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누리를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 추가하기 기사제보 제이누리 소개 후원하기
로그인 | 회원가입
최종편집 2020.2.28 / 11:44
실시간뉴스
오피니언칼럼
"날씨 대책이 없다면 전투는 하지 않는다"반기성의 날씨이야기(35) 무더위의 굴욕, 십자군 전쟁 ... 이슬람이 이스라엘 함락
반기성 기상전문위원  |  wxbahn@kweather.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6.25  14:15:3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네이버밴드
   
 

7세기에서 9세기에 이르는 혹한의 기후가 유럽을 지배한 후 10세기에 들어오면서 온난기가 찾아왔다. 온난한 기후는 사람들의 생활을 여유 있게 만들었다. 풍요한 시대가 닥치면서 사람들은 신에 감사하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 그들은 높이 치솟은 고딕 성당을 짓고, 성지순례를 통해 신께 감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그 당시 중동지역을 통일한 셀주크튀르크가 예루살렘을 정복한 후 성지순례자를 박해하기 시작했다.

이 무렵 이슬람에서는 명장 살라딘이 나타나 예루살렘을 함락시켰다. 그는 갈릴리 호수 근처의 하틴 전투에서 예루살렘 주둔 십자군을 전멸시켰다. 하틴 전투는 1187년 7월 4일 예루살렘 왕국의 십자군과 이슬람의 살라딘군 사이에 벌어진 전투다.

전투가 벌어진 곳은 현재의 이스라엘 갈릴리의 티베리아스 근처로 ‘하틴의 뿔’이라 불리는 2개의 산 중간 지역으로 이 전투에서 살라딘은 날씨를 이용해 대승리를 거뒀다.

이날 새벽 이슬람군은 연기를 피워 십자군의 시야를 가렸고 보강된 병력으로 십자군을 겹겹으로 포위했다. 십자군은 전날의 무리한 행군에다가 물이 공급되지 못하면서 심한 갈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었다.

때를 기다려 온 이슬람군은 십자군을 포위한 후 공격하기 시작했다. 중동의 뜨거운 태양아래 강철 갑옷을 두른 십자군의 행렬은 계속 느려졌다. 살라딘의 경기병들은 쉴 새 없이 십자군을 기습했고 십자군의 병력들은 쓰러지기 시작했다.

원거리에서 쏘아대는 이슬람의 화살을 피하기 위해 대열이 무너지면 곧 이슬람 중장기병의 먹이가 됐다. 이슬람은 십자군의 후위를 계속 조여 왔다. 투란으로 후퇴하려는 십자군의 퇴로도 차단했다.

이때 십자군은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하틴 전투에서 이슬람의 명장 살라딘은 “왜 신이 주관하는 전쟁에서 이슬람군이 수도 없이 패했는가? 우리는 더운 날씨에 준비해야 하며 물을 확보해야만 한다. 날씨에 대한 대책이 없다면 전투는 하지 않는다”면서 철저히 날씨를 활용했다.

이처럼 십자군과의 전쟁을 앞두고 살라딘은 더위를 이용해 적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필승의 전력을 세웠다. 그는 뛰어난 전술가이기도 했지만 날씨를 전쟁에 가장 잘 활용한 장군이기도 했다.

건기에, 그것도 가장 더운 한낮에 공격을 감행할 것, 물을 충분히 확보할 것, 태양을 등지고 진을 칠 것, 무장을 가벼이 할 것, 전장에 나오기 전 궁기병으로 하여금 게릴라전으로 적을 지치게 할 것.

한낮의 열기 속에서 살라딘이 지휘하는 이슬람군의 최초 공격이 감행됐다. 이슬람군이 태양을 등지고 진을 쳤으므로 뜨거운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십자군은 서서히 지치기 시작했다. 게다가 그들은 완전무장을 했으며 물마저 동이나버렸다.

태양은 점점 뜨거워지고 열파에 지친 십자군은 결집력을 잃고 말았다. 십자군이 그토록 중시했던 밀집대형은 무너졌다. 후미 경호대와 대부분의 병력이 적의 궁수들에게 포위되고 말았다. 십자군은 너무나 허무하게 전멸했다. 이후 이스라엘 지역은 영원히 이슬람교도들의 손에 들어가게 되고 만다.

   
▲ 반기성 기상전문위원

전투가 벌어졌던 갈릴리 지역의 날씨를 살펴보면 이 지역은 6월에서 9월까지가 건기철로 비가 한 방울로 오지 않는다.

낮 최고기온은 섭씨 45도 전후까지 올라가며, 상대습도 또한 평균 65%로 높다. 이러한 살인적 무더위 속에서 십자군의 중장기병은 방어용 갑옷과 사슬갑옷, 쇠 미늘, 투구 등으로 중무장했다.

이에 반해 이슬람군은 가볍게 무장했고 활과 작은 방패와 짧은 창만을 소지했다. 무엇보다 더위에 적응이 된 그들이었다.

이 전쟁의 결과는 그야말로 불 보듯 뻔한 것이었다. 날씨를 아군에 가장 유리하게 이용했던 뛰어난 전략가의 모습은 현대전에서도 지휘관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온케이웨더>

반기성은?

=충북 충주출생. 연세대 천문기상학과를 나와 공군 기상장교로 입대, 30년간 기상예보장교 생활을 했다. 군기상부대인 공군73기상전대장을 역임하고 공군 예비역대령으로 전역했다. ‘야전 기상의 전설’로 불릴 정도로 기상예보에 탁월한 독보적 존재였다. 한국기상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군에서 전역 후 연세대 지구환경연구소 전문위원을 맡아 연세대 대기과학과에서 항공기상학, 대기분석학 등을 가르치고 있다. 기상종합솔루션회사인 케이웨더에서 예보센터장, 기상사업본부장, 기후산업연구소장 등도 맡아 일하고 있다. 국방부 기후연구위원, 기상청 정책자문위원과 삼성경제연구소, 조선일보, 국방일보, 스포츠서울 및 제이누리의 날씨 전문위원이다. 기상예보발전에 기여한 공으로 대통령표창, 보국훈장 삼일장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날씨를 바꾼 어메이징 세계사>외 12권이 있다.

0
0
이 기사에 대해
< 저작권자 © 제이누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네이버밴드 뒤로가기 위로가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주간 인기뉴스 Top5
1
제주도내 신천지 신도 코로나 유증상자 34명
2
더불어민주당, 제주시을 오영훈 후보 확정
3
내국인도, 외국인도 뚝 ... 제주관광, 침몰 위기
4
민생당 사무부총장에 양윤녕 제주도당 위원장
5
제주 신천지 신도 코로나 유증상 27명 '음성'
[발행인시평] 제주 자부심 줬던 그 인연, '제2공항' 해법 머리 맞대라
[발행인시평] '촛불'의 미래, '확증편향'의 감옥에서 나올 때 가능하다
제이누리 사이트맵
제이누리  |  제이누리 소개광고및제휴안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원노형5길 28(엘리시아 아파트 상가건물 6층)  |  전화 : 064)748-3883  |  팩스 : 064)748-3882
사업자등록번호 : 616-81-88659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제주 아-01032  |  등록년월일 : 2011.9.16
제호 : 제이누리 2011.11.2 창간  |  발행/편집인 : 양성철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성철
본지는 인터넷신문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Copyright 2011 제이앤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nuri@jnuri.net