여 여론이 악화되자 서울중앙지검은 수사를 통해 박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에게 유출한 혐의로 박관천 전 경정은 구속기소 하고, 조응천 전 비서관은 불구속 기소했다. 문서를 유출한 혐의가 있는 경찰(경위)은 조사를 받은후 자살했다.

 

당시 검찰은 문건 내용의 진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정윤회씨 부인이었던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이 드러나면서 수사가 부실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십상시 문건 사건’은 박근혜 정권의 기반을 흔든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런 점에서 ‘우윤근 러시아 대사의 의혹’과 ‘박관천 사건’과는 공통점을 갖는다. 청와대 민정라인의 실무자가 정권핵심을 건드렸다는 점에서 비슷하고, 제보와 언론보도를 통해 폭로되자 청와대측은 ‘별 것 아닌 내용을 폭로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16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들은 바 없다고 했지만, 우 대사는 15일 임 실장에게 이야기했다고 하였기에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미꾸라지와 개울물인 청와대의 공방을 다 드러내서 밝혀야 한다”고 했다.

 

또 “민간인 사찰이니 명예훼손이니 하며 오히려 우 대사의 대변인을 자처한 청와대”라며 “청와대의 강한 유감 표명을 필두로 수석비서관들이 나서서 폭로자에게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는 등 가히 호떡집에 불난 형국”이라 폄훼 했다.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청와대가 진흙탕같은 진실게임으로 첩보 묵살 의혹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대한다면, 결국 국회는 특검과 국정조사 논의를 시작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폭로와 맞대응 방식’ 등에 차후 ‘청와대 하명수사’로 이어지겠지만 검찰 ‘셀프수사’의 한계점은 이미 여러차례 그 결과를 보아 왔기에 국민들은 큰기대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평소 ‘젊잖은 사람’으로 보였던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제보자를 두고 ‘미꾸라지’란 비속어로 부른 것은 품격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 씁쓸해진다.

 

문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 마다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학력, 프로필 보다 노력하는 평범한 사람을 키워주기 위해 ‘블라인드 면접’을 요구하는 등 ‘한사람도 소외받지 않토록 하겠다’고도 했다. 문 정권의 가치에 정면으로 어깃장을 놓는 발언이다. [제이누리=김선완 객원논설위원]

 

김선완은?=영남대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앙일보 정치부·사회부 기자 생활을 거쳐 현재 에듀라인(주) 대표이사. 한국리더십센터 영남교육원장을 맡고 있다. 경북외국어대 통상경영학부와 경북과학대학 경영학과에서 교수 생활을 하기도 했다. 사) 산학연구원 부원장, 대구·경북 지방자치학회 연구위원을 지냈다. 대구경북언론인회 사무총장과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에서 역량강화 분야 산업강사로 활동중이다. ‘마케팅의 이론과 실제’, ‘판매관리의 현대적 이해와 해석’, ‘리더와 리더십’ 등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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