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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제주] 미소제주대표 이예원・이경민 부부 ... 제주살이 6개월
"관광객 아닌 제주를 잇는 가교 ... 우린 미소전도사"

 

뜨거운 햇빛이 머리 위에서 내리쬐는 한낮, 잠깐만 서 있어도 금세 이마에 땀이 맺히고 조금만 더 지나면 입고 있던 옷도 땀으로 젖기 시작하는 날씨다. 

 

무더운 날씨의 제주도내 한 테마파크, 비지땀 속에도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래도 햇살에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누군가는 손으로 햇살을 가려보려 하고, 누군가는 손으로 연신 부채질을 한다. 테마파크 코스를 얼른 둘러보고 더위를 피해 실내로 들어가려는지 걸음도 빠르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 틈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한 커플이 있다. 밝은 옷차림에 어깨띠를 두르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미소로 인사를 나누는 것을 잊지 않는다. 캔커피도 한 잔씩 나눠준다. 온 몸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이들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제주관광공사에서 전 도민을 대상으로 친절문화를 확산시키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범도민적으로 환대의식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미소제주대표 제2기에 참여하고 있는 제주 이주민 부부, 이예원(35)・이경민(32)씨다. 

 

이들의 제주살이는 이제 5개월 차다. 서로를 인생의 반려자로 삼아 결혼을 한지 아직 채 1년이 지나지 않았다. 결혼은 지난해 12월, 제주살이 시작은 지난 3월이었다. 

 

처음부터 고향을 떠나 제주에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이 부부의 목표는 고향인 울산을 떠나 라오스에 자리를 잡고 새로운 삶을 살아보겠다는 것이었다. 

 

“울산에서의 경쟁적인 삶에 지친 부분이 있었죠.” 부인 예원씨의 말이다. 그 경쟁에 지쳐 울산에서의 삶을 하나 둘씩 정리하기 시작했다. 마침 라오스에는 남편인 경민씨의 고모부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고민도 없지는 않았다. “라오스는 아무래도 사회주의 국가고, 우리랑 문화도 많이 달라 쉽게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은 있었어요. 그래도 차근차근 준비해서 이제는 떠나기만 하면 되는 그런 상태까지 왔죠.” 남편 경민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 고민은 예원씨도 마찬가지였다. 남편에게 그런 고민을 털어놓으며 1년만 제주에서 살아보고 그 다음에 라오스로 가자고 남편에게 권했다. 그렇게 처음 제주에 들어올 때만 해도 제주는 울산을 떠나 라오스로 가기 전까지 잠시 머무는 곳이었다. 

 

하지만 우연히 “제주에 미소를 전해보지 않겠느냐”는 광고가 이들 부부를 제주에 붙잡아놓게 만들었다. 바로 제주관광공사의 미소제주대표 2기 모집 광고였다. 예원씨가 출근 길 평화로를 달리던 길에서 본 광고였다. 부부의 판단은 “제주가 떠나지 말라고 선물을 줬다”는 것.

 

예원씨는 “늘 사람들을 만나는 일을 좋아했어요”라고 말했다. 제주에 오기 전 울산에 있을 때부터 텔레마케터로 일을 하면서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을 계속해왔다. 텔레마케터로 일을 하면서도 “감정노동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지는 않을까”하는 주변의 우려도 오히려 업무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으로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다. 

 

“일을 하면서 욕설을 듣기도 하고 그랬죠. 지금도 도내 테마파크의 영업팀에서 일하고 있는데, 만나는 사람들의 불평・불만을 그대로 들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 상황일수록 더욱 밝게 대하려고 하고 있죠.” 

 

미소와 밝은 표정이 습관화된 것은 남편도 마찬가지다. 울산에서 식당을 운영하시던 부모님의 일을 도와드리며 어렸을 때부터 식당을 찾는 이들에 대한 배려와 밝은 표정이 몸에 배었다. 밝은 표정만큼 손님 역시 밝은 표정으로 화답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깨달았다. 

 

경민씨는 “제가 아프거나 인상이라도 찌푸리면 상대방의 기분도 다운되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웃고 있으면 상대방도 저를 좋게 봐주고, 제 일도 잘 풀리는 경향이 있었죠”라고 말했다. 그렇게 상대에게 미소를 전하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었다.  

 

때문에 예원씨가 광고를 보고 미소제주대표에 지원해보지 않겠냐고 물어왔을 때 잠깐의 고민도 없이 같이 하자고 나설 수 있었다. 

 

 

경민씨는 지금 제주시내 한 병원 전산팀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다. 그렇지만 휴일 등 틈만 나면 예원씨와 함께 제주의 미소를 전하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도민들을 상대로 관광객들을 대할 때 웃으면서 대해 달라는 친절서약서에 서명을 받고 관광객들을 상대로는 제주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설문조사를 받는다.

 

그런 생활이 지난 6월부터 시작됐다. 여름의 시작과 함께 밖으로 나가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에게 미소를 선물하기 시작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제주도를 홍보하는 내용과 자신들의 활동 영상물도 제작을 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하기도 한다. 어느덧 2개월, 이제는 그게 일상이 됐다. 

 

"처음에는 저희들이 웃으면서 다가가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는 분들도 계셨어요. 하지만 이런 분들도 막상 친절서약서에 서명을 하고 설문조사에 참여를 해주시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죠.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분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주시는 것 같아요."

 

경민 씨는 이 미소제주대표를 통해 도민과 관광객들 사이가 더욱 가까워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얼마 전에는 아내와 함께 도내 한 관광지에 갔는데 어느 직원이 관광객 아이에게 ‘요망지다’라고 말하는 장면을 봤어요. 그런데 그 아이의 부모는 그게 욕으로 들렸는지 크게 화를 내더라고요.”

 

경민씨는 이런 간극이 메워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번에 미소제주대표 활동으로 이런 부분들이 채워지고 나아가 이와 관련된 교육과 홍보가 계속 지속됐으면 합니다.”

 

예원씨도 마찬가지다. 제주가 단지 일회성으로 찾아오는 곳이 아닌, 얼마든지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이번 미소제주대표의 활동은 오는 11월까지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그런 기간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우리는 늘 함께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미소를 전하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11월이 돼 미소제주대표의 공식활동이 끝나더라도, 앞으로 미소와 친절을 전하는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려 합니다.”

 

예원씨는 “2015년 울산에 있을 때 일했던 직장에서는 동료직원들에게 웃으면서 먼저 인사를 걷네는 ‘스마일직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어요. 그때 먼저 웃으며 인사를 하니 다른 직원들도 웃음을 보이고 행복해 하는 모습들을 봤죠. 그 모습에서 친절과 미소는 멀리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고 말했다. 

 

“저는 확신해요. 내 마음 속에 있는 친절과 미소를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씩만 공유한다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이번 미소제주대표로서 활동을 통해서도 제주도에 웃음을 가득 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자신이 전하는 미소로 다른 이들까지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마음이다. 이 마음을 가지고 이들 부부는 오늘도 무더위를 물리치고 제주에 미소를 전한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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