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여자친구를 강제로 차에 태워 흉기로 협박하고 성추행한 30대 남성이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제갈창 부장판사)는 14일 유사강간 및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고모(33)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고씨는 지난 4월 11일 오후 4시40분께 제주 시내 한 빨래방 앞에서 전 여자친구 A(33)씨를 자신의 차에 강제로 태운 후 대화를 나누던 중 흉기를 꺼내 협박하고 이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그는 A씨와 2017년 8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사귀던 사이로 피해자가 만나주지 않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한때 연인관계에 있던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접근을 시도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다만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집행유예 처분한다"고 판시했다.
검사가 청구한 신상정보 공개 명령과 취업 제한명령에 대해선 "피고인이 성범죄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이번 범행은 피해자와의 특별한 인적 관계를 기초로 이뤄진 것으로 불특정한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인 것이 아닌 점을 고려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 과정에서 고씨는 "당시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다"며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전후로 한 언동 등을 비춰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